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조(樂調)는 음악의 조(調)로, 주로는 음조직(音組織)을 말한다. 음조직은 음계(音階), 선법(旋法), 음고조직(音高組織) 등 다른 이름으로도 불렸지만 한국의 전통적인 용어로는 악조라 불렸다. 악조는 음계나 선법의 의미뿐만 아니라 음계 구성음 중 기준음의 높이를 지칭하는 뜻으로도 쓰인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선율의 진행방식, 음비중(音比重), 음기능(音機能), 시김새가 악조 특징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하여 ‘토리’라는 용어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음계나 선법의 의미 외에 또 선율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말로도 사용된다. 이러 다양한 ‘조(調)’의 의미를 장사훈은 ‘선법으로서의 조(調)’, ‘조명(key)로서의 조(調)’ ‘가락으로서의 조(調)’, ‘속도와 관계되는 조(調)’, ‘성역(聲域)과 관계되는 조(調)’, ‘풍(風; style)으로서의 조(調)’로 분류하였다. 그러나 악조의 주요한 음악적 의미는 음계와 음계 구성음 중 기준음의 높이다.
음계와 선법은 각각 서양음악의 ‘Scale’과 ‘Mode’를 번역한 용어이다. 중세 서양음악에서는 출현음을 높낮이 순서로 배열한 것을 Mode라 했다. 여기에서는 구성음의 수, 구성음간의 음정, 종지음이 중요한 요소로 생각되었으며, 그러나 선법의 더 중요한 의미는 구성음이 돌아가면서 주음이 된다는 것이었다. 선법(旋法)의 ‘선(旋)’자는 ‘돌 선’으로 구성음이 돌아가면서 주음이 된다는 것을 표현한 말이다. 이후 서양음악이 화성(和聲) 음악으로 바뀌면서 Mode는 Scale이라는 용어로 바뀌어 사용되었는데, 이것이 한자어로 번역되면서 음계와 선법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선율음악인 한국전통음악은 음계보다는 선법으로 써야한다는 생각이 많은 편이나, 선법의 개념은 구성음이 돌아가면서 주음이 된다는 선궁지법(旋宮之法)의 의미가 중요한 것이고, 한국전통음악에서 음계 구성이 돌아가며 주음이 되는 이론은 아악(雅樂)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국악 전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 국악계에서 선법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음계의 구성음수 음정관계와 더불어 종지음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대의 한국음악학계에서는 음계 선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다가 한때 포괄적인 용어로 음률ㆍ음계ㆍ선법을 모두 포함하는 음조직(音組織)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이도 서양음악의 Tonalsystem을 한자어로 번역한 용어이다. 음(音)에는 음의 높이[音高]외에도 음길이[音長], 음의 색깔[音色]의 요소가 포함되므로 음고조직(音高組織)이라 해야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음계의 표시는 한 옥타브를 그 범위로 한다. 하나의 음계 안에서 한 옥타브 위의 음은 아래음과 동일한 음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전통음악 중 향악에서 비롯된 정악(正樂)은 그 음계가 기준음을 중심으로 위와 아래로 한 옥타브씩 두 옥타브를 사용한다고 하여, 이를 표시하기 위하여 ‘하오(下五), 하사(下四), 하삼(下三), 하이(下二), 하일(下一), 궁(宮), 상일(上一), 상이(上二), 상삼(上三), 상사(上四), 상오(上五)’의 오음약보라는 기보법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실제의 선율은 주로 ‘하이-상이’의 한 옥타브를 범위로 한다. 그러나 『악학궤범』에 의하면 음계는 ‘하오~궁’, ‘궁~상오’가 된다.
음계나 선법의 높이[音高]는 음계의 구성음 중 기준음의 높이로 표시한다. 음계 기준음은 음악의 종류에 따라 궁(宮), 청(淸), 주음(主音), 중심음(中心音), 중심음(重心音), 근음(根音)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렀는데, 그 의미도 조금씩 다르다. 한국 전통음악에서는 아악ㆍ당악ㆍ향악에서 비롯된 궁중음악과 정악에서는 그 기준음을 ‘궁’이라 불렀고, 산조ㆍ판소리ㆍ민요ㆍ무악(巫樂) 등 민속음악에서는 '청'을 기준음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악기의 음높이를 맞추는 것을 ‘청을 맞춘다’라고 한다. '주음'은 아악에서 선율의 시작과 끝에 사용되는 음을 지칭하고, 중심음(中心音)은 음계 구성음 중 가운데 위치한 음이 기준음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중심음(重心音)은 음계 구성음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쓰이는 음을 지칭하는 용어인데 주로 선율의 흐름이 목적하는 곳에 위치한 경우가 많고, 따라서 선율의 종지음인 경우가 많다. '근음(根音)'은 화성의 구성음 중 가장 밑음, 즉 베이스(Bass) 음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 근음이 해당 화성을 대표하는 음으로 여긴다. 이렇듯 음악의 종류에 따라 각기 불리는 기준음의 용어가 다르고 그 의미 또한 다르기 때문에 학술용어로 이를 기준음이라 한다. 기준음은 조율음(tuning tone)이라는 의미도 있는데, 민속음악의 경우 '청'을 조율음으로 쓰기 때문에 음계의 기준음과 일치하고, 아악의 경우는 황종(黃鍾)을 조율음으로 사용하여 조율음과 음계 기준음이 일치하지만, 향악인 정악에서는 음계의 종류에 관계 없이 임종(林鍾)을 조율음으로 쓴다. 이는 대부분의 정악곡에서 그만큼 '임종'을 중요하게 쓴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음계의 높이를 표시하는 기준음의 음고는 음이름으로 표시하는데, 아악ㆍ당악ㆍ향악에서 비롯된 정악에서는 12율명을 사용하고, 율명을 쓰지 않는 민속음악의 경우에는 현대에 와서 오선보로 악보를 만들어 쓰기 때문에 알파벳을 이용한 12음명(音名)을 쓴다.
