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표지 겉면에 ‘삼괴당장(三槐堂藏)’이란 장서기가 있고, ‘육당문고’ 도장과 ‘아세아문제연구소장’ 도장이 찍혀 있다. 이를 통해 이 악보의 전 소장자는 삼괴당이란 호를 가진 사람이고, 육당 최남선을 거쳐 현재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과거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내 육당문고)에 소장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원본은 ‘현학금보 필사본(玄鶴琴譜 筆寫本)’이라는 서명으로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영인본은 2004년에 국립국악원에서 『오희상금보(吳熹常琴譜)』라는 서명으로 『한국음악학자료총서』(39)의 일부로 간행되었다. 현재 이본으로 석암(石菴) 정경태(鄭坰兌, 1917∼2004) 소장본과 북한 소장본(『휘어(徽語)』) 2종이 전한다. 정경태 소장본은 1999년에 국립국악원에서 『현학금보(玄鶴琴譜)』라는 서명으로 『한국음악학자료총서』(34)의 일부로 간행되었다.
○ 체재 및 규격
필사본 1책. 세로 33.3cm×가로 21.1cm
○ 소장처 및 청구기호
고려대학교 도서관. 청구기호: 육당 C13 A1
○ 편찬연대 및 편저자 사항
책의 겉표지는 경성일보(1907년 4월 18일(목) 제175호) 신문지에 싸여 있다(원 표지는 알 수 없음). 표지 왼쪽에는 오려 붙인 한지에 적힌 악보명 ‘금보 전(琴譜 全)’과 편저자로 추정되는 ‘오초부(吳樵夫) 작(作)’이 보인다.
편찬연도와 편저자는 미상이지만, 초기 연구에서는 편찬연도와 편저자를 「진악해(進樂解)」에 보이는 간지 ‘임자(壬子)’와 ‘봉산초부 오희상 제(蓬山樵夫 吳熹常 題)’ 등의 기록에 근거해서 추정된 바 있다. 악보의 편찬연도 임자년은 기보법과 거문고 괘법 표기법에 근거해서 1852년으로 추정되었고, 편저자는 부안(扶安)의 변산(邊山)에 살았던 지방 악인 봉산초부 오희상으로 추정되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전반에 살았던 유학자 노주(老洲) 오희상(吳熙常, 1763∼1833)의 문집 기록과 악보 기록을 비교해서 노주 오희상을 편저자로 추정하였다. 편찬연도는 노주 오희상이 쓴 1828년에 금서(琴書)를 정리하고 있다는 편지에 근거해서 1828년 무렵으로 추정되었다. 북한에서도 이 악보의 이본인 『휘어』의 편찬자를 노주 오희상으로 추정하였다.
편저자로 추정되는 오희상의 본관은 해주(海州), 자는 사경(士敬), 호는 노주(老洲)이며, 오진주(吳晋周)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대제학 오원(吳瑗)이다. 아버지는 대제학 오재순(吳載純)이며, 어머니는 영의정 이천보(李天輔)의 딸이고, 예조판서 오재소(吳載紹)에게 입양되었다. 오희상은 성리학을 깊이 연구한 유학자로 음악을 중시한 가학의 분위기에서 성장하였다. 그는 거문고 연주를 하면서 인격수양을 하는 동시에 유가 성인의 신묘한 경지에 오르는 것을 지향하고, 당시의 음악적 문제에 대한 해답 역시 유가의 경전에서 그 근거를 찾는 등 유가적 음악관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한편 이 악보는 한지에 붉은 색의 판형을 찍고 붓으로 필사하였다. 붉은 색의 판형은 번진 흔적이 많으며, 어미 부분 상단에는 ‘옥구감리서(沃溝監理署)’, 하단에는 ‘제도(第道)’란 글이 찍혀 있다. 옥구감리서는 1899년(광무 3) 5월 4일에 전라북도 군산 지역에 설치되었던 외교 및 통상 행정 기관으로, 1906년(광무 10) 10월에 폐지되었다. 이를 근거로 이 악보는 1899년부터 1906년 사이에 당시 관료층에 의해 전사되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책의 겉표지가 경성일보(1907년 4월 18일(목) 제175호) 신문지에 싸여 있는 것을 근거로 책의 전사는 1907년 무렵에 완료된 것으로 추정된다.
