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回章)
‘되돌아드는 장’이라는 뜻으로 곡에서 반복되는 선율 부분 또는 장(章)과 장(章) 사이에 들어가는 경과적 선율 부분
돌장은 앞에서 연주된 선율이 곡 내에서 반복되는 부분, 박이 변화되는 부분의 선율, 장(章)과 장(章) 사이에 들어가는 경과적 선율 부분, 어떤 곡에서 다음 곡으로 연결되는 부분, 선법(악조)이 변하는 부분의 경과적 선율 등을 말한다. 돌장은 출현하는 곡 또는 위치에 따라 기능에 차이가 있다. 산조에서 돌장은 악조(樂調)가 변하거나 중심음(궁 또는 청)이 이동하는 부분에 들어가는데, 일종의 경과구적 기능을 한다. 돌장으로 명시되지 않은 부분에서도 돌장의 기능이 있는 곡이 있는데, 가곡 중 〈반엽〉ㆍ〈편락〉ㆍ〈여창평롱〉ㆍ〈환계락〉, 취타계 음악 중 〈길군악〉에서 〈길타령〉으로 넘어가는 부분 등이 그에 해당한다.
돌장은 한자어로 회장(回章)이라고도 한다. 말 그대로 되돌아드는 장(章) 혹은 반복되는 장이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하게 사용된다. 돌장의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17세기 이후 '영산회상'(현 〈상령산〉)을 변주하는 방식에서 유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영산회상》 한 곡에서 변주한 파생곡이 생기면서 그 파생곡을 접속 연주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처음에는 선율이 반복되는 부분을 뜻하였으나, 점차 곡과 곡 사이를 연결하는 악구를 뜻하는 의미, 선법이 바뀌거나, 동일선율이 반복되는 경우 그리고 박이 바뀌는 부분에 놓이면서 개념이 확대되었다. 또한 산조에서는 선법이나 기본 청이 바뀌는 부분에 들어가는 악구를 돌장으로 명명하기도 한다.
○ 구성요소 및 원리
반복 선율에 해당하는 돌장이 있는 곡으로 〈길군악〉, 〈중영산〉, 〈삼현도드리〉 등을 들 수 있다. 〈길군악〉은 전체 4장으로 되어 있는데, 3장과 4장 사이에 돌장1, 돌장2가 들어간다. 돌장 1은 첫 장단을 제외하고 초장과 선율이 같고, 돌장2는 2장 선율과 같다.
〈중영산〉 5장의 돌장은 1장을 반복하여 변주하는 부분으로 5장에서 제3각 17박부터 2정간을 1박으로 변박하여 연주한다. 이 경우는 〈세령산〉에서 10박 한 장단으로 박자가 변화하기 때문에 변박을 예시하는 기능을 한다.
박의 변화를 준비하기 위한 기능의 경우로는 《영산회상》 제5번째 곡인 〈상현도드리〉 초장 앞에는 10박 1각의 돌장을 들 수 이 있다. 〈상현도드리〉 1장 앞의 돌장은 10박의 〈가락더리〉에서 6박의 〈삼현도드리〉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박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한 기능을 한다.
어떤 곡과 그 다음 곡을 연결하는 경과적 선율로서의 돌장은 〈별곡(別曲)〉, 즉 〈가즌회상〉을 연주할 때 〈밑도드리〉에서 〈상현도드리〉 4장으로 넘어가는 부분에 있다. 〈밑도드리〉 제7장 15각부터 변조하여 돌장을 거쳐 〈삼현도드리〉 제4장으로 이어간다. 이 때의 돌장은 〈밑도드리〉의 평조에서 〈상현도드리〉의 계면조로 바뀌는 부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기능을 한다.
돌장은 민속악 중 산조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가야금산조의 경우, 돌장은 대부분 진양조에 있다. 김죽파류ㆍ김병호류ㆍ김윤덕류ㆍ강태홍류는 우조와 평조 사이에, 최옥삼류는 우조에서 봉황조로 넘어가는 부분에 있다. 이 외에도 악보상에서는 돌장으로 명기되어 있지 않으나, 기능상의 돌장이 존재하기도 한다.
돌장은 반복 선율 또는 변주 선율을 가리키기도 하고, 박이 변하거나 선법이 다른 곡 또는 악구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등의 여러 기능이 있는 국악의 특징적 요소이다.
국립국악원, 『피리 정악보』, 국립국악원, 2015. 이재숙 편저, 『가야금산조 여섯바탕전집』, 은하출판사, 2008. 장사훈, 『국악총론』, 세광음악출판사, 1985. 김현주, 「정악 돌장에 관한 연구 -해금정악보를 중심으로-」, 부산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20. 박지윤, 「가야금산조의 돌장에 관한 연구」, 한양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6.
임미선(林美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