악조의 종류는 음악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악조의 종류에 따른 음악의 종류는 아악(雅樂)과 당악(唐樂), 정악(正樂), 산조와 판소리, 민요와 무속음악(巫俗音樂)으로 구분된다.
아악의 음계는 궁(宮), 상(商), 각(角), 변치(變徵), 치(徵), 우(羽), 변궁(變宮)의 7음음계를 사용한다. 각 음의 음정은 장2도, 장2도, 장2도, 장2도, 단2도, 장2도, 장2도, 단2도로 구성되어, 이를 솔미제이션으로 표시하면 do, re, mi, fa#, sol, la, si이다. 서양음악의 7음음계 장음계와는 fa와 fa#이 차이난다. 아악의 7음음계는 ’궁‘에서부터 3분손익법으로 생성되는 7음, 즉 궁(黃鍾: C)-치(林鍾: G)-상(太簇: D)-우(南呂: A)-각(姑洗: E)-변궁(應鍾: B)-변치(蕤賓: F#)를 높이순으로 배열한 것이다.
황종이 궁인 경우는 황종, 태주, 고선, 유빈, 임종, 남려, 응종의 7음으로 구성되는데, 이를 황종균(黃鍾均)이라 한다. 궁으로는 황종부터 응종까지 12율이 모두 배열될 수 있으므로 균의 종류는 황종균(黃鍾均), 대려균(大呂均), 태주균(太簇均), 협종균(夾鍾均), 고선균(姑洗均), 중려균(仲呂均), 유빈균(蕤賓均), 임종균(林鍾均), 이칙균(夷則均), 남려균(南呂均), 무역균(無射均), 응종균(應鍾均)의 12개가 된다.
황종균에는 황종(궁)이 주음인 궁조, 태주(상)이 주음인 상조, 고선(각)이 주음인 각조, 임종(치)이 주음인 치조, 남려(우)가 주음인 우조의 오조(五調)가 있다. 변치와 변궁은 변음(變音)이기 때문에 아악에서는 주음이 될 수 없다. 황종균의 오조는 그 구성음이 모두 같고, 다만 조에 따라 주음만 달라진다. 즉, 각 조는 구성음은 같으나 그 선율이 주음에서 시작하고 끝나는 것만이 다르다. 황종균부터 응종균까지 12개의 균에는 각각 궁조, 상조, 각조, 치조, 우조의 오조가 있게되므로, 아악의 악조는 모두 60조가 된다.
이들 오조의 이름을 표시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황종균의 경우에 궁조는 황종궁조라 하여 기준음인 궁의 높이를 나타내는 율명 황종을 앞에 두고 악조명인 궁조를 뒤에 붙인다. 상조의 경우에는 가장 낮은음인 황종궁을 앞에 표시하고 악조명인 상조를 뒤에 붙여 황종상조라 하는 방법과, 상이 되는 음이름 태주를 앞에 표시하고 뒤에 조명인 상조를 붙여 태주상조라 이름붙이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앞의 방법을 황종지상(黃鍾之商)이라하여 지조식(之調式)이라 하고, 뒤의 것은 태주위상(太簇爲商)이라 하여 위조식(爲調式)이라 한다. 황종궁조에는 황종지궁과 황종위궁이 차이가 없어 황종궁조라 하는 경우가 많다.
궁, 상, 각, 치, 우는 각각 군(君), 신(臣), 민(民), 사(事), 물(物)을 상징하는데, 사물은 인간이 아니므로 상관없으나, 군, 신, 민은 신분의 높고 낮음이 있어 서로 능멸하면 안되었다. 그래서 신하의 음인 상은 임금의 음인 궁을 능멸하면 안되고, 백성의 음인 각은 신하의 음인 상을 능멸하면 안되었다. 여기서 능멸한다는 것은 음높이가 낮아지는 것을 말한다. 즉, 상이나 각이 옥타브 아래로 낮아져 각각 궁과 상보다 낮아지면 안된다. 그런데 가장 높은 응종궁조의 경우 궁-상-각은 응종-대려-협종이 되어 상인 대려와 각인 협종이 궁인 응종보다 낮아지게 된다. 그래서 청대려와 청협종을 써서 궁인 응종보다 낮아지지 않게 한다. 이를 위해 사용해야 하는 율은 12율이 아니라 청협종까지 12율4청성(十二律四淸聲)을 사용하게 된다.
당악의 악조는 아악과 같은데, 다만 아악에서는 주음으로 활용하지 않는 변치와 변궁도 주음이 될 수 있어 5조가 아닌 7조가 되고, 12균에 각각 7개조가 있으므로, 악조의 수는 84조가 된다. 그런데 현재까지 남아 전승되는 당악은 대부분 향악화되어 그 악조도 향악조로 변질된 것이 많다.