○ 구성 및 내용
『오희상금보』는 수록된 내용을 기준으로 세 단락으로 나뉜다.
① 첫 번째 단락
첫 번째 단락은 오희상의 음악관을 엿볼 수 있는 「진악해(進樂解)」ㆍ「여오금사설(與吳琴師說)」을 수록한다.
「진악해」는 제목에서 악(樂)의 원론적인 문제를 거론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내용에서 음악현실을 대비시켜 놓음으로써, 이미 퇴색되어 버린 악의 원론적인 문제들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오히려 옛날과 달라진 지금의 음악 현실을 직시하고, 제대로 진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글쓴이의 의도가 담겨 있다. 「진악해」는 패러디기법을 이용하여 문학적 유희를 추구하고, 스토리텔링을 통하여 이야기의 화자인 이경순과 손님 그리고 주인공 같은 인물인 오희상의 음악관과 민간의 풍류방에서의 음악적 경험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여오금사설」에서는 오희상을 중국 춘추 시대 금(琴)의 명인이었던 백아(伯牙)와 비교하여 설명한다. 백아가 선생인 성련(成連)을 따라 성련의 스승인 자춘(子春)을 만나러 가던 중 봉래산(蓬萊山)에 혼자 남아 바다와 산악에서 들리는 자연의 소리를 듣고 스스로 적막감을 느끼고 신묘한 곡조를 얻어 천하의 빼어난 금(琴)의 명인이 되었다는 금곡(琴曲) 〈수선조(水仙操)〉의 ‘해산(海山)’ 설화에 근거하여, 오희상도 일찍이 부안의 변산 바닷가에 우거한 한 적이 있다고 하니 거기에서 거문고의 신묘함을 얻은 것 같다고 설명한다. 이 기록에 근거하여 편저자로 추정되는 오희상이 살았던 지명과 신분이 추정된 바 있다.
② 두 번째 단락
두 번째 단락부터 본격적으로 악보가 시작된다. 악보는 「현학금보(玄鶴琴譜)」는 상편(上篇)과 하편(下篇)으로 나뉜다. 악보의 상ㆍ하편 체제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상편에는 민간의 풍류방에서 연주되던 〈여민락〉ㆍ〈보허자〉ㆍ《영산회상》 계통의 거문고 음악이 수록되어 있고, 하편에는 거문고로 반주하던 가곡 계통 음악이 수록되어 있다. 이것은 『삼죽금보』 이후 현행 금보까지 이어지는 악곡 수록 순서이며, 『유예지』(1806~1813) 이전의 금보에서 보이는 앞부분에 노래를 수록하고 뒷부분에 기악곡을 수록하는 순서와 다르다.
두 번째 단락인 「현학금보」는 이론 부분이 먼저 나오는데 간단히 살펴보겠다.
