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객(琴客)
조선 전기에는 현악기를 통칭하는 의미로서의 금(琴)을 연주한 음악인은 주로 궁중에 소속되어 궁중음악을 연주한 악공들이 대부분이었다. 조선 전기에도 비전문 음악인으로서 거문고과 같은 현악기를 연주한 선비들이 많았으나, 그들을 금사로 일컫지는 않았다. 조선 후기에 풍류가 발전하면서 여러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악기를 연주하고 가객을 불러 음악을 즐기는 풍류 모임이 성행하게 되었다. 금사는 풍류 모임에 가담하여 거문고를 연주하기도 하거나 거문고 연주법을 가르치기도 했던 그 전문음악인을 지시하는 의미로 쓰였다.
○ 신분 및 위상
전문 음악인을 지시하는 금사는 대부분 중인이거나 평민이었다. 신분이 높은 사대부나 선비들이 인격 수양을 위해 거문고를 연주하였으나, 그들은 전문 연주가이면서 연주법을 가르쳤던 금사와는 구분되었다.
○ 역할 및 활동
금사는 전문음악인으로 김성기와 같이 장악원에 소속된 악공도 있었고, 민간에서 활동한 음악인도 있었다. 조선 후기에 금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내용의 글이 전하는데, 유재건(劉在建)의 『이향견문록』 중의 〈금사 김성기전(琴師 金聖基傳)〉, 정내교(鄭來僑)의 『완암집』 중 〈김성기전(金聖器傳)〉이 그에 해당한다.
금사는 주로 《영산회상》, 가곡 등의 정악을 주로 연주하였고, 금사 대부분이 거문고 전문 연주가였다. 물론 가야금과 같은 악기를 연주하는 금사도 있었다. 금사는 풍류모임에 가담하여 비전문 음악인들, 즉 율객(律客)과 어울려 연주를 하기도 하고, 가객과 함께 활동하기도 하였다. 18세기 거문고 대가였던 김성기(金聖基)는 가객 금사로서 가객이었던 김천택과 풍류활동을 하였다. 20세기 전반기까지도 금사의 활동은 이어졌고, 전계문에게 거문고를 배운 당대 최고의 거문고 명인이었던 김용근(金容根, 1885~1965)은 금사로서 아양율계, 초산율계 등에 참여하여 풍류를 발전에 기여하였다. 김윤덕ㆍ강낙승ㆍ이기열ㆍ황상규ㆍ원광호 등이 김용근에게서 풍류를 익힌 제자들이다. 서울에서 활동한 김경남(金景南, 1909~?)은 한말 거문고의 대가로 정악전습소의 거문고 교사였으며, 그의 풍류 가락이 김연수, 임석윤을 통해 전해졌다. 김용근도 김경남에게 거문고 풍류를 배웠다.
금사는 조선 후기 민간의 풍류방을 주도하고, 거문고를 비롯한 여러 악기의 풍류 가락을 전승한 음악인이다.
유재건, 「금사 김성기전」, 『이향견문록』 정내교, 「김성기전」, 『완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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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선(林美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