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이 창안한 정간보를 살펴보면, 3정간과 2정간의 묶음 단위가 음악에 내재되어 있었으나, 그러한 묶음의 단위를 구분하지 았았다. 이러한 묶음의 단위를 세조대왕이 그물의 구조인 대강(大綱)을 악보에 적용하는 방법을 창안한 것이다. 본래 대강은 고기를 잡는 그물의 중간 중간에 사용하는 굵은 줄을 가리키는 용어였다. 따라서 세조실록의 악보에는 3정간, 2정간, 3정간을 묶음으로 하는 대강으로 구분하여 악곡의 시작이 제1대강 또는 제2대강 또는 제3대강인지를 알 수 있도록 하였다.
정간보 한 행(行)을 여섯 대강으로 구분하는 방법은 조선 후기까지 사용되었으며, 영조대왕(1694~1776)때 편찬한 『대악후보』(1759)에서는 4정간.2정간.4정간.4정간.2정간.4 정간 단위로 대강을 구분하였다. 한편 민간에서는 17세기 무렵까지 3정간.2정간.3정간.3정간.2정간.3정간의 육대강을 사용하였으나, 『한금신보』(1724)에서는 정간없이 대강만을 사용하였다.
20세기 초중반에 정간기보법을 정비하면서 장고의 양편(덩)과 북편(쿵) 타점을 기준으로 대강을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 상영산과 중영산에서는 6정간.4정간.4정간.6정간 단위로 대강을, 세령산과 가락덜이에서는 3정간.2정간.2정간.3정간 단위로 대강을, 타령과 군악에서는 3정간.3정간.3정간.3정간 단위로 대강을, 가곡에서는 11정간.5정간 단위로 대강을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 6정간을 사용하는 도드리장단 악곡에서는 대강 구분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정간보의 16정간을 6개 대강으로 나누어 사용하였기 때문에 6대강이란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정간보에 대강을 그어 주면 음악의 리듬을 쉽게 읽어 연주할 수 있고, 음악의 리듬 구조가 3.2.3인지, 2.3.3인지, 3.3.2인지를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느린 6대강 구조를 간직하고 있는 음악으로는 가곡을 들 수 있는데, 가곡의 16박 장단은 육대강의 제3대강에서 시작하는 악곡이다. 가곡을 악보화 하였던 20세기에는 6대강의 구조를 인식하지 못하여 3,3,2대강으로 악보를 편찬하여 왔으나, 『여창가곡 열여섯닙』(2024)에서는 3, 2,3대강으로 악보를 편찬하고 있다.
빠른 6대강 구조를 간직하고 있는 음악으로는 동해안 별신굿에 쓰이는 청보장단을 들 수 있다.
김기수, 국악입문, 은하출판사, 1975. 장사훈, 『국악대사전』, 세광음악출판사, 1984. 홍순욱, 『20세기 정간보 기보체계 형성 연구』, 서울대학교박사논문, 2018. 『세조실록악보』
김우진(金宇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