향악에서 비롯된 정악의 악조는 다섯 음을 사용하는 5음음계이다. 그 종류는 『악학궤범(樂學軌範)』에 평조(平調)와 계면조(界面調)의 두 가지가 소개되고, 평조는 아악의 오조 중 치조에 해당하고, 계면조는 우조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즉 평조는 장2도, 단3도, 장2도, 장2도의 음정으로 구성되어 솔미제이션으로 표시하면 sol, la, do′, re′, mi′가 된다. 계면조는 단3도, 장2도, 장2도, 단3도의 음정으로 구성되어 솔미제이션으로 표시하면 la, do′, re′, mi′, sol′이 된다.
평조와 계면조의 기준음은 가장 낮은음인 sol과 la인데, 그러나 향악의 궁(宮)은 중성(中聲)이라 하여, 세조(世祖) 때에 만들어진 오음약보(五音略譜)는 궁을 중앙에 두고 아래로 한 옥타브 하5~하1, 위로 한 옥타브 상1~상5로 표시하였다. 이를 황종이 궁인 악조로 표시하면 황종(하5), 태주(하4: 계면조는 협종), 중려(하3), 임종(하2), 남려(하1: 계면조는 무역), 청황종(궁), 청태주(상1: 계면조는 청협종), 청중려(상2), 청임종(상3), 청남려(상4: 계면조는 청무역), 중청황종(상5)이 된다. 그러나 이중 하3부터 하5까지는 너무 낮아서, 그리고 상3~상5는 너무 높아서 실제 잘 쓰이지 않고 하2~상2까지가 주로 사용되었다.
평조의 경우는 『악학궤범』 이후 지금까지 변화가 없지만, 계면조는 변화되어 제2음이 없어지고, 제5음이 잘 사용되지 않아 3~4음으로 되었다. 그런데 이는 음악의 종류에 따라 그 변화 양상이 복잡하게 나타난다. 즉 가곡의 계면조의 경우에는 3~4음음계의 계면조로 황종-중려-임종-(무역)의 3~4음계가 되지만, 계면조인 《영산회상》의 경우에는 탁임종-황종-태주의 계면조와 황종-중려-임종의 계면조가 혼합되어 구성음이 탁임종-(무역)-황종-태주-중려-임종이 된다. 또 《종묘제례악》의 계면조인 〈정대업〉의 경우에는 5음음계 계면조가 유지되나 궁인 황종이 낮아져 무역이 되는 경우가 있어 계면조의 변질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악의 기준음의 높이는 『악학궤범』에 일지(一指), 이지(二指), 삼지(三指), 횡지(橫指: 四指), 우조(羽調), 팔조(八調), 막조(邈調)의 일곱 가지가 소개되었다. 이들 7종의 조명은 대금의 운지법과 관련이 있다. 즉 대금의 6개 지공(指孔)을 모두 막고 내는 음이 1지이고, 맨 아래부터 하나씩 떼어나가는 것이 2지, 3지 등이다. 이들은 각각 협종ㆍ고선(1지), 중려ㆍ유빈(2지), 임종(3지), 이칙ㆍ남려(횡지), 무역ㆍ응종(우조), 청황종(팔조), 대려ㆍ태주(막조) 음이다. 이중 1지~횡지는 평조(平調) 또는 낙시조(樂時調), 횡지~막조는 우조(羽調)라 하였는데, 이는 거문고의 괘(棵)와 관련이 있다. 즉 낮은 조라는 의미의 평조[낙시조]는 대현(大絃)5괘를 궁으로 하는 연주법에서 나온 것이고, 높은 조라는 의미의 우조는 유현(遊絃)4괘를 궁으로하는 주법을 말한다. 즉 횡지는 대현5괘를 궁으로하기도 하고, 유현4괘를 궁으로 하기도 한다. 『악학궤범』의 7조는 후에 평조의 임종궁과 우조의 황종궁 두 조로 정리된다.
정악의 평조와 계면조는 음정관계뿐만 아니라 요성(搖聲)과 퇴성(退聲)의 시김새를 사용하는 방법에 의해서도 구분된다. 황종궁평조의 경우 황종-태주-중려-임종-남려의 구성음중 황종과 임종을 요성하고 중려를 퇴성하는 것에 비해 황종궁계면조의 경우 황종-중려-임종의 구성음 중 황종을 요성하는 것은 평조와 같으나 임종을 퇴성하여 평조와 구분된다. 《영산회상》의 경우 탁임종-황종-태주의 구성음에서 탁임종을 요성하고 태주를 퇴성하여 황종-중려-임종의 구성음에서 황종을 요성하고 임종을 퇴성하여서 4도 차이의 두 계면조가 중복된 것으로 해석된다.
판소리와 산조는 민속음악이지만 전문음악인들이 연주하는 음악이어서 세련된 모습을 보여준다. 그에 사용되는 악조는 우조ㆍ평조ㆍ계면조로 정리된다. 그러나 이러한 정악의 악조 이름이 사용된 것은 20세기 이후이고 그 이전에는 악조로 폭이목, 들치기제, 폭포성, 쇠옥성, 호령조, 애원성, 설음조, 석화제, 시조목, 경드름, 설렁제, 추천목 등의 명칭이 사용되었다. 이들은 호령조가 우조의 음계라든지, 시조목이 평조라는 등 일부 음계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보다는 판소리 사설의 이면에 맞는 분위기를 표현하는 악상의 특징을 나타내는 말로 이해된다. 이후 정노식의 『조선창극사』(1940)에 판소리의 악조로 우조와 계면조가 소개되었고, 『김연수 창본 춘향가』(1967)의 「창조해설」에 판소리의 악조로 '평조'가 처음 보인다.
