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화지곡(瑞日和之曲)
〈여민락령〉의 일부 선율을 변주한 해령은 5음 음계로 구성된 당악 편성의 음악이다. 이 음악은 〈여민락령〉과 마찬가지로 임금의 거둥에 연주되는 행악의 일종이라고 보이지만, 관련된 기록이 보이지 않아 확인하기 어렵다.
해령은 15세기 전반 세종(世宗) 때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를 노랫말로 하여 창작한 〈여민락령〉의 일부 선율을 변주한 곡이다. 19세기에 편찬된 『속악원보(俗樂源譜)』에 〈여민락만〉과 〈여민락령〉에 해당하는 음악이 실렸으나 해령은 수록되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조선조 말엽이나 20세기 초에 생겨난 악곡으로 보인다. 1928년부터 추진된 『이왕직아악부악보(李王職雅樂部樂譜)』 오선보 편찬 때 처음으로 〈서일화지곡(瑞日和之曲)〉이라는 아명(雅名)으로 기록되었다.
○ 역사 변천
해령은 <여민락령> 32마루 중 제16마루까지의 선율에 사이음과 장식음 등을 삽입하여 변주한 곡이다. 1928년부터 추진된 『이왕직아악부악보(李王職雅樂部樂譜)』 오선보 편찬 때 처음으로 〈서일화지곡(瑞日和之曲)〉이라는 아명(雅名)으로 기록되었다.
대금ㆍ당피리ㆍ편경ㆍ편종ㆍ절고ㆍ해금ㆍ아쟁의 악기별 오선보가 전하고, 이어 1939년까지 율자보로 채보한 악기별 악보들도 있으며, 1941년 『제6회아악생교과철』에도 〈서일화지곡(해령)〉이라는 제목으로 율자보 형태의 악보가 보인다.
○ 연행 시기 및 장소 이 음악은 <여민락령>과 마찬가지로 임금의 거둥에 연주되는 행악의 일종으로 보이지만, 관련된 기록이 보이지 않아 확인하기 어렵다.
○ 음악적 특징 해령은 총 16마루(장)로 되어 있으며, 반복이 많아서 대부분 일부 악장만 발췌하여 연주한다. 마루 하나가 끝날 때 주선율을 연주하는 피리가 쉬는 동안에도 대금ㆍ당적ㆍ해금ㆍ아쟁 등이 끊이지 않고 가락을 연주하는 연음기법이 사용된다. 해령은 당악 계통의 음악으로, 음계는 황(黃:C4)ㆍ태(黃:D4)ㆍ중(仲:F4)ㆍ임(林:G4)ㆍ남(南:A4)의 5음 음계 황종 평조에 이따금 협(夾:E♭4)과 무(無:B♭4)가 출현한다. 해령의 장단은 마루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되는데, 장구 점수를 더하거나 빼기도 하며 신축적으로 운영한다.
○ 악곡명 〈여민락령〉을 풀어서 연주한다는 의미로 해령이라고 하며, 〈서일화지곡〉이라는 아명을 사용하기도 한다. ○ 악대 및 악기편성 당악 계통 음악과 같이 당피리ㆍ당적ㆍ대금ㆍ해금ㆍ아쟁ㆍ편종ㆍ편경ㆍ장구ㆍ좌고로 편성된다.
『이왕부악보』 『제6회 아악생교과철』
임미선, 『조선후기 공연문화와 음악』, 민속원, 2012. 반혜성, 「조선조 궁중과 풍류방에서의 여민락 변모 양상」, 『제4회 세계한국학대회발표논문』, 2008. 송방송, 「조선후기 여민락계 악곡의 전승 양상」, 『한국음악연구』 41, 2007. 이혜구, 「여민락고」, 『한국음악연구』,1957. 임미선, 「여민락계 음악의 연주전통, 그 단절과 전승」, 『한국음악사학보』 49, 2012. Jonathan Condit, 「The Evolution of Yomilak from Fifteenth Century to the Present Day」, 『장사훈박사회갑기념 동양음악논총』, 1977.
이상규(李相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