조음(調音)
기악곡이 본격적으로 연주되기 전에 해당 악곡의 조성과 장단 그리고 연주법과 표현법 등을 미리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기악곡.
고도의 기교와 정확한 표현력으로 본곡이 연주되기 전에 본곡에 요구되는 음악적 사항을 보여주도록 한 기악곡.
『양금신보』(1610)의 기록에 의하면, 조음(調音)란 “속칭 다ᄉᆞ림”이라 되어 있고 대엽계 노래를 연주하기 앞서 연주되는 악곡임을 밝히고 있다. 또한 이 곡의 해설에 의하면, 당시 이 곡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초보자가 연주할 수 없는 곡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처럼 늦어도 17세기 초부터 다스름은 현재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다. 다만, 현재 다스름은 성악곡 뿐만 아니라 기악곡 앞에서도 연주된다. 산조 앞에 놓여 있는 다스름은 초절의 기교를 갖춘 연주자가 연주할 때 지극한 미적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다스름의 고어는 “다사림(다ᄉᆞ림)”으로, 연주자가 악기로 음악적 흐름을 다스린다는 의미가 있다. 그런데 다스름은 악기 연주의 기교적 난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이를 연주하려면 기악 연주자는 사전에 이미 해당 악기에 대해 완성된 연주 기교를 갖춰야 한다. 뿐만 아니라 특정 악기로 음악적 정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려면 연주 기교 뿐만 아니라 음악적 해석력이 역시 뛰어나야 한다. 이 점에서 다스름은 음악적 해석력과 기교를 과시적으로 보여주는 기악곡이라고 할 수 있다.
다스름은 기악 음악을 연주할 때 연주자가 악기를 자유자재로 통제하여 음악적 표현을 극대화 할 수 있음을 요약적으로 보여주는 기악곡이다.
『양금신보』(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권도희(權度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