〔현금규식(玄琴規式)〕은 거문고의 6현과 16괘에 관한 내용이다. 〔고금범례〕는 거문고를 연주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인데, 〔금유상하내외좌우지별(琴有上下內外左右之別)〕(거문고에는 위ㆍ아래, 안ㆍ밖, 왼쪽ㆍ오른쪽의 구분이 있다)에서는 거문고 본체의 각 부분 명칭을 소개하고 〔우수집시무지진예상이촌식지잡시요여지권이불신이(右手執匙拇指鎭銳上二寸食指迊是腰餘指拳而不伸而)〕로 시작하는 글에서는 거문고의 술대 잡는 법(집시법)을 설명하며, 〔안법(安法)〕 이하에 기록된 〔좌수무명지안유현(左手無名指按遊絃)〕 등에서는 왼손으로 거문고 줄을 짚는 법을 설명한다. 〔십육괘해견상규식(十六卦解見上規式)〕은 거문고 16괘에 관한 설명을, 〔문현지여시탄개유음위흥(文絃指與匙彈皆有音爲흥)〕 이하에서는 한글 거문고 구음을 설명한다. 〔좌수법각유안표(左手法各有眼標)〕와 〔표개성자획(標皆省字畫)〕에서는 왼손 주법 관련 연주 기호를 설명한다. 이어서 숨을 헤아리는 자인 〔양식척(量息尺)〕이 나오는데 양척으로 숨을 헤아릴 겨우 가곡 〈우계면 이삭대엽〉을 기준으로 한다고 설명한다. 계속해서 아악(雅樂)과 속악(俗樂)에 해당하는 악곡들의 악조를 설명하고, 〔평조기어성위궁고매곡개가이변화야(平調其於聲爲宮故每曲皆可以變化也)〕와 〔평조지체십체(平調之體十體)〕에서는 거문고로 평조 음악을 연주할 때의 수세를 설명한다. 이어서 〔격양두고법(擊兩頭鼓法)〕은 장구 치는 방법과 한글 장구 구음에 관한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조현법(調絃法)〕에서 거문고의 조현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이들 중 일부 내용이 『학포금보(學圃琴譜)』에서도 발견된다는 점에서 둘 악보가 같은 계통임을 알 수 있다.
범례에서 설명한 한글 거문고 육보로 기보된 〈여민락〉ㆍ〈보허사〉ㆍ《취타계주》ㆍ《영산회상》ㆍ《평조회상》 계통의 악보가 나온다.
〈우조(羽調) 장다사음(長多辭音)〉ㆍ〈계면조(界面) 다사음(多辭音)〉ㆍ〈여민락(與民樂)〉ㆍ〈고문(古文) 보허자(步虛子)〉(“碧煙籠曉”)ㆍ〈보허사(步虛詞)〉ㆍ〈금문(今文) 보허자〉(“碧煙籠曉”)ㆍ〈본환입(本還入)〉ㆍ〈소환입(小還入)〉ㆍ〈변입(變入) 삼현가락(三絃加樂)〉(현행 돌장에 해당)ㆍ〈위무팔난곡(魏武八難曲) 속칭 취타가락(吹打加樂)〉ㆍ〈취타환입두(吹打還入頭)〉ㆍ〈진왕파진악(秦王破陳樂) 속명 노군악(路軍樂)〉(현행 취타 2장에 해당)ㆍ〈가군악(家軍樂)〉ㆍ〈〈영산회상(靈山會上)〉(현행 상영산에 해당)ㆍ〈중영산(中靈山)〉ㆍ〈세영산(細靈山)〉ㆍ〈제지(除指)〉ㆍ〈삼현환입(三絃還入)〉ㆍ〈하현환입(下絃還入)〉ㆍ〈인로선(引老禪) 속칭 염불타령(念佛打泳)〉ㆍ〈농소수(弄素袖) 속칭 타령(打泳)〉ㆍ〈연풍대(軟風帶)〉(현행 군악에 해당)ㆍ〈계면완구(界面宛邱)〉ㆍ〈양청환입(兩淸還入)〉ㆍ〈우조완구(羽調宛邱)〉ㆍ〈평조(平調) 조현법(調絃法)〉ㆍ〈평우조(平羽調) 조음(調音)〉ㆍ〈평계(平界) 조음〉ㆍ〈평조 보허자 범팔장(凡八章)〉ㆍ〈귀보허사(歸步虛詞)〉ㆍ〈평조영산회상(平調靈山會上)〉ㆍ〈중영산〉ㆍ〈평조 하현(下絃)〉ㆍ〈우조 농수(羽調弄手) 속칭 우조타령(羽調打咏)〉이 수록돼 있다.
