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소장 『금보』(東國大學校 所藏 『琴譜』)
현재 악보의 원본은 ‘琴譜’라는 서명으로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소장처의 이름을 따서 『동대금보』라 불렸고 이 명칭이 악보명으로 정착되어 널리 알려져 있다.
영인본은 1987년에 국립국악원에서 『한국음악학자료총서』(22)의 일부로 간행되었다.
○ 체재 및 규격
필사본 1책 50장. 세로 29.0cm×가로 20.6cm
○ 소장처 및 청구기호
동국대학교 도서관. 청구기호: D 780.913 신53ㄱ
○ 편찬연대 및 편저자 사항
책의 앞표지 겉면에 악보명 ‘금보(琴譜)’가 보인다.
편찬연도와 편찬자는 미상이지만, 「서금보권후(書琴譜卷後)」에 “숭정 187년 계유 중춘(崇禎百八十七癸酉仲春)”라는 필사기로 인해 1813년 봄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 구성 및 내용
악보의 전반부는 「현금향부(玄琴鄕部)」란 제목 아래에 『양금신보』의 「금아부(琴雅部)」 전반과 「현금향부」의 조현법ㆍ안현법ㆍ합자 등의 내용인 금론(琴論)을 옮겨 적었다.
이어지는 악곡은 『양금신보』의 것을 거의 그대로 옮겨 적었다.
〈만대엽(慢大葉) 낙시조(樂時調)〉ㆍ〈북전(北殿)〉(“흐리누거”)ㆍ〈우(又)〉(“白雪이”)ㆍ〈중대엽(中大葉) 속칭 심방곡(心方曲)〉(“오ᄂᆞ리”)ㆍ〈우(又)〉(“이 몸이”)ㆍ〈우(又)〉(“이 몸이”)ㆍ〈중대엽 우조(羽調)〉ㆍ〈중대엽 우조계면조(羽調界面調)〉ㆍ〈감군은(感君恩) 평조 사편(平調 四篇)〉ㆍ〈조음(調音) 평조 속칭 다ᄉᆞ림〉ㆍ〈조음 우조〉 총 10곡이 수록돼 있다.
여기에는 『양금신보』의 〈중대엽 평조계면조(平調界面調)〉가 누락되었고, 〈중대엽 우조 우(又)〉(“이 몸이”)가 중복해서 수록되었다. 〈중대엽 평조계면조〉를 결한 점은 『양금신보』를 전사한 박기환 소장 『금보단』과 같다.
〈만대엽 낙시조〉와 〈조음〉은 반행 단위로 기록되었고, 〈북전〉은 1행 8정간 3대강의 정간보에 기록되었다. 단 〈북전〉 1지의 첫 2행은 오기로 보인다. 나머지 악곡은 모두 1행 (8정간이 내재된)무정간 3대강에 기보되었다. 음의 높이와 연주법은 오음약보, 합자보, 한글육보, 시용궁상각치우 등으로 기보되었다.
『양금신보』의 편저자 김두남(金斗南)의 발문은 누락되었다.
이어서 금보 뒤에 쓴다는 「서금보권후(書琴譜卷後)」가 나온다.
먼저 5음과 12율려에 대한 노래와 그림에 대한 5음상생가(五行相生歌), 5음상생도(五音相生圖), 율려격팔상생도(律呂隔八相生圖), 율려상생가(律呂相生歌)가 나오는데 이것은 『악학궤범』(1493)에 있는 것과 유사하다. 이어서 주희(朱熹)가 유병산(劉屛山) 선생의 금인 복재(復齋)와 몽재(蒙齋), 황자후(黃子厚)의 금인 순고(純古), 본인의 금인 자양(紫陽)에 쓴 금명(琴銘)이 나온다.
계속해서 《영산회상》 계열 악곡과 〈웃도드리(삭회산)〉ㆍ〈밑도드리(만회산)〉가 나온다.
〈만영산(慢靈山) 5장〉ㆍ〈중영산(中靈山) 5장〉ㆍ〈삭영산(數靈山) 5장〉ㆍ〈가락드리〉ㆍ〈삼현회산(三絃會山)〉ㆍ〈삭회산(數會山) 속칭 잔도드리〉ㆍ〈하현회산(下弦會山) 하현도드리〉ㆍ〈염불회상(念佛會山) 속칭 염불도드리〉ㆍ〈평조타령(平調打鈴)〉ㆍ〈우조타령(羽調打鈴) 혹운(惑云) 군악(軍樂)〉ㆍ〈만회산(慢會山) 속칭 하청도더리) 총 11곡이 수록돼 있다.
