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와 세로로 나란한 선을 그린 네모난 칸을 일컫는 용어. 정간의 묶음 단위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한 굵은 선을 대강이라 부른다.
본래는 글자의 가로 세로를 맞추기 위해 사용하던 방법이었는데, 이와 같은 예를 여주 신륵사 대장각기비(1383)에서 확인할 수 있다. 즉 글자를 쓰기 위해 한지(韓紙)를 가로와 세로로 접어서 네모난 칸을 표시한 후 각 칸에 글자를 쓰면 글자를 일정한 크기와 간격을 맞추어 쓸 수 있다. 또 임금을 가리킬 때는 그 글자의 위 칸을 비우거나 다른 글자보다 한 줄 높은 곳에 썼다.
세종대왕(제위 1397-1450)은 이러한 방법을 응용하여 칸살의 안에 율자를 기록하고, 긴 싯가의 음은 빈칸을 두는 방법으로 음악의 싯가를 표시할 수 있는 기보방법을 창안하였다. 세종실록악보는 32정간을 사용하다가, 세조실록악보 이후에는 16정간을 주로 사용하였으며, 민간에서는 대강만을 표시하는 기보법을 사용하기도 하였고, 속악원보(19세기 후반)에는 20정간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현재는 음악의 장단을 고려하여 4정간, 5정간, 6정간, 8정간, 10정간, 12정간, 16정간, 20정간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18세기까지 1정간에 1음을 기록하고, 빈칸의 수로 음의 길이를 표시하였고, 삼죽금보(1841)에 1정간에 2음을 기록하기 시작하였다. 20세기 초에 편찬된 악보에서는 1박을 2정간 또는 3정간에 기록하기도 하였다. 현재는 1박을 1정간에 기록하는 것을 기본으로하고, 1박보다 짧은 음은 1정간에 4-5음을 기록한다. 그 이상의 음을 기보할 때는 음형(音形)에 따라 여러가지 부호를 이용하여 기록하는데, 이와 같은 방법은 20세기 중반에 국립국악원에서 정리한 방법이다.
정간 안에 음고와 타법 등을 기록한 악보를 정간보라 부르며, 시대에 따라 주로 사용하였던 음고 기보법 또는 연주 기보법을 기록하였다. 정간에 함께 사용된 기보법에는 율자, 오음약보, 합자보, 육보, 장고보, 북보, 노래 가사 등을 기록하여 악보로 사용하였다. 오늘날 정간보는 정간에 5옥타브의 율자를 기록하며, 이 방법은 이왕직아악부에서 정비되기 시작하여, 20세기 중반에 국립국악원에서 완성된 방법이다.
「여주 신륵사 대장각기비」, 『세종실록악보』 『세조실록악보』 『금합자보』 『속악원보』 『삼죽금보』 『방산한씨금보』 김기수, 『대금정악』, 은하출판사, 1984. 이주환, 「시조창의 연구」, 『등간본』. 홍순욱, 「20세기 정간보 기보체계 형성 연구」, 2018.
김우진(金宇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