판소리와 산조의 계면조는 판소리와 산조가 전라도지역의 기층음악을 기초로하여 만들어진 음악인만큼 이 지역의 무속음악이나 민요에 사용되는 악조, 즉 남도계면조, 혹은 육자배기토리와 같은 구조의 음계이다. 그러나 기층음악의 단순형 악조가 전문음악인들의 음악이 되면서 그 악조도 좀더 세련되고 복잡해져서 복합형 계면조로 변화되었다. 단순형 계면조는 완전4도, 장2도의 음정으로된 3음음계로 솔미제이션으로 표시하면 mi-la-si가 된다. 그러나 다른 지역이나 장르의 악조의 영향으로 그 위에 re′, mi′, sol′이 더 추가되어 복합형이 되었다. 계면조의 특징은 mi-la 사이에 다른 음이 추가되지 않아 그 음정이 완전4도로 넓은 것이 특징이다. 또 가장 낮은 mi는 굵게 떨고, si는 do′나 re′에서 흘려주거나 꺾어주는 시김새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한 시김새의 특징이다. 이중 la는 기준음으로 '청'이라 한다. 계면조는 『악학궤범』에서도 '본무정율(本無正律)'이라하였듯이 그 음정이 불확실하다. 그래서 si는 매우 낮고, do′는 오히려 조금 높은데, 이보형은 이를 si는 ¼음 낮고 do′는 ¼음 높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연주에서 si는 높은 음에서 꺾거나 흘리기 때문에 그 음정이 정확하지 않고 유동적이다. 한편 일부 학자는 계면조의 구성음으로 꺾는목이 ‘si’가 아니라 ‘do′’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판소리와 산조의 우조는 5음음계로 장2도, 단3도, 장2도, 장2도의 음정으로 되어있다. 솔미제이션으로는 sol, la, do′, re′, mi′로 표시할 수 있다. 이는 『악학궤범』에서 5조 중 치조(徵調)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조(平調)라 했던 것인데, 황종궁평조인 우조평조(羽調平調)를 줄여서 우조(羽調)라 이름하게 된 것에서 연유된 것이다. 판소리 산조의 우조(羽調)는 이 외에도 높다는 의미의 웃조를 뜻하기도 하고, 평조(平調)나 계면조(界面調)에 비해 한 음 높은 조라는 뜻, 그리고 악상(樂想)으로 ’장중하고 엄한 호령성‘의 의미로도 쓰였다.
판소리와 산조의 평조(平調)는 5음음계이며 장2도, 단3도, 장2도, 단3도의 음정으로 구성되어 솔미제이션으로는 re, mi, sol, la, do′로 표시된다. 그러나 제5음인 do′는 조금 낮아지기도 하여 si가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음정만으로는 우조와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나 평조는 구성음 5음 중에서 완전4도, 장2도, 즉 re, sol, la를 주로 쓰고 re는 요성(搖聲), la는 퇴성(退聲)하는 시김새를 사용하여 우조와 구분된다. 그래서 판소리와 산조의 평조는 《영산회상》과 같은 조(調), 즉 정악(正樂)의 계면조와 같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판소리 산조의 계면조와도 비교되는데, 계면조의 시김새가 강하게 표현되어 mi를 굵게 떨거나 si를 강하게 ‘do′-si’로 꺾어주거나, 더 강조하여 ‘do′-mi′-do′-si’의 선율을 짧게 표현하는 ’우리치는‘ 장식을 강하게 하는 것에 비하면 비교적 평담하다. 판소리와 산조의 평조는 이외에도 우조에 비해 낮은 조라는 의미, 우조의 한음 아래 조, 화창한 악상의 의미를 지닌다.
판소리 우조의 do′, 계면조의 la, 평조의 sol, 즉 가장 낮은음의 완전4도 위음이 기준음이고, 이를 ‘청(淸)’이라 한다. 전문음악인의 음악인 판소리와 산조는 그 음역이 넓어 음계를 다른 청으로 바꾸어 이조(移調)하기 때문에 다양한 청이 생기며, 바뀐 청에 대하여 본래의 청을 ‘본청(本淸)’이라 한다. 본청의 옥타브 위 청을 상청(上淸), 옥타브 아래 청을 하청(下淸), 상청과 하청 사이의 본청과 다른 청으로 청바꿈 하여 생긴 청을 엇청(생삼청, 외갓집목)이라 한다. 청바꿈은 한음 위나 장3도 위로 바꾸기도 하나 주로는 완전4도 위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한편 민속음악에서 청은 조율음으로서의 의미를 갖기도 하는데, 그 종류로는 시나위청과 민요청이 있다. 민속음악에서는 청의 높이를 연주자에 따라 바꾸어 연주하여서 고정되어 있지는 않으나 시나위청(산조청)은 6관청이라하여 대략 C~D♭의 높이를 말하고, 민요청은 5관청이라하여 대략 E♭~E의 높이라고 한다.
