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소장 『악학궤범홀기』 (國立國樂院 所藏 『樂學軌範笏記』)
1705년(숙종31) 제작된 「홀기」. 향악정재(鄕樂呈才)와 당악정재(唐樂呈才) 11종이 수록되어 있으며, 내용은 『악학궤범』과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책의 말미에 ‘1705년 을유년 음력 9월 상순에 옮겨 씀(康熙四十四年 歲在靑鶴 季秋 上澣謄’ 2024.10.10.(목) 영동 국악체험촌 세미나실 <2024 난계 국악학학술대회> 발표자료 중 이정희, 「양란 후 궁중 연향의 설행과 『악학궤범홀기』, 50~51쪽에 『악학궤범홀기』 말미의 ‘康熙四十四年 歲在靑鶴 季秋 上澣[謄]’에 한자 ‘등(謄)’을 발견하였고, ‘베낀다’라고 해석하여 1705년(강희 44년) 이전 『악학궤범홀기』 저본이 있었음을 제시하였다.
이라는 기록에 따라 본 『악학궤범홀기』가 제작된 시기는 강희 44년, 1705년(숙종31)으로 볼 수 있으며, 표지에 후대 쓰인 것으로 보이는 붉은 글씨 ‘숙종 31년 을유(肅宗三十一年 乙酉)’이라는 글자도 확인할 수 있다.
국립국악원 소장 『악학궤범홀기(樂學軌範笏記)』는 『악학궤범』 중 향악정재(鄕樂呈才)와 당악정재(唐樂呈才)의 정재 배열도 및 정재 출연자의 동선과 창사를 수록하고 있다. 『악학궤범』에 수록된 당악정재는 〈헌선도(獻仙桃)〉, 〈수연장(壽延長)〉, 〈오양선(五羊仙)〉, 〈포구락(抛毬樂)〉, 〈연화대(蓮花臺)〉, 〈금척(金尺)〉, 〈수보록(受寶籙)〉, 〈관천정(觀天廷)〉, 〈수명명(受明命)〉, 〈하황은(荷皇恩)〉, 〈하성명(賀聖明)〉, 〈성택(聖澤)〉, 〈육화대(六花隊)〉, 〈곡파(曲破)〉 14종이고, 향악정재는 〈보태평(保太平)〉, 〈정대업(定大業)〉, 〈봉래의(鳳來儀)〉, 〈아박(牙拍)〉, 〈향발(響鈸)〉, 〈무고(舞鼓)〉, 〈학연화대처용무합설(鶴蓮花臺處容舞合設)〉, 〈교방가요(敎坊歌謠)〉, 〈문덕곡(文德曲)〉 9종이다. 『악학궤범홀기(樂學軌範笏記)』에는 이 가운데 당악정재 〈헌선도(獻仙桃)〉, 〈수연장(壽延長)〉, 〈오양선(五羊仙)〉, 〈포구락(抛毬樂)〉, 〈연화대(蓮花臺)〉, 〈금척(金尺)〉 6종이, 향악정재 〈봉래의(鳳來儀)〉, 〈처용정재(處容呈才)〉, 〈아박(牙拍)〉, 〈향발(響鈸)〉, 〈무고(舞鼓)〉 5종이 실려 있다.
〇 체재 및 규격
필사본이며, 23cm×9cm, 15절(切) 30면(面), 절첩장(折帖裝), 삽도(揷圖), 사주단변(四周單邊), 주사란(朱絲欄), 5행자수부정(五行字數不定)
〇 소장처
국립국악원
〇 편찬 연대 및 편저자 사항
책의 마지막 표지에 ‘樂學軌範笏記’라고 써 있는 서명(書名) 양 옆으로 좌측에 붉은 글씨로 ‘숙종 삼십일 년 을유(肅宗 三十一年 乙酉)’라고 적혀 있어 이 책이 1705년의 자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著者), 발행지(發行地) 및 발행처(發行處)는 모두 미상(未詳)이다.
〇 구성 및 내용
국립국악원 소장 『악학궤범홀기』는 모두 11종의 궁중정재가 소개되었다. 〈헌선도(獻仙桃)〉, 〈수연장(壽延長)〉, 〈오양선(五羊仙)〉, 〈포구락(抛毬樂)〉, 〈연화대(蓮花臺)〉, 〈금척(金尺)〉, 〈봉래의(鳳來儀)〉, 〈처용정재(處容呈才)〉, 〈아박(牙拍)〉, 〈향발(響鈸)〉, 〈무고(舞鼓)〉이다.