대부분의 악곡은 첫 한 행은 장고 점을 기록하여 한 장단이 어디까지인지 알게 한다. 일부 악곡은 행에 가로선이 보이는데 느린 곡에서는 대강의 역할을 하고 빠른 곡에서는 장단의 역할을 한다. 한글 거문고 육보로 음의 높이를 기보하는데 육보의 좌우에 지법, 현명, 괘차를 병기하여 주법을 해석하는데 도움을 준다. 다만 〈양청환입〉에는 육보 없이 지법과 괘차만 기록한다.
이 악보에는 『유예지』에 없는 〈우조가락제이〉, 〈계면가락제이〉, 〈양청환입〉이 나온다. 현재 거문고로 연주되지 않는 〈군중취타〉, 〈노군악〉, 〈가군악〉의 거문고 반주 선율이 주목된다.
이 중 도교 음악 〈보허자〉 계통 음악만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보허자〉의 악조를 우조에서 평조로 바꾼 〈평조 보허자〉는 『낭옹신보』에서부터 나오기 시작한 음악으로 간음이 추가되고 “벽연농효”의 가사가 탈락되면서 도교 음악이 “금을 연주하는 선비(爲琴之士)”의 음악으로 더욱 세속화 되었다. 현재 거문고로 연주되지 않는 〈귀보허사〉의 거문고 반주 선율도 주목된다. 〈보허자〉에서 파생된 〈귀보허사〉는 환입 부분에서 파생된 〈본환입〉(밑도드리), 〈소환입〉(웃도드리), 〈양청환입〉(양청도드리), 〈우조완구〉(우조가락도드리)와 달리 고금(古今)의 〈보허자〉의 지입 선율을 이용하여 민간 차원에서 더욱 세속화시킨 음악이다.
③ 세 번째 단락
세 번째 단락인 「현학금보」 역시 이론 부분이 먼저 나오는데 간단히 살펴보겠다.
하편은 『서경』 「우서」를 인용하여 순임금의 조정에서 천자의 맏아들이 악(樂)을 교육받았다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우선 악을 통한 교육의 중요성 및 악의 효능을 설명한다. 이어서 장단의 틀 위에 높거나 낮고 맑거나 탁한 소리의 구분과 12율의 조화를 구음에 담아 기보한 『오희상금보』의 체제를 설명한다.
「창탄선후변(唱彈先后辨)」에서는 오희상이 인격 수양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거문고 연주를 주목하고 거문고 연주를 통해서 유가 성인의 신묘한 모습을 추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서 옛 노래 한 바탕을 기록한 「고아가결차서(古雅歌闋次序)」와 당시의 노래, 유행가 한바탕을 기록한 「시속가결차제(時俗歌闋次第)」가 나온다. 옛 노래 한 바탕을 기록하기에 앞서, 체안사괘례도(體按四卦例圖)라는 제명 아래에 거문고 4괘법으로 연주하는 거문고 연주법을 구음으로 기록하여 악보의 해독을 돕는다.
먼저 「고아가결차서」는 다음과 같다.
〈평조만대엽(平調慢大葉)〉(“오ᄂᆞ리 오나리”)(악곡명 평조만대엽은 원문에 없음)ㆍ〈우평조이삭대엽(羽平調二數大葉)〉(“王祥의 鯉魚잡고”)ㆍ〈계평조삭대엽(界平調數大葉)〉(“銀河에 물이지니”)ㆍ〈우초중대엽(羽初中大葉)〉(“황하물이 ᄆᆞᆰ다더니”)ㆍ〈우조초삭엽(羽調初數葉)〉(“天皇氏 지으신 집을”)ㆍ〈우삼중대엽(羽三中大葉)〉(“삼동에 븨옷니다꼬”)ㆍ〈우조삼삭엽(羽調三數葉)〉(“屈原忠魂 ᄇᆡ의 은고기”)ㆍ〈계이중엽(界二中葉)〉(“벽ᄒᆡ갈류에”)ㆍ〈계면이삭대엽(界面二數大葉)〉(“芳草 우거진 골에”)ㆍ〈계면삼중대엽(界面三中大葉)〉(“淸凉山 六六峰을”)ㆍ〈계면삼삭대엽(界面三數大葉) 대가(臺歌)〉(“夕陽에 醉興을”)ㆍ〈북전(北殿) 후정화(後庭花)〉(“누은들 ᄌᆞ미오며”)ㆍ〈대가 계면중거삭엽(界面中擧數葉)〉(“秦淮에 ᄇᆡ이를 ᄆᆡ고”)가 수록돼 있다.
