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세종 때에 창제된 신악(新樂) 중 하나.
발상은 조선 세종조에 새로 창제한 악무(樂舞)로 전체 11곡(희광ㆍ순우ㆍ창부ㆍ영경ㆍ신계ㆍ현휴ㆍ정희ㆍ강보ㆍ응명ㆍ가서ㆍ화성)으로 구성된다.
○ 역사 변천 과정
『조선왕조실록』에 ‘발상정재 11성’이라 되어 있어, 〈보태평〉ㆍ〈정대업〉ㆍ〈봉래의〉 등과 마찬가지로 악(樂)ㆍ가(歌)ㆍ무(舞)가 어우러지는 정재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세종 29년(1447) 무렵 창제된 이후, 세조 6년(1463)에〈보태평〉ㆍ〈정대업〉ㆍ〈봉래의〉 등과 함께 발상을 익히게 하였다는 기록이 보이나 이후로 전승되지 않아 오늘날에는 연주되지 않는다. 발상과 같은 같은 시기에 창제된 〈여민락〉과 〈보태평〉, 〈정대업〉이 오늘날까지 전승되는 것과 비교된다.
○ 음악적 특징
발상 중 인입곡(희광)을 제외한 나머지 10곡은 가사 한 자가 규치적으로 16정간을 차지하여 리듬이 규칙적이다. 휘광과 화성을 제외한 나머지 9곡은 8행을 단위의 장단형(고요편고 상편고)이 두 번 반복된다. 규칙적으로 8정간 단위로 장고점이 들어가며, 4구 끝에 박이 들어 가는 부분에만 16정간을 차지한다.
발상 11곡 모두 남려로 시작해서 남려로 끝난다. 희광ㆍ순우ㆍ정희ㆍ강보ㆍ응명 이상 5곡은 남려(㑲)ㆍ응종(㒣)ㆍ태주(太)ㆍ고선(姑)ㆍ유빈(蕤) 5음음계로 되어 있고, 창부ㆍ영경ㆍ신계ㆍ현휴ㆍ가서ㆍ화성 6곡은 이 5음에 황종과 임종이 추가되어 7음음계를 이룬다. 그러나 임종(林)과 황종(黃)의 출현 빈도는 매우 적고 대체로 남려(㑲)ㆍ응종(㒣)ㆍ태주(太)ㆍ고선(姑)ㆍ유빈(蕤) 5음이 주로 쓰인다. 그런 점에서 남려궁 평조의 선법을 근간으로 하면서 임종과 황종을 넣어 변주한 형태라 할 수 있다. 이는 5음음계로 이루어진 향악과 구별되는 특징이 된다.
○ 형식과 구성
발상 11곡 중 인입곡 희광은 5언 1구의 12구, 인출곡 화성은 4언 1구의 10구로 되어 있고, 그 나머지 9곡은 모두 4언 1구, 12구로 되어 있다. 11곡 모두 한 구 끝마다 박(拍)이 들어간다. 회광을 제외한 10곡은 4언 1구가 32정간 2행을 차지하고, 희광은 대체로 5언 1구가 2행을 차지한다. 발상 11곡 중 인입곡 희광과 인출곡 화성 2곡은 32정간 20행의 길이로 되어 있고, 그 나머지지 9곡은 모두 32정간 24행의 길이로 같다.
노랫말은 한시로 되어 있는데, 인입장 희광은 5언 1구 10구, 인출장 화성은 4언 1구 10구이다. 그 외 9곡은 모두 4언1 구, 12구로 되어 있다. 발상 11곡 중 회광과 화성 노랫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희광] 嗟嗟我列聖 積慶累深仁 用瑞命于帝 眷佑維其純 式敎我用休 貞符自天申 繽紛符孔昭 匪有言諄諄 庶幾揚耿光 蹈舞聊以陳 아아, 우리 열성님들 좋은 경가를 쌓으시고 깊은 인덕을 쌓으셨네. 상서로운 명형을 상제께 받으시니 돌보아 도우심이 순수하도다. 교훈으로 우리를 복되게 하사 좋은 상서 하늘에서 내리었도다. 많고 많은 상서가 매우도 밝으오매, 일일이 말로써 이를 바 아니었네. 조금이나마 경광을 드러내고자 하와 도무로써 애오라지 베풀어 뵈오리. [화성] 노랫말은 여러 성군(聖君)의 덕으로 하늘이 상서를 발현시킨 것을 노래하고 춤을 다 마쳤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嗟嗟列聖 世德克昌 享于天心 長發其祥 嘉慶之見 孔庶且多 式播鴻休 我舞我歌 旣奏乃闋 姁婾不那 아아, 여러 성군님들 대대로 덕화가 창성한지라, 천심을 받들어 누리시와 길이 상서를 피워 내시도다. 아름다운 경사가 나타나매, 여러가지 좋은 일이 또한 많도다. 크나큰 경사를 널리 펴고자 이에 춤추고 노래하외다. 이제 풍악이 끝을 고하매, 기쁘고 즐거움 어쩔 줄 모르겠도다. (번역출처 : 국역 『세종장헌대왕실록』 22)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위업이 하늘의 상서로움을 받아 이루어진 것을 노래하는 악무로서, 세종 때 창제된 신악의 특징을 볼 수 있다.
『세종실록악보』
송방송, 『증보 한국음악통사』, 민속원, 2007. 이혜구 역주, 『세종장헌대왕실록 22』, 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71. 정화순ㆍ김인숙, 「선초 속악의 7음음계에 관한 연구」,『한국음악사학보』 69, 한국음악사학회, 2022.
임미선(林美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