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고십통은 오래전부터 사용한 음악용어로 조선 성종(成宗, 1457~1495)대 악서인 『악학궤범(樂學軌範)』 권2 시용종묘영녕전헌가(時用宗廟永寧殿軒架) 중 악작에 관한 설명에도 같은 용어가 기록되어 있다. 그 설명을 보면 ‘아헌 때는 도를 세 번 흔들기 전에 먼저 진고십통을 친다. 진고십통과 함께 〈정대업〉이 시작된다 .(亞獻則鼗三搖前先擊晉鼓十通 晉鼓十通乃定大業之始也)’라 하였다.
진고는 궁중 제례악 중 헌가에서 연주하는 음악의 악작과 악지 그리 연주 중간에도 사용하는 악기이다. 진고십통은 종묘제례 아헌례에 연주하는 〈정대업〉의 악작에만 나타난다. 『악학궤범』의 《종묘제례악》 아헌례의 〈정대업〉의 악작은 휘ㆍ도ㆍ축ㆍ진고로 연주하며, 거휘ㆍ진고십통ㆍ도삼요(鼗三搖)ㆍ고축(鼓柷)의 절차로 연주하며 종헌례에는 진고삼성(晉鼓三聲)의 절차로 연주한다고 되어있다. 『악학궤범』에는 아헌례의 악작에 진고를 치는 순서와 횟수는 밝혀 놓았지만, 연주방법에 대한 설명은 없다. 『국악전집』 8집(1980)과 『국악전집』 18집(2006)에는 정간보에 〈정대업〉의 악작이 기보되어 있으며, 종묘제례 아헌례의 악작은 휘ㆍ박ㆍ축ㆍ진고으로 연주하며, 거휘ㆍ격박일성ㆍ진고십통ㆍ고축삼성ㆍ격고일통ㆍ격박일성의 절차로 연주하도록 되어있다. 『국악전집』에는 진고의 연주 순서와 횟수 그리고 연주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진고십통의 악보는 다음과 같이 기보되어 있다. 진고를 표시하는 기호는 ‘⚲’이다.
진고십통은 《종묘제례악》 아헌례 때 〈정대업〉의 악작 절차 중 진고를 열 번 치는 연주절차를 지칭하는 용어로 약 500여년 전 문헌에도 그대로 기록되어 있는 궁중의례음악 용어이다. 이와 같은 용어는 과거 궁중의례음악의 전통과 음악적 개념을 그대로 전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써 역사적 가치가 있다.
『악학궤범』
국립국악원, 『국악전집』 제18집, 국립국악원, 2006. 국립국악원, 『한국음악』 제11집, 국립국악원, 1973. 송방송, 『한겨레음악대사전』, 도서출판 보고사, 2012. 이혜구 옮김, 『신역악학궤범』, 국립국악원, 2000.
홍순욱(洪淳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