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안지곡(壽安之曲), 수안악(壽安樂), 수안곡(壽安曲)
사직제례의 초헌, 아헌, 종헌례 때 연주하는 음악의 명칭
수안지악의 제목에서 ‘~안(安)’자를 붙이는 것은 송대의 제도를 차용한 고려시대의 전통을 이은 것이다. ‘~안’의 의미는 『예기』 「악기」 에서 “잘 다스려지는 세상의 음은 편안하여 즐겁다(治世之音, 安以樂)”의 의미를 따른 것이다.
초헌례 때 연주하는 수안지악은 등가에서 연주하며 일무는 문덕을 칭송하는 의미의 <열문지무>를 춘다. <열문지무>를 출 때에는 왼손에 약을, 오른손에 적을 들고 춘다. 사직단에서 등가는 유문(壝門) 안쪽에 위치한다. 초헌례에서 연주하는 수안지악은 등가에서 연주하므로 악장이 있고, 국사와 국직 악장 모두 음려에 해당하는 “응종궁”으로 연주한다. 아헌례와 종헌례에서 연주하는 수안지악은 유문(壝門) 바깥 북문(北門) 안에 설치된 헌가에서 양률에 해당하는 “태주궁”으로 연주하며 무공을 기리는 <소무지무>를 춘다. 태주궁은 세종 대에 정리된 제사사악 중 황종궁1의 태주궁 선율이다. <소무지무>를 출 때는 간(干)과 척(戚)을 들고 추는데, 척을 안쪽으로 간을 바깥쪽으로 잡는다. “응종궁”의 선율은 응이유협(應夷蕤浹)/대협이유(汏浹夷蕤)/무이유협(無夷蕤浹)/이유응대(夷蕤應汏)/응이대응(應夷汏應)/무이응협(無夷應浹)/대응이유(汏應夷蕤)/이협대응(夷浹汏應)이고, “태주궁” 선율은 태응남유(太應南蕤)/고유응남(姑蕤應南)/대응이유(汏應夷蕤)/응남태고(應南太姑)/태응고태(太應姑太)/대응태유(汏應太蕤)/고태응남(姑太應南)/응유고태(應蕤姑太)이다. 악장은 한 글자에 음 하나를 배치하여[一字一音] 부르며, 네 음이 한 구를 이루고[四音一句] 여덟 개의 구가 한 곡을 이룬다. 아악곡 선율의 구성 방식인 기조필곡(起調畢曲) 원리를 따라, 시작하는 음과 마치는 음이 같다.
수안지악의 노랫말은 토지신을 모신 국사의 악장과 곡식신을 모신 국직의 악장이 각각 다르다. 국사 악장은 주로 땅의 덕을 노래하며 국직 악장은 백곡을 내린 덕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응종궁으로 노래하는 국사, 국직 악장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 국사(國社) 지극하도다 곤원이여 능히 저 하늘과 짝을 이루고 至哉坤元 克配彼天 포용하고 광대하여 만물을 싣도다 含弘光大 萬物載焉 정결히 제사하여 예에 어그러짐이 없도다 克禋克祀 式禮莫愆 내려주신 복이 크고 크니, 만년토록 누리리이다 降福簡簡 於萬斯年 ● 국직(國稷) 아름다운 종자를 내려주니 심고 거둠에 힘쓰도다 誕降嘉種 務玆稼穡 백곡이 익으니 모든 백성이 두루 덕택을 받도다 百穀用成 群黎徧德 우리 제사가 어떠하뇨 그 위의가 어그러지지 않도다 我祀如何 其儀不忒 보우하는 도가 있으니 큰 복을 더욱 크게 하도다 有相之道 介以景福
사직대제: 국가무형문화재(2000).
『국조오례서례』 『국조오례의』 『국조오례통편』 『대한예전』 『사직서의궤』 『세종실록』 『세종실록오례』 『악학궤범』 『증보문헌비고』 『춘관통고』
김문식, 송지원 외, 『왕실의 천지제사』, 돌베개, 2011 송지원, 『조선왕실의 음악문화』, 세창출판사, 2020 지두환, 송지원 외 『사직대제』,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
송지원(宋芝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