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묘제례악》 중 영신과 송신의 절차에 연주하는 악곡의 이름
문묘제례(문묘제례악) 중 신을 맞이하는 절차인 영신(迎神)과 신을 보내는 절차인 송신(送神)에 당하(堂下)에 진설되는 헌가(軒架)가 연주하는 악곡의 이름이다. 영신악 응안지악은 『악학궤범(樂學軌範)』(1493)에 수록되어 있는 아악 15궁 가운데 황종궁ㆍ중려궁ㆍ이칙궁ㆍ남려궁 4궁을 채용한 것이고, 송신악 응안지악은 15궁 가운데 송신 황종궁을 차용한 것이다. 따라서 영신악 응안지악의 황종궁과 송신악 응안지악의 송신 황종궁은 황종궁이라는 공통점만 있을 뿐, 서로 다른 악곡들이다. 『악학궤범』 소재 아악 15궁은 『세종실록』 「악보」의 제례 아악 “황종궁1”의 12궁과 “황종궁2”의 황종궁ㆍ협종궁ㆍ임종궁 3궁을 취한 것이다. 그리고 『세종실록』 「악보」의 제례 아악 “황종궁1”과 “황종궁2”는 원나라 임우(林宇)의 「대성악보」 가운데 영신악 “황종궁(黃鍾宮)”과 송신악을 근거로 하였다. 그러므로 문묘제례악의 영신 “황종궁”은 임우의 「대성악보」 가운데 영신악 “황종궁”과 같고, 송신의 “황종궁”은 임우의 「대성악보」 가운데 송신악과 같다. 연주시, 영신악 응안지악은 황종궁 3성ㆍ중려궁 2성ㆍ남려궁 2성ㆍ이칙궁 2성으로 연주하고 문무인 〈열문지무〉를 춘다. 반면 송신악 응안지악은 송신 황종궁 1성만을 연주할 뿐, 일무를 수반하지 않는다. 조선 전기에 연주되었던 영신ㆍ송신악 응안지악에는 악장이 없었으나 1690년(숙종 16)에 악장이 추가되면서 비로소 영신악 응안지악은 노래[가(歌)]・춤[무(舞)]・기악[악(樂)]의 종합예술을 이루게 되었고, 송신악 응안지악은 노래와 기악을 겸비하게 되었다. 이 때 추가된 영신ㆍ송신악 응안지악의 악장은 임우의 「대성악보」 중 영신악 응안지곡의 “황종궁”과 송신악 〈영안지곡(寧安之曲)〉의 악장과 같다. 「대성악보」의 영신악 응안지곡은 “황종궁” 3성ㆍ“대려위각(大呂爲角)” 2성ㆍ“태주위치(太簇爲徵)” 2성ㆍ“응종위우(應鍾爲羽)” 2성을 연주하되 악조별로 각각 악장이 갖추어져 있어 총 네 수의 악장을 노래한다. 반면, 우리나라 영신악 응안지악은 「대성악보」의 영신악 〈응안지곡〉 중 “황종궁”의 한 악장만을 취한 뒤 그것을 황종궁 3성ㆍ중려궁 2성ㆍ남려궁 2성ㆍ이칙궁 2성에 모두 통용한다. 「대성악보」의 영신악 〈응안지곡〉과 송신악 〈영안지곡〉 악장은 북송 휘종 대관(大觀) 4년(1110)에 대성부(大晟府)에서 지은 것이지만, 대성부 송신악의 곡이름이 〈응안지곡〉인 점에서 차이가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문묘제례악의 영신ㆍ송신악 응안지악은 곡이름이나 악장 모두 북송 휘종 대관 연간에 지어진 대성부의 악장을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다. 문묘제례악의 영신ㆍ송신악으로 응안지악이란 곡이름이 처음 사용된 것은 북송 인종 경우(景祐) 원년(1034)부터이다. 이후 명대에는 영신ㆍ송신악 〈함화지곡(咸和之曲)〉, 청나라 초기의 영신ㆍ송신악 〈함평지곡(咸平之曲)〉을 거쳐 청 건륭 6년(1741)부터 영신악 〈소평지장(昭平之章)〉ㆍ송신악 〈덕평지장(德平之章)〉으로 바뀌었다가 민국(民國) 초기에 영신악 〈소화지장(昭和之章)〉・송신악 〈덕화지장(德和之章)〉으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까지 송대의 곡이름과 악장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영신례의 응안지악악장 대재선성 도덕존숭(大哉先聖 道德尊崇) 크시도다, 글을 펴신 성인이여! 도학이 높으시고 덕업도 높으시어 유지왕화 사민시종(維持王化 斯民是宗) 왕도의 교화를 한 몸에 가지시니 사람들이 종사로 모십니다. 전사유상 정순병륭(典祀有常 精純并隆) 제사 드림에 떳떳함이 있어 깨끗하고 순수하여 융숭하도다. 신기래격 오소성용(神其來格 於昭聖容) 신께옵서 내리어 강림하시매 아! 성하신 의용도 밝으시도다. 송신례의 응안지악악장 유엄학궁 사방래종(有嚴學宮 四方來宗) 엄숙한 학궁에 사방에서 와 높이도다. 각공사사 위의옹용(恪恭祀事 威儀雍容) 제사를 받드오니 위의가 온화하도다. 흠자유형 신어환복(歆玆惟馨 神馭還复) 향기로운 제물 흠향하시고 신께서 돌아가시도다. 명인사필 함응백복(明禋斯畢 咸膺百福) 정결한 제사 마치니 온갖 복을 받으리로다.
번역 출처: 국립국악원 발행, 『국악전집09』, “문묘제례악”(1981)
정화순(鄭花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