기층음악인 민요와 무속음악의 악조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 민요 무속음악의 악조 종류에 따른 지역권은 서울ㆍ경기지방, 평안도ㆍ황해도지방, 전라도ㆍ충청도지방, 경상도ㆍ강원도ㆍ함경도지방으로 구분되며 제주도가 독립된 지역권으로 인정되고 있다. 민요ㆍ무속음악의 악조는 구성음의 수와 음정 외에 각 음의 비중(比重), 선율의 진행 특징, 시김새 등이 각 지역 악조의 특징을 결정짓는데, 특히 시김새를 악조를 구분하는 요소로 여기는 것은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이를 음계나 선법이라 하지 않고 '토리'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토리는 음계나 선법의 의미 외에도 시김새, 선율의 특징 등이 주요 요소로 그 특징을 규정짓는다.
서울ㆍ경기지방 민요ㆍ무속음악의 악조는 5음음계로 그 음정은 장2도, 단3도, 장2도, 장2도로 구성된다. 솔미제이션으로 표시하면 sol, la, do′, re′, mi′로 표시된다. 이중 mi′는 조금 높아져 fa′가 되는 경우가 많다. 주요음은 sol과 do′로 악곡에 따라 sol 또는 do′로 끝난다. 선율의 진행은 sol-la-sol-la, do′-re′-do′-re′ 같이 인접음으로의 반복 진행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경토리’라 하고 그 대표 악곡으로 '창부타령'이라는 곡을 꼽기 때문에, '창부타령토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시김새는 sol을 잘게 떨어준다. 그러나 ‘창부타령’은 하나의 악곡이기 때문에 이 지역 악조 전체를 대표해서 지칭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기도 하다. 또 종지음에 따라 Sol선법, Do선법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sol을 사용하지 않아 음계 구성이 la, do′, re′, mi′, sol′되기도 하는데 이를 ‘반경토리’라 한다.
황해도ㆍ평안도 지역의 민요ㆍ무속음악 악조는 장2도, 단3도, 장2도, 단3도의 음정관계를 갖는 5음음계로, 솔미제이션으로 표시하면 re, mi, sol, la, do′가 된다. 주요음은 re와 la가 되어 타지역의 것이 완전4도를 주축으로 하는 것에 비해 이 지역의 것은 완전5도가 주축이 되어 특이하다. 시김새는 la를 굵게 떠는 특징이 있어 대개 가장 낮은 음을 요성해주는 타 지역과 다르다. 이를 서도토리라 하는데, 이지역의 대표 민요곡은 '수심가'여서 수심가토리라 부르기도 한다. 이 지역에는 이 음계 외에도 la, do′, re′, mi′, sol′로 구성된 5음음계로 re′를 굵게 요성하는 변화된 악조도 보인다. 이는 경토리의 영향으로 변화되었다고 하여 북부경토리라 이르기도 하고, 수심가토리와 구분하기 위하여 반수심가토리라 하기도 한다.
함경도ㆍ강원도ㆍ경상도 지방의 민요ㆍ무속음악의 악조는 단3도, 장2도, 단3도, 장2도의 음정관계의 5음음계로 솔미제이션으로 표시하면 mi, sol, la, do′, re′가 된다. 주요음은 mi, la이며 la가 기준음이고, mi 또는 la로 종지한다. sol은 la에서 mi로 하행할 때 경과음으로 사용되며, 상행선율에서는 sol이 나타나지 않는다하여 음계를 상행과 하행을 구분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re′는 do′로 반복하여 꺾어주는 re′-do′-re′-do′ 혹은 re′-do′-la-do′-re′-do′-la-do′의 장식법을 사용하며, 선율진행은 re′부터 mi까지 하행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의 동부지역이어서 이 악조의 이름을 동부토리라 하고, 이 지역의 대표 민요곡으로 '메나리'를 꼽아 메나리토리라 하기도 한다. 강릉ㆍ속초 지역의 민요 음계는 re′와 do′가 조금 높은 편이며, 동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그 높이가 점차 낮아져 부산 지역에 이르면 정상의 re′와 do′ 높이가 된다. 이어서 남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re′와 do′의 높이는 더 낮아져서, 경상남도 서남지역에 이르면 do′와 si가 되어 전라도지역 민요의 음계와 같아진다. 경상도지역 대표 민요 중 하나인 어사용의 경우에 하행선율의 구조로 되어있고 mi로 끝나는데, 점차 약해지면서 종지하기 때문에 mi가 fa로 높아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이 음계를 fa, sol, la, do′, re′, 즉 do, re, mi, sol la로 설명하고 메나리토리의 하층위 분류로 어사용토리로 설명하기도 한다. 동부토리는 종지음에 따라서, mi로 종지하면 Mi선법, la로 종지하면 La선법이라하여 구분하기도 한다.
전라도지역의 민요와 무속음악의 악조는 5음음계로 완전4도(단3도+장2도), 장2도, 단2도의 음정으로 구성되어 솔미제이션으로 표시하면 mi-(sol)-la-si-do′가 된다. 이중 주요음은 mi와 la이며, la가 기준음이다. mi와 la 사이에는 sol이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mi는 굵게 요성하고, si는 do′에서 꺾어주며 la는 평평하게 내어 이를 각각 떠는목, 꺾는목, 평으로내는목이라 부른다. 이외에 re′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다른 장르나 타지역의 악조의 영향으로 해석하며, 이를 복합형이라 하고, re′가 나오지 않는 형태를 단순형이라 한다. 이 악조는 특히 남도계면조라 부르기도 하는데, 남부토리라 하며 이 지역의 대표 민요곡이 육자배기라 하여 육자배기토리라 하기도 한다. mi와 la 사이의 sol이 없는 것이 진육자배기토리라 하는데, 더러 sol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그 음높이는 fa에서 sol# 사이의 음으로 유동적이다. 이 음이 fa#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mi-fa#-la-si가 sol-la-do′-re′로 해석되고, Mi선법의 do′가 높아져 Sol선법의 mi′가 되어 경토리의 형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경토리의 영향으로보고, 남부경토리라 한다. 특히 성주푸리에서 그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므로 성주푸리토리 라고도 한다.
