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토리’라는 의미로 진경토리와 구성음이 같으나 종지음이 ‘도’인 음악 양식.
신경토리는 ‘솔라도레미’구조로 되어 있고 ‘도’로 종지한다. 구성음이 진경토리와 동일하나 종지음이 바뀌었으며, 주로 신민요(新民謠)에 많이 사용된다. 신경토리는 서양음악 장조의 영향을 받아 종지가 변화된 것이므로 새로운 경토리라는 의미에서 ‘신경토리’라 명명한 것이다.
신경토리는 20세기 초반에 서양음악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만들어진 신민요 계열에서 자주 사용되었다. 20세기 이전부터 내려오는 곡들 중에도 신경토리와 동일한 음계 구조를 가진 곡들이 더러 발견되지만 본격적인 신경토리의 발생은 20세기 초반으로 볼 수 있다.
경기민요 가운데 ‘도’로 종지하는 신경토리의 악곡으로는 <아리랑>, <노들강변>, <풍년가>, <양류가>, <자진방아타령> 등이 있다.
<아리랑>은 나운규 감독의 영화 <아리랑> 주제곡으로서 서양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연주되었던 곡이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위해 편곡되는 과정에서 화음이 붙고 ‘도’ 종지를 하게 되었으며 전체적으로 진경토리 특유의 빈번한 순차진행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 곡보다 앞서 불리고 있던 <구아리랑>이나 <긴아리랑> 등이 ‘솔’로 종지하는 진경토리였던 것과 비교하면 종지음의 차이와 선율진행의 특성을 비교 확인할 수 있다.
<아리랑>과 같이 서양음악 영향으로 종지음 뿐 아니라 선율 진행의 특성도 변화한 악곡으로는 <노들강변>과 <양류가> 등을 들 수 있다. <노들강변>은 1930년대에 널리 유행한 신민요로서 신불출 작사, 문호월 작곡, 박부용이 노래한 신민요로 작사자와 작곡자가 분명하게 밝혀진 창작곡이다. 신민요 가운데 경토리의 특징을 잘 살린 곡으로 꼽히지만 곡의 종지는 ‘도’이고 선율 진행 방식에서도 순차진행의 특징이 강하지 않다. <양류가>는 ‘솔라도레미’의 음계를 사용하지만 ‘라’음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므로 경토리의 순차 진행 역시 잘 드러나지 않는다.
<풍년가>는 순차 진행의 특성이 잘 드러나되 종지만 ‘도’로 한다는 점에서 <아리랑>과는 성격이 약간 다르다. <풍년가>의 선율은 일반적인 민요보다 반복성이 적다. 그리고 상행 선율이 자주 등장하여 기악곡적 특성을 보인다. 따라서 <풍년가>는 서양음악의 영향보다는 기악곡 기반의 성악곡으로서 기악곡의 특징인 ‘도’종지가 반영되었을 것으로 본다.
<자진방아타령>은 사당패나 선소리패가 불렀던 전문가의 노래였으나 <방아타령>과 더불어 여러 지역의 향토민요로 다시 수용되어 유희요나 노동요로도 불리는 곡이다. 전문가의 노래인 만큼 음역이 넓어 ‘솔라도레미’보다 더 낮은 ‘레’음을 간혹 사용하지만 전체적으로 골격음은 ‘솔라도레미’이고 ‘도’로 종지한다. 다른 곡들보다 역사가 길기 때문에 서양음악의 영향이 아닌 전국적 활동을 했던 사당패 소리 고유의 특성일 것으로 본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이를 방아타령토리, 또는 북부경토리와 같은 이름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신민요에 사용되는 신경토리가 있는가 하면, 사당패소리 계열의 신경토리와 기악곡 기반의 신경토리 등 다른 요인에 의해 종지음이 달라진 유형도 함께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남부경토리(남도경토리, 성주풀이토리)로 불리는 음악 양식도 ‘솔라도레미’에 ‘도’ 종지라는 점에서 신경토리와 동일하므로 간혹 이들을 하나로 묶어 보기도 한다. 그러나 남부경토리는 엄밀하게 따졌을 때 신경토리와는 계열이 다르다. 특히 시김새의 사용에서 남부경토리에 육자배기토리와 같은 시김새적 특성이 나타난다는 점은 신경토리에 순차진행과 같은 진경토리의 특징이 드러난다는 점과 대비된다. 또한 신경토리로 분류되는 악곡에 20세기 초반에 만들어지지 않은 전통 악곡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신경토리를 반드시 ‘새로 만들어진’것으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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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정(金惠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