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음』(『調音』)
1707년 운몽거사가 민간의 대엽류 가곡을 모아 편찬한 거문고 악보집
조선조 광해군 때 경기도 관찰사를 지낸 오정일(吳廷一, 1610~1670)의 후손 오천탁씨가 소장한 악보이다. 현재 경기도립박물관에 기증한 동복 오씨 가문의 유물 중에 포함되어 있다. 동복 오씨 유물 중에는 오정일의 부친 오단(吳旦, 1587~1666)이 1624년에 장악원 직장(直長)에 임명되어 받은 교지가 있어 주목되었다.
현재 원본은 ‘운몽금보 ; 조음’이라는 서명으로 경기도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영인본은 1997년에 국립국악원에서 『한국음악학자료총서』(32)의 일부로 간행되었다.
○ 체재 및 규격
필사본 1책 면. 세로 29.0cm×가로 16.5cm
○ 소장처 및 소장품 번호
경기도립박물관. 소장품 번호: 3318
○ 편찬연대 및 편저자 사항
책의 겉표지는 없고 첫 면에 악곡명 ‘조음(調音)’이 적혀 있다. 이 때문에 소장처인 경기도립박물관에서는 악보명을 『조음』이라 부른다.
정해년 11월 운몽거사가 쓴 이 악보의 후발문(後跋文)에 근거해서 운몽거사가 거문고 연주자 한립(韓立)의 악보를 저본으로 삼아 몇 가지를 가감하여 편찬한 악보로 추정되었다. 필사기 정해년은 수록된 악곡 내용을 통해서 1707년으로 추정되었다. 악보명은 편저자인 운몽거사의 아호를 따서 『운몽금보』라 지어진 이름이고, 이 명칭이 악보명으로 정착되어 널리 알려져 있다.
한립은 1671년(현종 12) 10월 27일 장악원 가전악(假典樂)으로, 1685년(숙종 11) 12월 19일에 전악(典樂)으로 낙점된 인물로 유명한 거문고 연주자이다. 그의 거문고 가락은 밀양 박씨 집안의 응천 후인(凝川后人)에 의해 편찬된 『한금신보(韓琴新譜)』(1724)에도 전한다.
이 악보의 후발문에 의하면 운몽거사는 노년에 벼슬을 그만두고 시골에 내려와 지내면서 젋은 시절부터 관심을 두었던 거문고를 배우기 시작하였다 한다. 당시 집안에는 오랫동안 돌보지 않던 거문고 한 대가 있고 아우가 빌어다 놓은 『금보』가 있기에 이를 보고 스스로 거문고를 익힐 수 있었다. 이 악보는 장악원의 악사 한립이 정리한 악보인데, 운몽거사는 거문고를 배우는 틈틈이 베껴 쓰고 여기에 양덕수(梁德壽)와 홍봉원(洪鳳遠) 등이 지은 악보의 내용을 보충하여 현전 『운몽금보』로 완성하였다고 한다. 운몽거사는 그의 부친이 장악원의 부정(副正)이었을 때 연로한 한립과 한 번 만난 적이 있었으나 그후 한립이 바로 고향인 진주로 내려가서 거문고를 배우지 못한 점이 몹시 아쉽다고 후발문에 남겼다.
○ 구성 및 내용
이 악보집에 수록된 악곡은 민간의 대엽류 노래이다.
〈조음(調音) 평조(平調)〉ㆍ〈우조(羽調) 조음〉ㆍ〈평조 반조음(半調音) 평됴반다ᄉᆞ림〉ㆍ〈우조 반조음 우됴반다ᄉᆞ림〉ㆍ〈만대엽 낙시조(樂時調) 느ᄌᆞᆫ한닙〉ㆍ〈북전(北殿) 평조 뒤뎐〉ㆍ〈북전 평조계면조〉ㆍ〈북전 우조〉ㆍ〈북전 우조계면조〉ㆍ〈중대엽 평조 제1 심방곡(心方曲) 듕한닙〉ㆍ〈중대엽 평조 제2〉ㆍ〈중대엽 평조 제3〉ㆍ〈중대엽 평조계면조 제1〉ㆍ〈중대엽 평조계면조 제2〉ㆍ〈중대엽 평조계면조 제3〉ㆍ〈중대엽 우조 제1〉ㆍ〈중대엽 우조 제2〉ㆍ〈중대엽 우조 제3〉ㆍ〈중대엽 우조계면조 제1〉ㆍ〈중대엽 우조계면조 제2〉ㆍ〈중대엽 우조계면조 제3〉ㆍ〈삭대엽 평조 제1 ᄌᆞᄌᆞᆫ한닙〉ㆍ〈삭대엽 평조 제2〉ㆍ〈삭대엽 평조 제3〉ㆍ〈삭대엽 평조계면조 제1〉ㆍ〈삭대엽 우조 제1〉ㆍ〈삭대엽 우조 제2〉ㆍ〈삭대엽 우조 제3〉ㆍ〈삭대엽 우조계면조 제1〉ㆍ〈회입조(回入調) 도드림〉 총 30곡이 수록돼 있다.
