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고일통은 《종묘제례악》과 《문묘제례악》의 악작에서 북을 한 번 쳐 연주하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1988년에 복원된 《사직제례악》에서도 이 용어를 사용한다. 《종묘제례악》, 《문묘제례악》, 《사직제례악》의 등가 악작에는 절고, 《종묘제례악》의 헌가 악작에는 진고, 《문묘제례악》의 헌가 악작에는 진고와 노고, 《사직제례악》의 헌가 악작에는 진고와 영고를 각각 사용하는데, 이러한 북을 악작의 절차에 한 번 쳐서 연주하는 것이 격고일통이다. 예를 들어 《종묘제례악》, 《문묘제례악》, 《사직제례악》의 등가악을 악작할 때 절고는 축(柷)과 한 조(組)가 되어 연주하며, 축을 세 번 치고 절고를 한 번 치는 것을 세 번 반복한다. 이때 절고를 한 번 치는 것을 격고일통이라 한다.
격고일통은 말 그대로 북을 한 번 친다는 뜻의 일반적인 용어이지만 현재는 주로 《종묘제례악》과 《문묘제례악》의 악작 절차를 설명할 때 사용한다. 현재 사용하는 격고일통과 관련된 기록은 조선 성종(成宗, 1457~1495)조 악서인 『악학궤범(樂學軌範)』에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성종 당시에는 이를 격고일통이라 표현하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악학궤범(樂學軌範)』권2 시용종묘영녕전등가(時用宗廟永寧殿登歌) 중 악작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격절고삼성(擊節鼓三聲)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즉 ‘절고를 세 번 친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현재는 이 절고를 세 번 치는 것을 각각 하나씩 격고일통이라 부른다. 성종 당시에는 격(擊) 즉 북을 때린다는 표현은 동일하게 사용하였으나 통(通)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악학궤범(樂學軌範)』의 기록에서는 《종묘제례악》 헌가 악작 중 진고를 열 번 치는 진고십통(晉鼓十通)과 헌가 악지 중 큰 징인 대금(大金)을 열 번 치는 대금십통(大金十通)에서만 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현재는 『악학궤범(樂學軌範)』에 격절고삼성(擊節鼓三聲) 또는 격진고삼성(擊晉鼓三聲)이라고 표현되어 있는 부분을 각각 하나씩 나누어 격고일통이라 표현한다.
격고일통은 현행 제례악의 악작의 절차에서 북을 한 번 치는 것을 뜻한다. 제례악에는 악작과 악지의 연주 절차가 있고, 악작과 악지는 제례의 종류, 악대의 종류, 악곡 등에 따라 다르다. 제례악의 악작이나 악지는 제례에 따라 정해진 타악기를 일정한 절차와 연주 방법으로 연주한다. 격고일통은 악작의 절차 때 북을 한 번 쳐서 연주하는 것을 일컫는다. 악작은 등가악의 악작과 헌가악의 악작으로 구분되며, 등가악의 악작에는 절고를 사용하고, 헌가악의 악작에는 진고를 사용하거나 아악의 헌가악의 경우 진고와 노고 또는 진고와 영고를 같이 사용한다.
『악학궤범』의 아부(雅部) 제례악과 《종묘제례악》 등가악의 악작은 휘ㆍ특종ㆍ축ㆍ절고로 연주한다. 『악학궤범』 아부 제례악의 헌가악의 악작은 휘ㆍ도(鼗)ㆍ축ㆍ진고로 연주한다.
『국악전집』 9집에 기보되어 있는 《문묘제례악》 등가악의 악작은 휘ㆍ박ㆍ특종ㆍ축ㆍ절고로 연주하고, 축과 절고는 한 조가 되어 고축삼성과 격고일통을 세 번 반복 연주한다. 『국악전집』 9집에 기보되어 있는 《문묘제례악》 헌가악의 악작은 휘ㆍ박ㆍ노도ㆍ축ㆍ진고ㆍ노고로 연주하며, 축과 진고, 노고는 한 조가 되어 고축삼성과 격고일통을 세 번 반복한다. 다만 《문묘제례악》에는 두 종류의 북을 사용한다. 따라서 축을 친 후 노고를 치고, 시차를 둔 후 곧바로 진고를 연주하는 방식이다. 《사직제례악》에는 노고 대신 영고를 사용한다.
격고일통은 《종묘제례악》, 《문묘제례악》, 그리고 《사직제례악》의 악작 절차의 한 과정이며, 축과 더불어 절차에 따라 정해진 방식으로 연주하는 독특한 연주 과정인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제례의 종류에 따라 격고일통에 사용하는 북의 종류가 다르고, 각 북이 지닌 의미가 다르다는 점에서 과거 궁중 제례악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용어이다.
『악학궤범』
국립국악원, 『국악전집』 제8집, 국립국악원, 1980. 국립국악원, 『국악전집』 제20집, 국립국악원, 2009. 이혜구 옮김, 『신역악학궤범』, 국립국악원, 2000.
홍순욱(洪淳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