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이만부가 저술한 『율려신서』 해설서
조선후기 유학자 식산(息山) 이만부(李萬敷, 1664~1732)가 악률 이론에 관한 성리학적 저술서인 북송대의 채원정의 『율려신서』를 해설한 책이다. 『식산선생문집(息山先生文集)』 38권 중 속집 권10으로 실려 있다. 이 책은 『율려신서』의 「율려본원」의 13개 항목을 그대로 다루고 있긴 하나 단순한 해설서는 아니고 『율려신서』에서 이해가 어려운 부분을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그림을 제시하는 등 보완하여 책의 제목과 같이 한 걸음 더 나간 해설 증보서라고 할 수 있다.
조선후기 성리학자들 사이에는 『율려신서』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이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해설서를 냈는데, 이만부의 「율려추보」는 박치원의 「율려신서」, 김근행 「율려신서차의」, 유희의 「율려신서적해」, 황윤석의 「율려신서」 등과 같은 류라고 할 수 있다.
○ 편찬정보
「율려추보」의 저자 이만부(李萬敷, 1664~1732)의 자는 중서(仲舒)이다. 집안은 남인(南人) 계열의 학자 집안으로 우암 송시열과 갈등으로 말미암아 당쟁에 휘말려 있었기 때문에 과거를 보지 않고 가학을 이어 성리학을 연구하여 많은 저술을 남겼다. 1813년 정종로(鄭宗魯)와 유림이 정본(定本)을 베끼어 원집(原集) 22권, 별집(別集) 4권, 속집(續集) 10권으로 구성, 목판으로 간행하였다. 이 중 「율려추보」는 속집 10권에 해당한다. 이만부의 저술은 현재 규장각, 국립중앙도서관,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율려추보」는 한국음악사료연구회에서 번역하여 『한국음악사학보』 8권과 9권에 게재한 바 있다.
○ 구성 및 세부정보
『율려추보』는 북송대 채원정(蔡元定)의 『율려신서』를 이만부가 본인이 이해한 바에 의해 해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율려추보』에서 구성하고 있는 13개의 항목은 다음과 같이 『율려신서』 중 「율려본원」과 항목이 똑같다.
律呂新書(一) 律呂本原(율려본원) | 律呂推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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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一 | 황종(黃鍾) | 황종(黃鍾) |
第二 | 황종지실(黃鍾之實) | 황종지실(黃鍾之實) |
第三 | 황종생11율(黃鍾生十一律) | 황종생11율(黃鍾生十一律) |
第四 | 12율지실(十二律之實) | 12율지실(十二律之實) |
第五 | 변율(變律) | 변율(變律) |
第六 | 율생5성도(律生五聲圖) | 율생5성도(律生五聲圖) |
第七 | 변성(變聲) | 변성(變聲) |
第八 | 84성도(八十四聲圖) | 84성도(八十四聲圖) |
第九 | 60조도(六十調圖) | 60조도(六十調圖) |
第十 | 후기(候氣) | 후기(候氣) |
第十一 | 심도(審度) | 심도(審度) |
第十二 | 가량(嘉量) | 가량(嘉量) |
第十三 | 근권형(謹權衡) | 근권형(謹權衡) |
제1 <황종>에서 황종율관(黃鍾律管)을 산출할 때 810분설을 따랐지만 공지름과 둘레를 산출하는 방식에 있어서 원전술과 개방법의 계산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제2 <황종지실>에서 황종의 실 177,147이 산출되는 과정을 해명했으며, 제3 <황종생12율>과 제4 <12율지실>에서 삼분손익법에 의해 11율을 산출하는 방법과 그 결과 12율의 실에 대해 설명하였다. 제5 <변율>에서 12정율(正律)을 얻은 후 마지막 11번째의 중려음에서 삼분손익해서 얻은 변황(變黃), 변임(變林), 변태(變太), 변남(變南), 변고(變姑), 변응(變應)의 6변율의 생성원리에 대해서 설명했다. 제6 <율생오성도>에서는 5성이 생성되는 원리를, 제7 <변성>에서는 변궁(變宮)과 변치(變徵)의 생성원리에 대한 설명이다. 제8 <84성도>는 12율과 7성이 결합하여 84성이 되는 원리에 대한 설명이고, 제9 <60조>는 12율을 궁으로 하는 7성, 즉 7음음계가 5조와 결합했을 때 나오는 60개의 조를 변율과 반성이 나오는 위치까지 표시한 60조도에 대한 설명이다. 제10 <후기>는 후기지법(候氣之法)의 실시 방법과 원리에 대한 해명이다. 제11에서 제13까지 항목은 황종의 길이·용량·무게가 도량형(度量衡)의 기본 단위라는 설명이다.
조선전기 악률에 대한 논의는 국가가 주도해서 이루어지고 이것을 바탕으로 실천했다면 조선후기에는 유학자들 사이의 담론으로 악률이 주제가 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채원정의 『율려신서』에 대한 해석이 주를 이루는데, 이 책 역시 『율려신서』의 해제라고 할 수 있다. 「율려추보」는 『율려신서』에서 복잡하게 계산하고 있는 율 산출과 수치 등에 대해서 보다 합리적인 계산법을 제시한다거나 양률 율려 재위로서 ‘衝’의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제시거나 60조에도에서 중려에 변율 표시를 한 잘못된 점을 바로잡거나 하여 『율려신서』의 접근성을 쉽게 하였다는데 의미가 있다.
김남형, 「『율려추보(律呂推步)』 해제와 영인」, 『한국음악사학보』 4, 한국음악사학회, 1990. 한국음악사료연구회, 「國譯 『律呂推步』」, 『한국음악사학보』 8~9, 한국음악사학회, 1992. 문주석, 「『율려추보』의 악률에 관한 연구」, 경북대학교 석사논문, 2001. 김수현, 『조선후기 악률론과 시악화성』, 민속원, 2012. 김수현, 「『律呂新書摘解』를 통해서 본 柳僖의 악률론 연구」, 『동방학』 22, 한서대 동양고전연구소, 2012. 김수현, 「金謹行의 「律呂新書箚疑」에 대한 연구」, 『한국음악사학보』 54, 한국음악사학회, 2015.
김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