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묘제례악 중 제기와 음식을 거두는 철변두(徹籩豆) 절차에 연주하는 악곡의 이름
문묘제례 중 철변두 절차에서 연주되는 악곡으로, 당상(堂上)의 등가가 연주하는 남려궁의 악곡이다. 음악의 연주와 함께 악장을 노래 부르고 일무는 추지 않는다. 철변두는 제기와 음식을 거두는 의식으로, 초헌ㆍ아헌ㆍ종헌의 삼헌례를 마친 뒤 변(籩)・두(豆) 등의 제기를 조금씩 옆으로 옮긴다. 이 때 무무도 퇴장한다. 오안지악의 악장은 원나라 임우(林宇)의 「대성악보」 중 철두(徹豆) 오안지곡의 악장과 같다. 「대성악보」의 철두 오안지곡 악장은 북송 휘종 대관(大觀) 4년(1110)에 대성부(大晟府)에서 찬한 것으로, 이 때 문묘제례에 비로소 철두의 절차가 포함되기 시작하였고 오안지악이란 곡이름도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중국에서는 명대부터 절차가 철찬(徹饌)으로, 곡이름도 〈함화(咸和)〉・〈함평(咸平)〉 등으로 바뀌었지만, 우리나라 문묘제례악의 오안지악은 곡이름이나 악장 모두 북송 휘종 대관 연간에 대성부에서 찬한 것을 현재까지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절차를 철변두라 칭한 점에서는 송대의 철두와 차이가 있다. 오안지악의 악장 희상재전 변두재열(犧象在前 籩豆在列) 희준과 상준은 앞에다 놓고, 변과 두는 좌우로 벌여놓아 이향이천 기분기결(以享以薦 旣芬旣潔) 제향 드리오니 향기롭고 깨끗하도다. 예성악비 인화신열(禮成樂備 人和神悅) 예가 이루어지고 음악이 갖추어져지니 사람은 화하고 신께서도 기쁜지고. 제즉수복 솔준무월(祭則受福 率遵無越) 제사 지내면 복을 받으니 한결같이 예법 따라 어김이 없도다.
번역 출처: 국립국악원 발행, 『국악전집 9』, 《문묘제례악》(1981)
정화순(鄭花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