모든 악곡은 흑, 백, 반흑반백으로 된 장구의 장단 부호와 함께 〈만영산〉ㆍ〈중영산〉은 1행 20정간, 〈삭영산〉과 〈가락드리〉는 반행 10정간, 〈삼현회산〉부터 〈염불회상〉까지는 6정간, 〈평조타령〉과 〈우조타령〉은 반행 8정간, 〈삭회산〉과 〈만회산〉은 6정간에 음의 시가를 기보하고, 거문고의 합자보와 한글 육보로 음의 높이와 연주법을 기보한다.
《영산회상》의 내용은 『죽취금보』(1890)의 것과 동일한데, 〈만영산〉 5장 1, 2각은 현행 〈중영산〉 초장 1, 2각에 해당한다.
이 악보집 말미에 거문고를 만드는 방법인 작금법(作琴法), 양금을 만드는 방법인 작양금법(作良琴法), 적을 새로 만드는 방법인 적죽신조법(笛竹新造法), 해금의 치수에 대한 해금통(奚琴桶)이 기록돼 있어서 19세기 전반 국악기의 치수를 알게 한다.
[악보 차례]
현금향부(玄琴鄕部)
만대엽(慢大葉) 낙시조(樂時調)
북전(北殿)〉(“흐리누거”)ㆍ우(又)(“白雪이”)
중대엽(中大葉) 속칭 심방곡(心方曲)(“오ᄂᆞ리”)ㆍ우(又)(“이 몸이”)ㆍ우(又)(“이 몸이”)
중대엽 우조(羽調)
중대엽 우조계면조(羽調界面調)
감군은(感君恩) 평조 사편(平調 四篇)
조음(調音) 평조 속칭 다ᄉᆞ림
조음 우조
서금보권후(書琴譜卷後)
오행상생가(五行相生歌)
오음상생도(五音相生圖)
율려격팔상생도(律呂隔八相生圖)
율려상생가(律呂相生歌)
유병산 복재 몽제 이금명(劉屛山復齋蒙齋二琴銘)
황자후금명(黃子厚琴銘)
자양금명(紫陽琴銘)
영산회산배록(靈山會山拜錄)
만영산(慢靈山) 5장
중영산(中靈山) 5장
삭영산(數靈山) 5장
가락드리
삼현회산(三絃會山)
삭회산(數會山) 속칭 잔도드리)
하현회산(下弦會山) 하현도드리
염불회상(念佛會山) 속칭 염불도드리
평조타령(平調打鈴)
우조타령(羽調打鈴) 혹운(惑云) 군악(軍樂)
만회산(慢會山) 속칭 하청도더리
작금법(作琴法)
작양금법(作良琴法)
적죽신조법(笛竹新造法)
해금통(奚琴桶)
『동대금보』는 1813년에 편찬된 악보로 필사 연대가 명확하여 고악보 연대 해석의 기준이 되고 있다. 19세기 초반 악보임에도 불구하고 전반부는 『양금신보』를 충실히 전사하여 19세기 초반까지 민간 음악계에 끼친 『양금신보』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이 악보의 후반부는 19세기 초반의 《영산회상》 계열 악곡과 〈도드리〉 계열을 연결해서 연주하는 현행 《별곡》의 초기 형태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장단을 가리키는 장고점 부호가 처음 등장한다는 점과 18세기 금보에 잘 사용되지 않던 정간이 다시 19세기 기보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이 악보는 주희가 쓴 중국의 고금의 금명을 포함하는 등 한국의 거문고를 중심으로 한 19세기 초 동아시아의 금(琴)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거문고뿐 아니라 양금과 적, 해금의 구조와 치수까지 기록하고 있어 당시의 국악기 구조를 이해하는데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
현재 『동대금보』의 원본 소장정보는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제공되고 있다. 영인본은 국립국악원 홈페이지 ‘연구/자료-학술연구-영인ㆍ번역’ 섹션에서 원문 DB 서비스로 제공된다.
박기환 소장 『금보단』 『양금신보』 『죽취금보』
강명관 외, 『역주 고악보』 1, 민속원, 2021. 김영운, 「3. 동대금보(東大琴譜)」, 『한국음악학자료총서』 22, 국립국악원, 1987. 이혜구, 「현존 거문고보의 연대고」, 『국악원논문집』 1, 국립국악원, 1989; 「현존 거문고보의 연대고」, 『한국음악논고』,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5 재수록. 최선아, 「조선후기 금론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2; 『조선후기 금론연구』, 민속원, 2017 재수록.
최선아(崔仙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