이어지는 「시속가결차제」는 다음과 같다.
〈우조초삭대엽(羽調初數大葉)〉(“天皇氏 지으신 집을”)ㆍ〈우조이삭대엽(羽調二數大葉) 남창(男唱)〉(“江湖에 期約을 두고”)ㆍ〈두 번째((其二) 여창(女唱)〉(“간밤에 부든 바람에”)ㆍ〈세 번째(其三) 중거삭대엽(重擧數大葉)〉(“景雲 鄕雲허니 日月이”)ㆍ〈네 번째(其四) 여창(女唱) 이자두(二字頭)〉(“이몸 싀여 뎌셔”)ㆍ〈우조삼삭대엽(羽調三數大葉)〉(“한슘은 바람이 되고”)ㆍ〈우조삼뇌(羽調三雷) 속칭 소용이〉(“아마도 태평헐션”)ㆍ〈계면초삭엽(界面初數葉) 남창(男唱)〉(“靑石嶺 지나거다”)ㆍ〈계면이삭대엽(界面二數大葉) 남창(男唱)〉(“雲淡風輕 近午天에”)ㆍ〈두 번째(其二) 여창(女唱)〉(“黃河遠上 白雲間허니”)ㆍ〈세 번째(其三) 남창(男唱) 중거대엽(中擧大葉)〉(“秋山이 夕陽을 셔여”)ㆍ〈네 번째(其四) 여창(女唱)〉(“西寒山 白鷺 ᄒᆞ고”)ㆍ〈다섯 째(其五) 남창(男唱) 혹 여창(女唱)〉(“문노라 져 禪師야”)가 수록돼 있다.
이상 대엽류 가곡 등을 기록하는데 악곡은 1행에 정확하게 두 장단에 해당하는 20점의 장고 점을 기록하여 한 장단이 어디까지인지 알게 한다. 거문고의 한글 육보로 음의 높이를 기보하는데 육보의 좌우에 지법, 현명, 괘차를 병기하여 주법을 해석하는데 도움을 준다. 다만 조성보 〈만대엽〉을 전사한 〈평조만대엽〉은 1행 9대강에 한글 거문고 육보, 적의 오음약보와 한글 육보, 노랫말이 병기되어 있다. 일부 노래의 경우 노랫말이 부가된 수파형 악보의 선율선을 함께 병기한다.
옛 노래 한바탕의 기록은 〈중대엽〉을 먼저 부르는 가창현실을 잘 보여주는데, 〈중대엽〉을 5장까지 부르고 〈중대엽〉의 대여음을 대신하여 〈삭대엽〉의 대여음을 연주한 후 〈삭대엽〉을 부르는 순서로 연창된다. 이때, 〈중대엽〉과 대가(臺歌)인 〈삭대엽〉의 노랫말은 서로 내용적으로 어울린 것을 선택하여 부른다. 이어지는 당시의 유행가 한바탕의 기록은 남창과 여창을 교대로 부르는 남녀 교대창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옛 노래의 노랫말에는 대부분 7언 절구로 한역한 초부 오희상의 소악부가 병기되어 있다. 예외로 〈계이중엽〉(“벽ᄒᆡ갈류에”)과 〈계면중거삭엽〉(“秦淮에 ᄇᆡ이를 ᄆᆡ고”)의 노랫말은 한시를 시조화한 것이다. 당시의 노래는 자하(紫霞) 신위(申緯, 1769~1845)의 소악부와 중국 시인의 한시를 노랫말로 하고 있다.