당악정재 〈헌선도(獻仙桃)〉는 초입배열도(初入排列圖)와 왕모헌도도(王母獻桃圖)가 첫 장에 수록되어 있다. 초입배열도는 죽간자2, 왕모, 좌우협무, 개3, 좌우에 인인장, 정절, 용선, 정절, 봉선, 정절, 작선, 정절, 미선이 줄지어 있다. 왕모헌도도는 왕모가 좌우협무 앞으로 나아가 탁자 남쪽에서 선도반을 기녀에게 건네 받는 위치와 치어를 부르는 위치, 그리고 죽간자가 진구호를 부르고 난 다음 물러난 위치를 남쪽의 좌우로 기록하고 있다. 본문은 헌선도 정재에 참여하는 무희들의 등장 퇴장과 치어(致語), 구호(口號), 미전사(尾前詞), 미후사(尾後詞), 헌천수사(獻天壽詞) 등 각종 창사가 기록되어 있다.
〈수연장(壽延長)〉은 초입배열도와 작대회무도가 첫 장에 수록되어 있다. 초입배열도를 보면 죽간자2가 앞에 좌무4, 우무4가 좌우 2줄씩 배열한다. 작대회무도(作隊回舞圖)는 작대회무도(作隊回舞圖)는 좌무4 우무4 총 8인이 사방 위치로 배열한 그림이다. 본문은 수연장 정재에 참여하는 무희들의 등장 퇴장과 미전사, 미후사 등의 창사와 무희들의 대형 변화를 수록하고 있다.
〈오양선(五羊仙)〉은 초입배열도와 작대도가 첫 장에 수록되어 있다. 초입배열도에는 죽간자2, 왕모, 좌협무2, 우협무2, 개5, 좌우에 인인장, 정절, 용선, 정절, 봉선, 정절, 작선, 정절, 미선이 줄지어 있다. 작대도는 왕모, 좌협무2 우협무2가 사우대형으로 배열한 것과 죽간자가 진구호를 부르고 난 다음 물러난 위치를 남쪽의 좌우로 기록하고 있다. 본문은 오양선 정재에 참여하는 무희들의 등장 퇴장과 구호, 치어, 미전사, 미후사 등 각종 창사가 수록되어 있다.
〈포구락(抛毬樂)〉은 초입배열도와 진무도[대무](進舞圖[對舞])가 첫 장에 수록되어 있다. 포문을 사이에 두고 죽간자2가 앞에, 2열로 좌무8과 우무8, 개4, 좌우에 인인장, 정절, 용선, 정절, 봉선, 정절, 작선, 정절, 미선이 줄지어 있다. 진무도는 포문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두 줄로 좌무8과 우무8이, 뒤에 좌우로 죽간자가 배열해 있다. 본문은 포구락 정재에 참여하는 무희들의 등장 퇴장과 구호, 창사가 수록되어 있다.
〈연화대(蓮花臺)〉는 초입배열도와 무도가 첫 장에 수록되어 있다. 초입배열도는 합립(蛤笠)2, 죽간자2, 좌동녀와 우동녀 각 1인이 배열한다. 무도는 좌우무 다음으로 죽간자가 배열한다. 본문은 연화대 정재에 참여한 무희들의 등장 퇴장과 구호, 창사 등이 수록되어 있다.
〈금척(金尺)〉은 초입배열도와 작대도가 첫 장에 수록되어 있다. 족자를 사이에 두고 좌우에 죽간자가 있고, 금척, 황개가 중앙에 차례로 배열해 있고 양쪽으로 좌무6과 우무6이 줄지어 있다. 개4가 그 뒤에 있고, 바깥 좌우에 인인장, 정절, 용선, 정절, 봉선, 정절, 작선, 정절, 미선이 줄지어 있다. 작대도에는 무대가운데에 족자, 금척, 황개가 종대로 배열하고, 협무6인이 6대좌우대형으로 배열된 형태와 죽간자가 진구호를 부르고 난 다음 물러난 위치를 남쪽의 좌우로 기록하고 있다. 본문은 금척 정재에 참여하는 무희들의 등장과 퇴장 구호, 치어, 창사가 수록되어 있다.
