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법에 관한 가장 오랜 내용은 악학궤범의 거문고 조에 보이는 <우수집시도>이며, 이것은 그림만 제시되었고, 설명은 없다. 술대를 잡는 방법에 관한 가장 오랜 기록은 19세기 후반에 편찬된 <오희상금보>와 필사본인 <현학금보> <초학금서>의 고금범례(鼓琴凡例)에 있다. 오희상금보에는 <모지는 위 2촌 부분을 누르고, 식지는 허리 부분을 감아 쥐고, 나머지 손가락은 주먹을 쥐되 굽히지 않는다.> 고 하고, <술대의 위 반 마디가 장지와 식지의 사이에 위치하고, 술대의 끝 부분이 모지 식지의 긑쪽에 끼운다>는 상세 설명이 있다. <초학금서>에는 같은 내용이 한글로 토를 달아서 기록되었다.
집시법은 오른손으로 거문고의 술대를 잡는 법이다. 술대는 오른 손으로 잡으며, 식지와 장지의 사이 안쪽에 술대의 상단을 낀 후 식지로 술대를 감아 쥔 후, 모지로 술대의 하단 쪽을 눌러 고정하며, 장지 무명지 소지를 가볍게 말아 쥔다. 장지, 무명지, 소지의 모양을 기준으로 자(自)자 형과 주먹 형 두 가지 방법이 쓰이고 있다. 전자는 장지 무명지 소지의 바깥(손등) 쪽을 평평하게 하여 잡는 법으로 15-16세기부터 사용되었고, 현재는 주로 정악의 연주에 사용되고 있다. 후자는 장지 무명지 소지의 "끝이 손바닥에 닿도록 말아 쥐는 법으로 17-18세기 무렵 이후에 사용되었고, 현재는 산조와 같이 빠른 음악을 연주할 때 사용되고 있다.
『악학궤범』, 국립국악원, 2011. 『오희상금보』, 『한국음악학자료총서』 제39집, 국립국악원, 2004. 『초학금서』, 『한국음악학자료총서 제40집』, 국립국악원, 2005. 『현학금보』, 『 한국음악학자료총서 제34집』, 국립국악원, 1999. 김우진, 『거문고산조』, 민속원, 2013.
김우진(金宇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