제주도의 민요는 육지에서 전파된 다양한 민요들이 전승되고 있어 육지 민요의 다양한 악조가 보이고 있어 어떤 것이 제주도 고유의 악조인지 분명하지 않다. 다만 특이하게 장2도, 장2도, 단3도 장2도의 음정으로 구성되는 5음음계, 즉 do, re, mi, sol, la의 구성으로 된 음계가 보이는 것이 특이하고, 장2도, 단3도, 장2도, 단3도의 음정으로 구성된 re, mi, sol, la, do′의 구성으로 된 음계, 그 외에 육지의 다양한 토리들의 구조로 된 것들도 여럿 보인다. 그러나 제주도 지역의 민요를 대표하는 악조는 확실하지 않다.
기층음악인 민요와 무속음악의 악조 중 동부토리와 남부토리는 동부토리가 남부토리로 변해가는 양상이 밝혀져 그 관계가 밀접하다 하여, 이를 묶어서 동남토리라 한다. 또 경토리와 서도토리가 인접한 지역의 악조로 밀접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를 묶어서 경서토리라 한다. 이들 경서토리와 동남토리는 각각 『악학궤범』의 향악 악조 계면조와 평조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한국 전통음악의 악조에 대한 기록은 『삼국사기』 「악지」에는 거문고의 평조(平調), 우조(羽調), 가야금의 하림조(河臨調), 눈죽조(嫩竹調), 비파의 궁조(宮調), 칠현조(七賢調), 봉황조(鳳皇調), 삼죽(대금ㆍ중금ㆍ소금) 평조(平調), 황종조(黃鍾調), 이아조(二雅調), 월조(越調), 반섭조(般涉調, 출조(出調), 준조(俊調) 등의 악조명이 보인다. 또 『고려사』 「악지」에도 황종궁(黃鍾宮), 황종각(黃鍾角), 대려궁(大呂宮), 태주궁(太簇宮), 태주치(太簇徵), 협종궁(夾鍾宮), 고선궁(姑洗宮), 고선우(姑洗羽), 임종궁(林鍾宮), 남려궁(南呂宮), 무역궁(無射宮), 응종궁(應鍾宮) 등의 악조명칭이 보인다. 그러나 이들 문헌에는 악보나 악조에 대한 설명이 없어 그 내용을 알 수 없다.
조선은 유학의 예악사상(禮樂思想)을 실현하기 위하여 건국 초부터 음악이론에 대한 연구와 함께 향악에 대한 정비사업을 크게 벌였다. 특히 세종대에는 아악과 당악 향악의 이론과 악곡에 대해 깊게 연구하여 부흥시켰는데, 그 내용은 성종대에 편찬된 『악학궤범』에 자세하게 기록되었다. 이에 의하면 아악과 당악은 7음음계 5조(궁조ㆍ상조ㆍ각조ㆍ치조ㆍ우조)와 12율의 12개 음계 높이가 사용되는 60조(당악은 84조)로 정리되었는데, 아악의 악조는 현재 《문묘제례악》 등에만 남아있고, 당악의 악조는 향악화되어 그 모습을 보기 어렵다. 향악의 악조는 5음음계 평조와 계면조 두 종류의 음계와 7개의 음계 높이(일지ㆍ이지ㆍ삼지ㆍ횡지ㆍ우조ㆍ팔조ㆍ막조)로 정리되었다.
향악의 평조와 계면조는 조선 중기 이후에 임종궁과 황종궁의 평조와 계면조, 즉 평조평조, 평조계면조, 우조평조, 우조계면조의 4조로 정리되었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향악의 4조가 『양금신보』(1610)에 이르러 정리된 것으로 주장되어 「양금신보 4조」라고 하였다. 그러나 『양금신보』의 거문고 산형에는 평조산형에 “五調內角徵調也”, 우조산형에 “五調內羽宮商調也” 각조ㆍ치조라는 설명이 있는데, 이는 아악의 오조(5개 음계)가 아니라 황종균의 궁조ㆍ상조ㆍ각조ㆍ치조ㆍ우조 5개 악조의 음높이, 즉 황종균의 황종(궁), 태주(상), 고선(각), 임종(치), 남려(우)의 음높이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된다. 즉 평조산형의 각조는 고선조, 치조는 임종조, 우조산형의 우조는 남려조, 궁조는 황종조, 상조는 태주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이는 각각 일지(협종ㆍ고선: 우조), 이지(중려ㆍ유빈), 삼지(임종: 치조), 횡지(이칙ㆍ남려: 우조), 우조(무역ㆍ응종), 팔조(황종: 궁조), 막조(대려ㆍ태주: 상조)의 『악학궤범』의 7조 중 다섯 개의 조를 표현한 것이다. 즉 『양금신보』에서는 평조와 우조가 각각 임종궁과 황종궁의 두가지 음높이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악학궤범』의 7조가 다섯 개의 조로 표현되었다. 이후 『악학궤범』의 7조는 평조 임종궁과 우조 황종궁으로 고정되지만 그 정확한 시점은 알수 없다.
