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자(前引子)는 죽간자(竹竿子)를 든 기녀가 등장할 때에 노래 없이 관현악기로 연주하는 곡이다. 전인자는 〈봉래의〉 정재 끝 부분의 후인자와 짝을 이룬다. 전인자는 〈봉래의〉 정재 첫 곡으로서 춤추는 기녀들이 입장할 때 연주되고, 후인자는 〈봉래의〉 정재의 끝 곡으로서 춤추는 기녀들이 춤을 다 추고 퇴장할 때 연주된다.
전인자는 〈봉래의〉 정재를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 세종 29년 무렵 〈봉래의〉의 첫 곡으로 제작되었다.
○ 역사 변천 과정
전인자는 세종 29년 무렵 〈봉래의〉 정재를 창제하면서 〈여민락〉을 연주하기 전에 죽간자를 든 무원이 등장할 때 연주하는 곡으로 만들어졌다. 정재를 추고 나서 무원이 퇴장할 때 연주하는 후인자와 짝을 이룬다. 『세종실록악보』에는 ‘전인자-여민락-치화평-취풍형-후인자’로 구성되는 〈봉래의〉 악보가 전하고, 전인자는 가장 앞 부분에 위치한다.
일제강점기 이왕직아악부의 정재 10종목을 기록한 『무의(舞儀)』에 〈봉래의〉가 전하지만, 전인자는 없고 죽간자가 등장하기 이전에 〈정상지곡(呈祥之曲: 여민락령)〉을 연주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 음악적 특징
『세종실록악보』에 전하는 전인자는 1행 32정간의 12행 길이로 되어 있다. 황종(黃: E♭4)ㆍ태주(太: F)ㆍ중려(仲:A♭4)ㆍ임종(林:B♭4)ㆍ남려(南:C5) 5음이 쓰이는 가운데 2행과 11행에 무역(無射)이, 6행에 협종(夾鍾)이 출현하는 점에서 7음음계 형태를 띤다. 장단은 불규칙한 형태로 되어 있고, 매행 제25정간에 규칙적으로 박(拍)이 들어 간다. 선율 구조는 향악의 선법인 평조와 다르지만, 종지 선율은 임종(林鍾)-중려(仲呂)-태주(太蔟)-황종(黃鍾)으로 점차적 하행종지형를 띤다. 장고형은 불규칙한 형태로 되어 있다.
『세종실록악보』 『시용향악보』 『악학궤범』
김경희, 「〈봉래의〉의 역사적 변천과 의미」, 『한국음악연구』 29, 한국국악학회, 2001. 문숙희, 「세종실록악보 봉래의의 음악적 구성」, 『공연문화연구』 27, 공연문화학회, 2013. 문숙희ㆍ조규익ㆍ손선숙, 「가ㆍ무ㆍ악 융합에 바탕을 둔 <봉래의> 복원 연구」, 『공연문화연구』 28, 공연문화학회, 2014.
임미선(林美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