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소장 『금보』(國立한글博物館 所藏 『琴譜』)
석란(石蘭)이 1930년에 기록한 악보집
○ 체재 및 규격
1책 16면. 19.3×26.7cm
○ 소장처
국립한글박물관
○ 편찬연대 및 편저자 사항
책의 겉표지에는 ‘庚戌八月二十八日新裝(경술년팔월이십팔일신장)’의 기록이 있다. 경술년(庚戌年)은 1910년과 1970년을 고려할 수 있다. 신장(新裝)은 외관을 새롭게 꾸미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책의 겉표지 다음 페이지에는 ‘昭和五年陽十二月日(소화오년양십이월일)’ 기록이 있다. 소화 5년은 1930년이며, 양(陽)은 양력을 의미한다. 12월은 제시하였으나 구체적인 일자는 없다. 왼쪽 편에는 책의 서명 ‘琴譜(금보)’가 기록되어 있으며, 다음 왼쪽 하단부에는 ‘石蘭記(석란기)’라는 묵서 기록이 있다. 석란(石蘭)이란 인물이 기록하였다는 의미이다. ‘석란’은 성명이 아닌 호(號)로 판단된다. 1930년 무렵에 ‘석란’ 호를 사용하는 적합한 인물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돌과 난초를 좋아하고 1930년경에 활동한 인물로 판단한다.
○ 구성 및 내용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금보』에는 민간 풍류에서 쓰이는 ‘가즌회상’ 즉, 《영산회상》과 〈잔도드리〉에 해당하는 악곡을 수록하고 있다.
〈본령산(本灵山)〉ㆍ〈중령산(中灵山)〉ㆍ〈세령산(細灵山)〉ㆍ〈반세환입(半細還入, 돌가락)〉ㆍ〈상현(上絃)〉ㆍ〈세환입(細還入) 돌가락〉ㆍ〈잔도도리(潺道々理)〉ㆍ〈회지(囬指)〉ㆍ〈하현(下絃)〉ㆍ〈회지(囬指)〉ㆍ〈염불(念佛)〉ㆍ〈회지(囬指)〉ㆍ〈타령(打令)〉ㆍ〈당악(唐樂)〉 등 14개의 악곡이 있다.
마침을 의미하는 ‘료(了)’를 사용하여 악곡의 끝을 분명하게 제시하는 부분이 출현한다. ‘료(了)’자가 출현하는 부분은 〈잔도드리(潺道々理)〉 료(了)ㆍ〈회지(囬指)〉 료(了)ㆍ〈하현(下絃)〉 료(了), 〈염불(念佛)〉 료(了), 〈타령(打令)〉 료(了), 〈당악(唐樂)〉 료(了) 등 총 6곳이다.
〈다스름〉을 제외한 〈본령산〉에서 〈당악〉까지의 잔풍류는 있으나, 〈계면가락도드리〉에서 〈굿거리〉까지에 해당하는 뒷풍류 악곡은 없다.
〈다스름〉은 〈다스름〉에 해당하는 악곡명을 명시하지 않고, 〈본령산(本灵山)〉 일장(一章) 첫 각(刻)에 수록되어 있다. 〈다스름〉 1~10박까지는 쉬는 부분이며, 10~20박까지에 해당하는 10박만 『석란금보』에 표시되어 있다. 그러나 표시되지 않은 10박을 고려하면, 〈다스름〉의 각 수는 1각이 된다. 그러나 10박을 반영하지 않으면 반각으로 산정할 수 있다. (*〈다스름〉의 각 수를 1각으로 산출하였다.)
〈본령산(本灵山)〉은 현행 〈상령산〉에 해당한다. 〈본령산〉 1~5장 총 17각(刻)이다. 〈본령산〉 17각에는 〈다스름〉에 해당하는 10박과 〈본령산〉 16각이다. 〈본령산〉에는 여타의 고악보 악곡에서 발견되지 않는 ‘중어리(中於里)’가 2장과 4장에서 각각 출현한다. 〈본령산〉은 1장, 2장, 2장(中於里), 3장, 4장, 4장(中於里), 5장 등으로 구성된다. 2장(中於里)는 2각, 4장(中於里)는 3각 11박부터 시작한다. 〈본령산〉 중어리에 해당하는 선율을 『동대율보』와 『금은금보』의 선율과 비교하면, 일부 음들에서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유사한 선율진행이 나타난다. 장별 구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본령산〉 16각은 2ㆍ2(2)ㆍ4ㆍ2.5(1.5)ㆍ2각으로 구성됨을 알 수 있다. 괄호의 각 수는 중어리의 각 수를 의미한다.
〈중령산(中灵山)〉은 1~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18각이다.
〈세령산(細灵山)〉은 1~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24각이다. 〈세령산〉 24각에는 현행 〈세령산〉 1~5장에 해당하는 18각, 〈가락덜이〉 1~3장에 해당하는 〈세령산〉 6~7장 6각, 〈반세환입(半細還入, 돌가락)〉 9각 등이 포함되어 있다.
