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삼죽악(三竹樂)에 사용된 7조의 하나.
신라의 삼죽악(三竹樂)에 사용된 악조의 하나인 이아조는 한국과 중국 문헌에서 일체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조 이름에 쓰인 ‘이아’가 『시경』 중의 대아(大雅)와 소아(小雅)를 가리킨다는 점, 이아의 음악에 사용된 정성조(아악 7음음계)가 중국의 속악에도 중요하게 쓰인 점을 고려하면, 이아조는 중국의 속악에 쓰인 정성조일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아조는 한국과 중국 문헌에서 일체 발견되지 않아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그 조 이름에 쓰인 ‘이아’나, 함께 쓰인 다른 악조들과 연계하여 다각적으로 추고해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경』 중의 이아, 즉 대아와 소아의 음악에 사용된 악조가 중국의 속악에도 중요하게 쓰인 점에 의하여 이아조를 중국의 속악에 쓰인 정성조와 연결시켜보는 일은 그 실마리를 찾은 하나의 시도로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신라의 대금(大笒)ㆍ중금(中笒)ㆍ소금(小笒) 삼죽(三竹)음악에 사용된 악조의 하나이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따르면 신라의 삼죽적(三竹笛)에는 ①평조(平調), ②황종조(黃鍾調), ③이아조(二雅調), ④월조(越調), ⑤반섭조(般涉調), ⑥출조(出調), ⑦준조(俊調) 등 7조(調)가 있다고 전한다. 이들 7종 악조들 가운데 ①평조, ②황종조, ④월조, ⑤반섭조 등 4조는 중국의 속악조로 밝혀졌지만, ③이아조, ⑥출조, ⑦준조는 아직 그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일반적으로 이아조의 이아(二雅)는 『시경(詩經)』의 일부를 구성하는 대아(大雅)와 소아(小雅)를 가리키며, 이아를 노래한 음악에는 전통적으로 아악의 7음음계로 알려진 정성조(正聲調)가 사용되었다. 이러한 7음음계의 전통 정성조는 주로 아악에 사용되었지만 중국 음악사에서 속악음계(연악음계)、신음계(청악음계)와 함께 속악의 악조로도 활용되어 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아직 그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신라 삼죽의 이아조는 그 명칭이 이아(二雅)라는 점에서 중국의 속악에도 활용되어 온 아악음계와 상관있는 악조로 추정해 볼 만하다. 만일 이아조가 이아의 음악에 사용된 정성조라면 그 음계는 “궁 <장2도> 상 <장2도> 각 <장2도> 변치 <단2도> 치 <장2도> 우 <장2도> 우 <장2도> 변궁 <단2도> 궁”의 아악 7음음계와 같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확증은 상관 자료가 새로이 발굴되어야 가능해질 것이다.
『唐會要』 『三國史記』 『新唐書』 『樂府雜錄』
李玫, 「燕乐二十八调调名与律吕名错位的原因」, 『中国音乐学』, 2010. 吕冰, 「关于唐俗乐二十八调的音阶」, 『中国音乐学』, 1994.
정화순(鄭花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