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소기(年少妓), 가무여아(歌舞女兒), 창아(倡兒)
궁중과 지방 관아의 연향에서 활동하는 나이 어린 여기(女妓)
술과 음식을 들며 화합을 다지는 연향에서 악가무는 흥을 돋구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이다. 춤과 노래는 여자 예능인이 맡은 특기였고, 어린 나이에 선발하여 교육을 시키므로 동기가 있게 되었다.
공천(公賤) 신분의 어린 비(婢)를 뽑아서 재예를 가르쳐 궁중과 관아에서 악가무 활동을 하게 하였는데, 어릴 때는 동기(童妓)로 불렸다. 동기는 머리를 따서 길게 늘어뜨렸고, 성년(成年)의 여기, 즉 장기壯妓)는 얹은머리를 하였다. 「동래부사접왜사도」 10폭에서 동기 및 장기 모습을 볼 수 있다.
동기는 훗날 여기로서 활동하기 위한 재예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였지만, 동기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역할도 있었다. 〈연화대〉는 임금의 덕화에 감동하여 봉래(蓬萊)에서 두 동녀(童女)가 내려와 가무의 즐거움을 바친다는 내용으로 동기가 주인공이다. 12월 그믐 하루 전날의 나례(儺禮) 때는 〈학무(鶴舞)〉ㆍ〈처용무(處容舞)〉와 결합하여 연행되는데, 동기가 연꽃 속에 있다가 학이 연꽃을 쪼면 연꽃이 펼쳐지면서 두 동녀가 나와 춤추었다. 〈선유락〉은 배를 가운데 두고 여기들이 둥글게 두 개의 원을 만들어 춤추고 노래하는 내용인데, 두 명의 동기가 아름답게 꾸민 배에 앉아서 뱃놀이를 즐기는 역할을 하였다.
1744년(영조 20) 연향에서 〈연화대〉의 동녀 역할을 한 태매(太梅)와 인애(仁愛)가 11세이고, 만일을 대비한 동기예차(童妓預差)인 원애(元愛)와 송대운(松臺雲)이 각각 13세ㆍ16세였으며 【『갑자진연의궤』】, 1795년(정조 19) 연향에서 〈연화대〉의 동기인 복혜(福惠)와 금례(今禮)가 각각 15세ㆍ16세인 것으로 미루어 【『원행을묘정리의궤』】, 동기와 장기의 경계선은 16세로 보인다.
한편, 동기라 하여 항상 어린 아이가 맡는 역할만 하지는 않았다. 1481년(성종 12) 인정전에서 명나라 사신에게 베푼 연향에서 동기가 <아박(牙拍)>을 공연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성종실록』 성종 12년 8월 3일(乙巳)】, 1795년 혜경궁 회갑 진찬 때 화성의 동기인 15세의 복혜와 16세의 금례가 서울에서 내려온 31세의 의녀 춘운(春雲) 및 24세의 침선비 운선(雲仙)과 함께 〈첨수무(尖袖舞)〉를 추었다.
어렸을 때부터 악가무를 익히므로 동기의 교육 과정은 필수적이며, 정재 중에는 동기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었다.
『악학궤범』 『갑자진연의궤』 『원행을묘정리의궤』
김종수(金鍾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