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 증,
조선시대 군영에서 진퇴를 명하는 용도로 사용한 금속 타악기.
정(鉦)은 『세종실록』에 처음 보인다. 『세종실록』 군례 서례에는 정(鉦)을 병기(兵器)의 하나로 소개해 놓았고, 『국조오례의』에는 형명(形名)의 하나로 소개해 놓았다. 조선 후기에는 취고수와 취타내취가 연주한 악기의 하나였다. 『조선악개요』(1917)에도 구군악(舊軍樂) 악기의 하나로 소개해 놓았으나, 현재는 전승이 단절되었다.
조선 전기에는 『세종실록』과 『국조오례의』에는 정(鉦)을 대각(大角), 소각(小角), 고(鼓), 금(金), 비(鼙), 탁(鐸)과 함께 병기(兵器) 혹은 형명(形名)으로 분류해 놓았다. 조선 후기에는 정(鉦)이 취고수와 취타내취가 연주하는 취타 악기의 하나였다. 정의 형태는 금(金)과 구분되지 않는다. 정의 형태는 일반적으로 징과 같은 것으로 보고 있으나, 요령 형태의 악기로 설명한 경우도 있다.
『병학지남연의』에는 정(鉦)은 진퇴를 명하는 악기로, 금(金)은 진퇴를 금하는 악기로 금과 정의 기능을 구분하였다. 그러나 〈대취타〉를 연주하라고 지시할 때 정수(鉦手)에게 ‘명금이하대취타(鳴金二下大吹打)’라고 했고, 〈대취타〉의 연주를 그치라고 지시할 때는 정수에게 ‘명금삼하취타지(鳴金三下吹打止)’라 했다. 즉 금(金)의 연주를 지시했지만, 그 연주는 정(鉦) 연주자였다. 정(鉦)의 한글 번역은 징, 증, 등으로 나타나 있으며, 금(金)의 한글 번역도 증, 으로 되어 있어 명칭면에서도 정과 금이 혼용되었다.
『국조오례의』 『세종실록』 『조선악개요』 『춘관통고』
이숙희, 『조선후기 군영악대의 형성과 전개 연구 -취고수ㆍ세악수ㆍ내취-』, 태학사, 2007.
이숙희(李淑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