〈봉래의(鳳來儀)〉는 초입배열도와 치화평무도가 첫 장에 수록되어 있다. 『악학궤범』과 다르게 『악학궤범홀기』에는 취풍형무도가 없다. 초입배열도는 죽간자2 뒤로 좌무4와 우무4가 2줄로 서 있고 뒤에 개4, 좌우 양 옆으로 월금(月琴), 당비파(唐琵琶), 향비파(鄕琵琶), 대금(大笒), 장고(杖鼓)가 있고, 바깥 양 옆으로 인인장, 정절, 용선, 정절, 봉선, 정절, 작선, 정절, 미선이 줄지어 있다. 치화평무도는 좌무4와 우무4가 사방대형에 선 좌무와 우무의 배열위치를 제시하고, 죽간자가 진구호를 부르고 난 다음 물러난 위치를 남쪽으로 기록하고 있다. 본문은 봉래의 정재에 참여하는 무희들의 등장과 퇴장, 구호, 해동사(海東詞), 근심장(根深章), 금아장(今我章), 적인장(狄人章), 야인장(野人章), 천세장(千世章), 오호장(嗚呼章), 해동장(海東章), 불휘장(불휘章), 주국장(周國章), 칠저장(漆沮章), 상덕장(商德章), 불근새장(불근새章), 일부장(一夫章), 말ᄉᆞᆷ장(말ᄉᆞᆷ章) 등 창사 목록이 소개되어 있고, 일부는 창사가 세주로 수록되어 있다.
〈처용정재(處容呈才)〉는 『악학궤범홀기』의 여타 정재와는 다르게 초입배열도나 작대도, 회무도가 수록되어 있지 않다. 『악학궤범』에는 오방작대도(五方作隊圖)나 시종회무도(始終回舞圖)가 수록되어 있다.
〈아박(牙拍)〉은 초입배열도가 수록되어 있는데, 『악학궤범』에 ‘初入排列圖’라고 표기되어 있는 것과는 다르게 ‘初入排立’라고 표기되어 있다. 초입배열도는 아박2 뒤로 무2가 배열하고, 본문은 아박 정재에 참여하는 무희들의 등장과 퇴장, 그리고 대형 변화를 수록하고 있다. 『악학궤범』에는 창사가 세주로 수록되어 있지만, 『악학궤범홀기』에는 보이지 않는다.
〈향발(響鈸)〉에는 『악학궤범』에 수록된 초입배열도와 무진도(舞進圖)가 『악학궤범홀기』에는 보이지 않는다. 무희들의 등장과 퇴장, 대형 변화를 수록하고 있으며, 『악학궤범』에 수록된 창사가 『악학궤범홀기』에는 보이지 않는다.
〈무고(舞鼓)〉는 초입배열도와 회무격고도(回舞擊鼓圖)가 첫 장에 수록되어 있다. 초입배열도에는 청(靑), 백(白), 적(赤), 흑(黑)을 상징하는 북을 동서남북 사방위치에 각각 2개씩 배열하고, 그 뒤에 추(槌) 2개를 각각 나란히 일렬로 나열하고 그 뒤로 좌무4와 우무4가 배열한다. 회무격고도는 좌무4와 우무4가 처음으로 나아가 청(靑), 백(白), 적(赤), 흑(黑)을 상징하는 북 위치에 2명씩 배열하고 있으며, 사방 위치에 놓여 진 북 중심으로 무용수 8인이 둥글게 돌면서 북치는 춤추는 것을 기록한 것이다. 무희들의 등장과 퇴장, 대형 변화를 수록하고 있으며, 『악학궤범』에 수록된 창사가 『악학궤범홀기』에는 보이지 않는다.
[정재차례]
獻仙桃
壽延長
五羊仙
抛毬樂
蓮花臺
金尺
鳳來儀
處容呈才
牙拍
響鈸
舞鼓
『악학궤범홀기』는 『악학궤범』과 구성에 있어서 큰 틀은 같으나, 내용이 생략되거나 빠진 부분이 더러 있다. 홀기 내용의 기본 구성은 초입배열도와 회무도가 첫 장에, 본문은 무희의 등장과 퇴장, 대형 변화 설명과 구호 치어, 창사가 세주로 수록되어 있는데, 정재별로 내용 구성의 가감이 있다. 『악학궤범』과 달리 『악학궤범홀기』에는 반주음악이 모두 수록되어 있지 않다. 『악학궤범홀기』에 수록된 〈처용정재〉는 『악학궤범』에 〈학연화대처용무합설(鶴蓮花臺處容舞合設)〉로 수록되어 있다. 국립국악원 소장 『악학궤범홀기』는 1705년(숙종 31) 현재 전하는 홀기 중 최고본(最古本)으로 당악정재 6종과 향악정재 5종, 총 11종의 정재를 수록하고 있으며, 18세기 궁중연향의 면모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악학궤범홀기(樂學軌範笏記)』, 『악학궤범(樂學軌範)』
이재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