이형상의 『지령록』(1703)에서는 향악의 악조를 우조ㆍ평조ㆍ계면조의 3조로 정리하고 있어 그 이전에 4개 조{평조평조(평조), 평조계면조, 우조평조(우조), 우조계면조(계면조)}에서 평조계면조가 생략되어 줄어든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이형상의 우조ㆍ평조ㆍ계면조의 설명은 그 분위기나 음계의 설명에 학계에서 이해되던 것과는 다른 해석을 보여주고 있어 그 내용이 의심되기도 한다. 특히 계면조를 ’호탕한 풍격‘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이는 조선초 무공(武功)을 찬양한 〈정대업〉을 5음음계 계면조로 만든 것과 연결된다. 이후 향악의 악조명이 우조와 평조가 혼란스럽게 사용되고, 후대에 판소리 등 민속악계에서는 음계를 지칭하는 악조의 종류로 우조ㆍ평조ㆍ계면조 세 종류를 들고 있는 것에서 이형상의 3조가 전혀 악조 음악사에서 의미없는 기록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어은보』(1779)에 이르러서는 계면조가 변화를 일으킨다. 즉 계면조가 거문고 대현5괘에서 임종, 대현7괘에서 무역, 대현8괘와 유현4괘에서 황종, 유현6괘에서 협종, 유현7괘에서 중려, 유현8괘에서 임종을 내어 5음음계 계면조 황종ㆍ협종ㆍ중려ㆍ임종ㆍ무역을 연주하던 것에서, 대현7괘 무역을 황종으로, 유현6괘 협종을 중려로 변화시키고, 무역과 협종을 구성음에서 제외하면서 5음음계 계면조가 3음음계 계면조로 변질되었다. 선율에 따라 간혹 무역을 사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변질된 계면조는 3~4음음계로 변화된 것으로 정착하게 된다. 이러한 계면조의 변화는 아악 오조 중 우조(La음계)라했던 조선 초기의 정리에서 민요ㆍ무속음악 등 기층음악의 악조 중 전라도지역의 향토조 악조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어은보』에서는 하나의 악곡에서 곱놀이(조바꿈, 移調)가 연주되기 시작하여 악곡의 음역이 한 옥타브 이상으로 확대되는데, 이는 음악의 기악곡화 현상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전통음악의 악조에 대한 연구는 이혜구의 논문 「양금신보의 4조」 이후 현재까지 많은 학자들에 의해 수많은 논문으로 발표되었다. 이들이 비교적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바는 앞에서 정리된 것과 같으나, 각자 서로 다른 주장도 있고 이들 모두 학술적인 의미가 있기에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혜구는 「梁琴新譜의 四調」(1943) 이후 수많은 논문을 발표하며 한국 전통음악의 악조가 음계로는 평조와 계면조, 기준음의 높이는 『악학궤범』에서 7조가 있었으나 『양금신조』에서 임종궁(평조)와 황종궁(우조)의 두 가지로 좁혀졌고, 『유예지』 이후로 5음음계 계면조가 변질되었음을 밝혔다. 한편 『한국음악이론연구』(2005)의 2장 「선율과 선법」항에서는 그 동안의 여러 학자들의 악조론을 정리하면서 음계와 선법에 시김새까지 포함하는 것은 혼란을 일으킨다고하여 부정하였다. 특히 시김새는 느린 음악에나 사용되지 빠른 음악에는 나타나지 않는다하여 모든 음악의 악조에 시김새가 일괄적으로 적용되지는 않으므로 시김새를 악조의 구성 요소로 보는 것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장사훈은 한국의 악조에서 시김새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하여 정악곡의 평조와 계면조에 쓰이는 시김새가 다름을 주장하였다. 5음음계 평조 '황종-태주-중려-임종-남려'에서는 황종을 요성하고 중려를 퇴성하고, 계면조는 황종을 요성하나 중려는 평으로 내고 임종을 퇴성하여 평조와 구분되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이와 함께 《영산회상》의 음계를 임종-황종-태주의 계면조와 황종-중려-임종의 계면조 두 음계가 혼합된 것으로 주장하여 원래 계면조에 보이지 않던 태주를 해석하였다.
이보형은 특히 기층음악인 민요와 무속음악의 악조를 연구하면서 지역에 따라 악조가 구분되어 서울ㆍ경기지방의 경토리(창부타령토리), 황해도ㆍ평안도의 서도토리(수심가토리), 함경도ㆍ강원도ㆍ경상도ㆍ충청도 일부의 동부토리(메나리토리), 전라도ㆍ충청도일부의 남부토리(육자배기토리)로 정리되는 '토리론'을 주장하였다. 토리론은 시김새 외에도 음구조, 음비중을 구분의 요소로 보았는데, 각 토리의 요소가 명확하게 설명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남부토리는 동부토리의 re′-do′가 낮아져서 do′-si가 된 것이라 하여 두 조의 관계성이 밀접하므로 이를 합쳐서 동남토리라 하며, 이를 계면조로 해석하였다. 한편 서도토리와 경토리 또한 매우 밀접한 관계성을 갖는다하여 이를 합쳐 경서토리라하면서 이를 평조로 해석한 것은 의미있는 주장이다.
