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수곡(創守曲)
『세조실록』「악보」의 후미에 수록된 ‘남려궁 우조(南呂宮羽調)’의 악곡
『세조실록』「악보」의 후미에 전하는 《창수지곡》은 세종대의 신악인 《정대업》의 《혁정》에서 파생한 정대업계의 악곡으로, 연례 가운데 주로 음복연에 사용할 목적으로 창작된 악곡이다. 세조 9년에 교묘악을 새로 제정하면서 세종대의 《혁정》에서 전반 24행을 취하여 ‘청황종궁’과 ‘협종궁’ 및 ‘남려궁’의 세 악곡으로 재탄생시킨 뒤, ‘청황종궁’과 ‘협종궁’은 종묘와 원구의 《선위》 악보로 삼고, ‘남려궁’은 《창수지곡》의 악보로 삼았다.
세조 때 새로이 창제된 신곡(新曲)으로 세조대의 또 다른 신곡인 《경근지곡(敬勤之曲)》과 함께 공히《정대업(定大業)》과 직결되는 속악(俗樂)의 일종이다. 《창수지곡》은『세조실록』「악보」 소재 종묘(宗廟)와 원구(圜丘)의 《선위(宣威)》와 함께 세종대의 신악(新樂)인 《정대업》 중 《혁정(赫整)》의 전반 24행을 취하여 이룬 악곡이다. 3곡은 연원처가 같은 동일계의 악곡들이지만, 각각 용도에 따라 악조(樂調)를 달리 하여 ‘청황종궁(淸黃鍾宮)’[종묘악]과 ‘협종궁(夾鍾宮)[원구악]’ 및 ‘남려궁(南呂宮)’으로 연주하였고, 가사 또한 다르게 노래했을 뿐이다.
《창수지곡》에 쓰인 ‘남려궁(南呂宮)’은 세종대부터 연례악(宴禮樂)에 사용되어오던 악조(樂調)의 하나로서 사천신(祀天神)에 ‘협종궁(夾鍾宮)’, 제지기(祭地祇)에 ‘임종궁(林鍾宮)’, 향인귀(享人鬼)에 ‘황종궁(黃鍾宮)’을 연주하는 유가(儒家) 제사음악의 악조사용 원칙 가운데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창수지곡》은 제사음악이 아니라 연례에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작된 악곡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세조실록』 중에는 음복연(飮福宴)에 《정대업》을 연주하였다는 기사가 산견된다. 그런데 《창수지곡》은 바로 《정대업》의 《혁정》에서 파생한 정대업계의 악곡이다. 이러한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창수지곡》은 연례 가운데 주로 음복연에 사용할 목적으로 창작된 ‘남려궁 우조(南呂宮羽調)’의 악곡이라 할 수 있다.
『세조실록(世祖實錄)』 『세종실록(世宗實錄)』
李惠求譯註, 세종장헌대왕실록 22, 서울: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81(재판). 정화순, 「『세조실록⸱악보』 소재 창수지곡과 경근지곡의 용도에 관하여」, 『동양예술』제9호(서울:한국동양예술학회, 2004.11.30. 120-157쪽.)
정화순(鄭花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