〈상현(上絃)〉은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17각이다. 〈세환입(細還入) 돌가락〉 9각을 포함하면 총 26각이 된다. 〈세령산〉부터 〈상현도드리〉까지 총 각 수는 59각이다. 『동대가야금보』ㆍ『동대율보』ㆍ『금은금보』ㆍ『구례향제줄풍류』 등도 동일한 각 수로 나타난다.
현행 〈웃도드리〉에 해당하는 〈잔도도리(潺道々理)〉 1~7장은 71각과 〈회지(囬指)〉 14각을 포함한다. 총 85각이다.
〈하현(下絃)〉은 1~3장이며, 17각과 〈회지(囬指)〉 9각을 포함하면, 총 26각이다. 7ㆍ7ㆍ3ㆍ9각의 구성은 현행 〈하현도드리〉 1~4장에 해당하는 7ㆍ7ㆍ3ㆍ9각의 구성과 동일하다.
〈염불(念佛)〉은 1~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44각과 〈회지(囬指)〉 7각을 포함하면, 총 51각이다.
〈타령(打令)〉은 1~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21각이다. 현행 〈타령〉 각 수를 포함하여 『동대가야금보』ㆍ『동대율보』ㆍ『금은금보』ㆍ『구례향제줄풍류』 등에 출현하는 〈타령〉의 각 수가 32각을 유지하는데 반하여 『석란금보』는 각 수가 적다.
현행 〈군악〉에 해당하는 〈당악(唐樂)〉은 1~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60각이다. 『이리향제줄풍류』에서 등장하는 〈군악〉 6~7장 구성이 『석란금보』에도 등장한다. 현행 〈군악〉은 1~4장, 총 48각이다.
『석란금보』에 수록된 〈본령산(〈다스름〉 포함)〉에서 〈당악〉까지의 총 각 수는 337각이다. 현행은 〈상령산〉에서 〈군악〉까지 총 336각이다.
현 | 2 | 3 | 6 | 8 | 9 | 10 | 11 | 12 |
율명 | 㑀 | 㑖 | 太 | 林 | 南 | 潢 | 汰 | 㳞 |
음명 | 라 | 도 | 라 | 레 | 미 | 솔 | 라 | 도 |
『동대율보』 | 설 | 흥 | 동 | | 지 | | 칭 | |
『석란금보』 | 두 | 흥 | 동 | | 지 | 치 | 칭 | |
『금은금보』 | 살 | 흥 | 동 | | 지 | | 칭 | |
『석란금보』의 장단표기는 붉은색으로 그려져 있다. 합장단은 ‘●=○’, 채편은 ‘○’, 궁편은 ‘●’으로 표기되어 있다. 정간 표시가 없으므로 ●=○ㆍ○ㆍ●ㆍ○의 순으로 표시하여 마디를 구분한다. 중령산 1장에서 2각이 시작 부분 ‘’ 구음 위에 ‘●=○’와 ‘● ○’가 각각 한 번씩 등장한다. ‘● ○’는 이곳에서만 출현하는데, ‘●=○’을 사용하여 각을 구분하는 기준을 적용하면, 중령산 1장에서 2각에 출현하는 ‘● ○’는 기록자의 오기로 판단한다.
[악보 차례]
本灵山 一章 二章 二章 三章 四章 四章 五章
中灵山 一章 二章 三章 四章 五章 六章
細灵山 一章 二章 三章 四章 五章 六章 七章
半細還入(돌가락)
上絃 一章 二章 三章
細還入 (돌가락)
潺道々理 一章 二章 三章 四章 五章 六章 七章
囬指
下絃 一章 二章 三章
囬指
念佛 一章 二章 三章 四章 五章
囬指
打令 一章 二章 三章 四章 五章
唐樂 一章 二章 三章 四章 五章 六章 七章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금보』에는 기록연도를 1930년으로 명확히 기재함으로써 편찬연대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소수의 악보에 해당한다. 1930년대 줄풍류의 가야금 선율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가치가 있으며,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구음을 다수 발견할 수 있는 내용적 가치가 있다. 또한 『동대율보』(1921)와 『금은금보』(1938)의 가야금 풍류음악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동대율보』, 『금은금보』, 『구례향제줄풍류』, 『이리향제줄풍류』 등에서 나타나는 악곡 및 장단구성과 유사성이 있으나, 『석란금보』 중 〈본령산〉ㆍ〈타령〉ㆍ〈당악〉 부분의 구성은 여타의 악보와 차별성이 있다.
『동대율보』 『금은금보』
국립국악원, 『한국음악학자료총서 제54집-가야금보, 석란금보, 성호금보, 양금 가곡음보』, 국립국악원, 2017.
문주석(文做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