백대웅은 특히 판소리를 중심으로 악조를 정리하면서 한국음악의 악조를 무반음 5음음계로 sol⋅la⋅do′⋅re′⋅mi′가 돌아가면서 기본음이 되는 다섯 종류의 음계로 정리하고 이를 5음음계 조견틀이라 이름하였다. 그러나 이는 백대웅도 인정하였듯 『악학궤범』 아악의 5조, 즉 궁조ㆍ상조ㆍ각조ㆍ치조ㆍ우조와 같은 것이어서 굳이 Sol선법ㆍLa선법ㆍDo선법ㆍRe선법ㆍMi선법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하겠다. 또 이들 다섯 선법을 모아놓은 것은 '조견틀'이 아니라 '균(均)'이라는 용어가 이미 쓰였으므로 불필요한 용어다. 다만 백대웅은 판소리ㆍ산조에 사용되는 계면조와 전라도 지역의 남부 민요 음계에 si-do′가 쓰여서 반음이 나타나는 것을 예외로 여겼다. 그리고 백대웅의 판소리 악조 설명에서 악곡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것이 ‘조(調)’이므로 음계를 지칭하는 것은 '길'이라는 용어로 써야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권오성은 상여소리의 선율 골격을 분석하면서 한국음악의 악조를 테트라코드(Tetrachord: 완전4도) 구조로 설명하였다. 즉, 음계의 기준음과 완전4도 아래음의 완전4도가 선율의 골격을 이루는 2중 핵음(核音)이며 소위 남부토리는 mi-la와 si-mi′의 두 개 Tetrchord가 이접(移接)한 구조이며 이에 비해 동부토리는 mi-la와 le-re′의 두 Tetrachord가 연접(連接)한 구조라 설명하였다. 이는 민족음악학자(Ethnomusicoplogist)들의 이론을 활용한 해석인데, 완전4도를 이루는 두 개의 핵음이 골격을 이룬다는 주장에서 한국의 악조 구조를 잘 설명하고 있다.
황준연은 정악곡과 『악학궤범』의 악조 이론을 세밀하게 분석 비판하여,‘ 향악의 궁은 중성(中聲)’이라는 기록에 근거하여, 한국음악의 악조는 궁(宮: 기준음)이 음계의 중간에 있고, 오음약보는 궁을 중심으로 상하로 두 옥타브로 구성되지만 실제 음악에서는 주로 쓰이는 下二~上二 음계의 구성음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평조의 경우 '황-태-중-임-남'이 아니라 '임-남-황-태-중'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고려와 조선 초기의 향악곡에서 악곡에 사용된 구성음이 下二~上二에서 형성되므로 그 주장은 타당성을 갖는다. 또 이렇게 해석할 때 동부토리의 경우 la를 기준음으로하는 mi-sol-la-do′-re′의 음계이므로 『악학궤범』의 계면조와 같은 음계라 설명이 가능해 지므로 나름 의미있는 주장이 된다. 그러나 『악학궤범』에 평조는 오조의 치조, 계면조는 우조로 설명하여 그 음계가 하오~궁, 궁~상오의 구성으로 설명한 것과 달라서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김영운은 민요의 음계에서 종지음을 중요하게 여겨 음계 구성음의 가장 낮은 음으로 종지하는 것을 정격선법, 완전4도 위의 음으로 종지하는 것을 변격선법으로 설명하였다. 즉, sol-la-do′-re′-mi′로 구성된 경토리의 경우 sol로 종지하면 정격선법(Authentic mode), do′로 종지하면 변격선법(Plagal Mode)라 이름하여 구분했다.
오용록은 한국음악의 악조를 권오성의 주장과 유사한 대개 완전4도를 이루는 두 개의 핵음과 그 주변에서 이를 장식하는 주변음의 관계를 구분하여 정리하면서, 음계 구성음의 움직임에 따른 중요성과 관계를 중시한 악조이론을 제시하였다. 이를 '동적음계론'이라 하였는데, 이는 선율구조와 연관된 연구 결과라 하겠다.
이렇듯 다양한 한국음악의 악조 이론이 연구 발표되었는데, 특히 문제점으로는 한국음악의 음계 구성음의 음고가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경토리에서 ‘sol-la-do′-re′-mi′’의 제5음이 높아져 ‘sol-la-do′-re′-fa′’가 되는 경우는 판소리의 우조(sol-la-do′-re′-mi′)와 평조(re-mi-sol-la-do′)에 혼란을 준다. 또 남부토리의 ‘mi-(sol)-la-si-do′’의 (sol)은 그 높이가 유동적이어서 fa#으로 낮아지고, 이보형의 주장대로 si가 ¼음 낮고, do′가 ¼음 높아진다면, 그 음계가 ‘sol-la-do′-re′-mi′’와 유사해져서 이보형이 주장하는 남부경토리(성주푸리토리)가 된다. 즉, 유동음의 해석에 따라 음정 중심으로 음계의 종류를 구분하는 것은 해석에 따라 달리 설명되기 때문에 복잡해진다. 따라서 특히 기층음악인 민요와 무속음악의 지역에 따른 악조 구분에서 남부경토리, 북부경토리, 반경토리, 어사용토리 등 변화형의 음계를 독립된 음계로 구분하는 것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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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헌(崔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