[악보 차례]
진악해(進樂解)
여오금사설(與吳琴師說)
현학금보(玄鶴琴譜)
현금규식(玄琴規式)
고금범례(鼓琴凡例)
금유상하내외좌우지별(琴有上下內外左右之別)
우수집시무지진예상이촌식지잡시요여지권이불신이(右手執匙拇指鎭銳上二寸食指迊是腰餘指拳而不伸而)
안법(安法) 좌수무명지안유현(左手無名指按遊絃)
십육괘해견상규식(十六卦解見上規式)
문현지여시탄개유음위흥(文絃指與匙彈皆有音爲흥)…
좌수법각유안표(左手法各有眼標)
표개성자획(標皆省字畫)
양식척(量息尺)
금이양척수식즉우계면제이삭대엽위준(今以量尺數息則羽界面第二數大葉爲準)
아악(雅樂)
평조기어성위궁고매곡개가이변화야(平調其於聲爲宮故每曲皆可以變化也)
평조지체십체(平調之體十體)
격양두고법(擊兩頭鼓法)
조현법(調絃法)
우조(羽調) 장다사음(長多辭音)
계면조(界面) 다사음(多辭音)
여민락(與民樂)
고문(古文) 보허자(步虛子)(“碧煙籠曉”)
보허사(步虛詞)
금문(今文) 보허자(“碧煙籠曉”)
본환입(本還入)
소환입(小還入)
변입(變入) 삼현가락(三絃加樂)
위무팔난곡(魏武八難曲) 속칭 취타가락(吹打加樂)
취타환입두(吹打還入頭)
진왕파진악(秦王破陳樂) 속명 노군악(路軍樂)
가군악(家軍樂)
영산회상(靈山會上)
중영산(中靈山)
세영산(細靈山)
제지(除指)
삼현환입(三絃還入)
하현환입(下絃還入)
인로선(引老禪) 속칭 염불타령(念佛打泳)
농소수(弄素袖) 속칭 타령(打泳)
연풍대(軟風帶)
계면완구(界面宛邱)
양청환입(兩淸還入)
우조완구(羽調宛邱)
평조(平調) 조현법(調絃法)
평우조(平羽調) 조음(調音)
평계(平界) 조음
평조 보허자 범팔장(凡八章)
귀보허사(歸步虛詞)
평조영산회상(平調靈山會上)
중영산(中靈山)
평조 하현(平調下絃)
우조 농수(羽調弄手) 속칭 우조타령(羽調打咏)
현학금보(玄鶴琴譜)
창탄선후변(唱彈先后辨)
고아가결차서(古雅歌闋次序)
체안사괘례도(體按四卦例圖)
평조만대엽(平調慢大葉)(“오ᄂᆞ리 오나리”)(악곡명 평조만대엽은 원문에 없음)
우평조 이삭대엽(羽平調二數大葉)(“王祥의 鯉魚잡고”)
계평조 삭대엽(界平調數大葉)(“銀河에 물이지니”)
우 초중대엽(羽初中大葉)(“황하물이 ᄆᆞᆰ다더니”)
우조 초삭엽(羽調初數葉)(“天皇氏 지으신 집을”)
우 삼중대엽(羽三中大葉)(“삼동에 븨옷니다꼬”)
우조 삼삭엽(羽調三數葉)(“屈原忠魂 ᄇᆡ의 은고기”)
계 이중엽(界二中葉)(“벽ᄒᆡ갈류에”)
계면 이삭대엽(界面二數大葉)(“芳草 우거진 골에”)
계면 삼중대엽(界面三中大葉)(“淸凉山 六六峰을”)
계면 삼삭대엽(界面三數大葉) 대가(臺歌)(“夕陽에 醉興을”)
북전(北殿) 후정화(後庭花)(“누은들 ᄌᆞ미오며”)
대가(臺歌) 계면 중거삭엽(界面中擧數葉)(“秦淮에 ᄇᆡ이를 ᄆᆡ고”)
시속가결차제(時俗歌闋次第)
우조 초삭대엽(羽調初數大葉)(“天皇氏 지으신 집을”)
우조 이삭대엽(羽調二數大葉) 남창(男唱)(“江湖에 期約을 두고”)
두 번째((其二) 여창(女唱)(“간밤에 부든 바람에”)
세 번째(其三) 중거삭대엽(重擧數大葉)(“景雲 鄕雲허니 日月이”)
네 번째(其四) 여창(女唱) 이자두(二字頭)(“이몸 싀여 뎌셔”)
우조 삼삭대엽(羽調三數大葉)(“한슘은 바람이 되고”)
우조 삼뇌(羽調三雷) 속칭 소용이(“아마도 태평헐션”)