모든 악곡의 음의 높이와 연주법은 거문고의 합자보와 한글 육보로 기보된다.
이 악보집의 기보 방식은 다른 고악보에서 발견되지 않는 독특한 것으로, 〈북전〉ㆍ〈중대엽〉ㆍ〈삭대엽〉 제1, 제2, 제3의 다른 선율을 한 지면에 동시에 기록한다. 1행을 삼등분, 또는 이등한 후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제1지부터 여음까지 나란히 기보한다. 단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선율은 지면을 나누지 않고 하나만 기록한다.
이 악보집은 〈삭대엽 평조계면조 제2〉ㆍ〈삭대엽 평조계면조 제3〉ㆍ〈삭대엽 우조계면조 제2〉ㆍ〈삭대엽 우조계면조 제3〉을 결하고 있지만 수록된 각 악곡을 어떤 악보에서 가져왔는지 그 출처까지 세세히 기록하고 있다.
이 악보집에 수록된 평조와 우조의 〈반조음〉과 춤 출 때 쓰는 비리지곡(鄙俚之曲)인 〈회입조〉는 다른 악보에 없는 곡이라 주목된다. 전체적으로 연세대 소장 『금보』와 유사하지만 한글 구음(, 다로, 다링, ᄉᆞ랭)은 후대의 것이다.
[악보 차례]
조음(調音) 평조(平調)
우조(羽調) 조음
평조 반조음(半調音) 평됴반다ᄉᆞ림
우조 반조음 우됴반다ᄉᆞ림
만대엽 낙시조(樂時調) 느ᄌᆞᆫ한닙
북전(北殿) 평조 뒤뎐
북전 평조계면조
북전 우조
북전 우조계면조
중대엽 평조 제1 심방곡(心方曲) 듕한닙
중대엽 평조 제2
중대엽 평조 제3
중대엽 평조계면조 제1
중대엽 평조계면조 제2
중대엽 평조계면조 제3
중대엽 우조 제1
중대엽 우조 제2
중대엽 우조 제3
중대엽 우조계면조 제1
중대엽 우조계면조 제2
중대엽 우조계면조 제3
삭대엽 평조 제1 ᄌᆞᄌᆞᆫ한닙
삭대엽 평조 제2
삭대엽 평조 제3
삭대엽 평조계면조 제1
삭대엽 우조 제1
삭대엽 우조 제2
삭대엽 우조 제3
삭대엽 우조계면조 제1
회입조(回入調) 도드림
운몽거사의 후발문
『운몽금보』는 17세기경에 활약한 한립이라는 음악인과 『한립보』의 존재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조선후기 음악사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 악보는 한립의 거문고 가락이 전하는 『한금신보』와 함께 거문고 연주자 한립의 거문고 가락을 연구하는데 기초 자료가 된다. 한편 이 악보는 『양금신보』에서 가져온 음악도 포함하고 있어서 18세기 초반 민간 음악계에 끼친 『양금신보』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18세기 초반 거문고 명인의 악보를 매개로 향유되었던 조선의 지식인을 중심으로 형성된 거문고 음악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현재 『운몽금보』의 원본 소장정보는 경기도립박물관에서 제공되고 있다. 영인본은 국립국악원 홈페이지 ‘연구/자료-학술연구-영인ㆍ번역’ 섹션에서 원문 DB 서비스로 제공된다.
『양금신보』 연세대학교 소장 『금보』 『한금신보』
송혜진, 「운몽금보(雲夢琴譜)」, 『한국음악학자료총서』 32, 국립국악원, 1997. 최선아, 「『한금신보』(1724) 편찬자의 음악적 배경」, 『한국음악사학보』 51, 한국음악사학회, 2013; 『지음을 기다리며』, 민속원, 2021에 일부 내용을 수정하여 수록함. 최선아, 「조선후기 금론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2; 『조선후기 금론연구』, 민속원, 2017 재수록.
최선아(崔仙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