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굿의 굿거리를 그린 책
난곡이라는 호를 사용하는 사람이 서울 굿의 굿거리를 그림으로 그린 책.
책 표지의 서명 밑에 ‘난곡수장(蘭谷手粧)’이라 종서하고 낙관을 찍은 것으로 미루어 난곡이라는 호를 가진 사람이 쓴 책임을 알 수 있다. 두 책자로 되어 있는데, 작은 책의 서문에 ‘시을유중춘(時乙酉仲春) 난곡파적이(蘭谷破寂耳)’라고 쓴 것으로 미루어 1825년 4월 또는 1885년 4월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두 책자로 되어 있는데, 작은 책은 가로 17cm, 세로 21cm, 14면으로 되어 있고, 큰 책은 가로 19.5cm, 세로 28cm, 14면으로 되어 있다.
두 책 모두 표지에 ‘무당내력(巫堂來歷)’이라는 서명이 종서로 쓰여 있다. 두 책자에는 서울 굿의 굿거리가 그려져 있고, 간단한 해설이 있다. 이는 다음과 같다.
작은 책; 1) (부정거리), 2) 감응청배(感應請陪, 속칭 산바라기), 3) 제석거리(帝釋巨里), 4) 별성거리(別星巨里), 5) 대거리(大巨里, 속칭 최장군거리), 6) 호구거리(戶口巨里), 7) 조상거리(祖上巨里), 8) 만신말명, 9) (축귀), 10) 창부거리(唱婦巨里), 11) 성조거리(成造巨里), 12) 구릉, 13) 뒷젼
큰 책; 1) 부정거리(不精巨里),
2) 제석거리(帝釋巨里), 3) 대거리(大巨里, 속칭 최장군거리), 4) 호구거리(戶口巨里), 5) 별성거리(別星巨里), 6) 감응청배(感應請陪), 7) 조상거리(祖上巨里), 8) 만신말명, 9) 구릉거리(巨里), 10) (성조거리) 11) 창부거리(唱婦巨里), 12) 축귀(逐鬼) 13) 뒷젼
두 책의 굿거리 순서와 해설 부분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괄호 안의 굿거리 명칭은 양자를 고려하여 적은 것이다. 부정거리의 그림에는 4명의 악사가 그려져 있는데, 위의 왼편에 해금(남성)과 오른편에 피리(남성)이 각각 그려져 있고, 아래의 왼편에 장구(여성), 오른편에 제금(여성)이 각각 그려져 있다. 서울 굿의 삼현육각 반주에서 피리와 해금의 양(兩)잽이 편성을 그린 것이다. 장구잽이는 흔히 ‘계대(啓對, 또는 기대)’라고 부르는 여성 음악인이고, 제금잽이는 조무(助巫)이다. 이런 악기 편성은 현재 서울 굿에서도 볼 수 있다. 이외에 각 굿거리에는 무당의 무복과 무구가 그려져 있는데, 이도 현재 서울 굿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무당내력은 19세기에 그려진 그림인데, 현재 서울 굿의 굿상, 무복, 무구, 악기 편성과 같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서울 굿의 현재 모습이 19세기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림으로 우리 문화 읽기 모임, 『무당내력류 그림 높아읽기』, 민속원, 2021. 서대석, 「무당내력 해제」, 『무당내력 영인본』, 서울대학교 규장각, 1996.
이용식(李庸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