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풍류, 실내악(室內樂), 방중지악(房中之樂), 세악(細樂)
실내[房]에서 연주하는 음악
방중악은 조선시대 실내에서 연주하던 연례 음악이나 풍류 음악을 뜻하는 용어이다. 『조선왕조실록』에 이상적인 고악(古樂)으로서 방중악에 대한 언급이 보이며, 줄풍류 악곡을 수록한 「유예지(遊藝志)」에 방중악보(房中樂譜)라는 기록이 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방중악에 대한 언급을 찾을 수 있다. 『중종실록』 1519년(중종 14) 기사의 여악(女樂) 관련 논의를 살펴보면, “삼대[하ㆍ은ㆍ주나라]에 썼던 방중악[房中之樂]을 아직 구하지 못했지만,”이라든가, “삼대 방중악은 살피지 못했으나 그때 남악(男樂)이 감히 내정(內庭)에 들어왔겠습니까?”, “옛날에 방중악이 있었지만, 지금의 기악(妓樂)과는 같지 않습니다.”, “이른바 방중악은 가시(歌詩)일 뿐, 정위(鄭衛)의 음악을 합주하는 것이 아닙니다.”와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조선왕조실록』 전체에서 방중악과 관련된 기록은 대체로 삼대의 고악과 관련된 내용이 전부이다. 고악보에서는 조선 순조 때 학자인 서유구(徐有榘, 1754~1845)의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중 「유예지」(1806~1813, 권1~6) 권6의 제목이 방중악보(房中樂譜)이다.
○ 의미
방중악은 말 그대로 방에서 연주하는 음악, 즉 실내악을 뜻한다.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방중악은 유교에서 이상적으로 삼는 고악으로서 궁중의 실내에서 연주하는 연례악을 뜻했다. 조선 후기 고악보 「유예지」에서 가곡과 영산회상 관련 악곡을 방중악이라고 지칭한 이래로, 방중악이 줄풍류 악곡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방중악은 줄풍류, 세악 등과 같은 용어로 쓰인다. 줄풍류와 세악이 ‘악기 편성’에 중심을 둔 용어라면, 방중악은 연주 장소의 ‘공간성’에 중심을 둔 용어라 하겠다. 「유예지」의 방중악보에는 현금자보(玄琴字譜), 당금자보(唐琴字譜), 양금자보(洋琴字譜), 생황자보(笙簧字譜)의 네 악기의 악보가 전한다.
방중악은 한자문화권에서 실내악을 뜻하는 오랜 용어이다. 「유예지」 이후로 방중악의 의미가 풍류방에서 연행하는 줄풍류로 정착되었다. 방중악은 역사성을 지닌 전통 용어라는 점에서 실내악의 대용어로서 현재에도 줄풍류 공연 및 소규모 연주 현장에서 즐겨 사용되고 있다.
『임원십육지』 「유예지」 『조선왕조실록』
남상숙(南相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