계면 초삭엽(界面初數葉) 남창(男唱)(“靑石嶺 지나거다”)
계면 이삭대엽(界面二數大葉) 남창(男唱)(“雲淡風輕 近午天에”)
두 번째(其二) 여창(女唱)(“黃河遠上 白雲間허니”)
세 번째(其三) 남창(男唱) 중거대엽(中擧大葉)(“秋山이 夕陽을 셔여”)
네 번째(其四) 여창(女唱)(“西寒山 白鷺 ᄒᆞ고”)
다섯 째(其五) 남창(男唱) 혹 여창(女唱)(“문노라 져 禪師야”)
『오희상금보』는 앞부분에 〈여민락〉, 〈보허자〉, 《영산회상》 계통의 음악을 수록하고, 뒷부분에는 대엽류 가곡 계통의 음악을 수록하는 등 『삼죽금보』와 함께 가장 다양한 곡을 수록한 악보집 중의 하나이다. 특히 이 악보집에 수록된 대엽류 가곡은 18세기 〈중대엽〉을 먼저 부르고 〈삭대엽〉을 이어 부르는 ‘옛 노래 한바탕’과 남녀 교대창으로 부르는 ‘당시 유행하는 노래 한바탕’이 순서대로 기록되어 있다. 옛 노래는 대부분 7언 절구로 한역한 초부 오희상의 소악부가 병기되어 있고, 당시의 노래는 자하 신위의 소악부 등을 노랫말로 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 악보의 편저자 노주 오희상은 유가에서 말하는 인격수양과 성인의 신묘함을 거문고 연주를 통해서 구현하고자 한 유학자로, 이 악보는 19세기 전반 조선 문인들의 유가적 음악관과 거문고 연주를 통한 음악적 실천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현재 『오희상금보』의 원본 정보는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제공되고 있다. 영인본은 국립국악원 홈페이지 ‘연구/자료-학술연구-영인ㆍ번역’ 섹션에서 원문 DB 서비스로 제공된다.
『학포금보』 『현학금보』 『휘어』
송지원, 『한국음악의 거장들』, 태학사, 2012. 최선아, 『지음을 기다리며』, 민속원, 2021. 고보석, 「6박 계통의 보허자 파생곡 연구 : 〈소보허사〉ㆍ〈귀보허사〉ㆍ〈굿보허사〉ㆍ〈도드리〉를 중심으로」, 『국악원논문집』 27, 국립국악원, 2013. 권오성, 「吳憙常琴譜 步虛子考」,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박사학위논문, 1993. 권오성, 「『玄鶴琴譜』 解題」, 『한국음악학자료총서』 34, 국립국악원, 1999. 권오성, 「북한소재 고악보와 그에 대한 인식」, 『북한음악의 이모저모』, 민속원, 1999 김우진, 「吳熹常琴譜」, 『한국음악학자료총서』 39, 국립국악원, 2004. 최선아, 「『오희상금보』의 〈진악해(進樂解)〉 연구」, 『한국음악연구』 55, 한국국악학회, 2014. 최선아, 「노주(老州) 오희상(吳熙常)의 음악적 배경과 음악관」, 『한국음악사학보』 53, 한국음악사학회, 2014. 리찬윤, 『조선음악사』 1 上, 평양 : 예술출판사, 1987. 문성렵, 『조선음악사』 2, 평양 : 과학백과사전종합출판사, 1990.
최선아(崔仙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