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률(音律), 성률(聲律), 종률(鐘律), 악전(樂典), 악률학(樂律學), 악률론(樂律論)
동아시아 전통의 음악의 원리와 체계.
악률은 음악의 원리와 체계를 말한다. 일찍이 고대 중국에서는 악률을 의미하는 용어로 음률ㆍ성률ㆍ종률ㆍ악전 등이 사용되었고, 20세기 이후에는 이러한 용어들이 악률학이라는 용어로 통합되었다. 우리나라의 악률, 더 나아가서 악률에 대한 논의인 악률론은 조선 세종조에 처음 등장하며, 성종조에 편찬된 『악학궤범』에서 당시까지의 중국과 우리나라의 악률론이 종합적으로 집대성되었다. 조선 후기의 악률론은 주로 개인적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특히 실학자들에 의해 주도적으로 전개되었다. 이들은 중국 악률론의 비과학적인 면을 비판하면서 한편으로 조선의 실정에 맞는 새로운 악률 이론을 내세우기도 하였다.
○ 의미
악론(樂論)이 음악에 관한 인간의 사상과 문화 등을 포함하는 넓은 범주라면, 악률은 그 중에서도 음악의 원리와 체계만을 다루는 좁은 범주의 용어이다. 악률은 악률학이라는 용어와 상통하는데 악률학은 악학과 율학으로 양분된다. 악학에는 궁조이론(宮調理論)ㆍ기보법ㆍ악기법 등이 있고, 율학에는 동률도량형(同律度量衡)ㆍ정률기(正律器)ㆍ생률법(生律法)ㆍ율제(律制) 등이 있다.
○ 역사적 변천
우리나라의 악률, 더 나아가서 악률에 대한 논의인 악률론은 조선 세종조(1418~1450)의 악보인 『세종실록악보(世宗實錄樂譜)』에서 처음 등장하며, 성종조에 편찬된 『악학궤범(樂學軌範)』(1493)에서 당시까지의 중국과 우리나라의 악률론이 종합적으로 집대성되었다. 『악학궤범』의 악률론은 권1에 집중되어 있는데 중국 진양의 『악서(樂書)』(1103)와 채원정의 『율려신서(律呂新書)』(1187) 등에서 논의된 악률론에 의거하여 육십조ㆍ5성ㆍ십이율ㆍ변율ㆍ팔음ㆍ28조ㆍ강신악조(降神樂調) 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악학궤범』은 국가 주도로 편찬된 책이며, 중국의 악률론을 수용하면서도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수용하는 자주적인 측면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세종조에 음악 정비를 담당한 박연(朴堧, 1378~1458)이 율관과 편경 제작에 대해 논의한 것도 악률에 대한 기록으로 볼 수 있다. 조선 후기에는 정조(正祖, 1752~1800)가 고악의 부흥을 위해 편찬한 악서인 『악통(樂通)』(1791)에서 악률론을 찾아볼 수 있다. 조선 후기의 악률론은 대체로 국가적 차원보다 이만부 ㆍ 박치원 ㆍ 황윤석 ㆍ 유희 등이 개인 차원에서 논의한 것이 대부분이며, 악률론에 참여한 학자들도 많고 논의 내용도 매우 풍부하다. 특히 실학자들의 악률론이 많은데, 이들은 기존 중국 악률론의 비과학적인 면을 비판하면서 한편으로 조선의 실정에 맞는 새로운 악률 이론을 내세우기도 하였다.
음악의 원리와 체계를 의미하는 악률은 고대 중국으로부터 시작되어 우리나라에도 전해졌다. 성종조의 『악학궤범』은 당시까지 중국과 우리나라의 악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악서로서 의의가 있으며, 중국의 악률을 수용하면서도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자주적인 태도로 수용한 측면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조선 후기 실학의 등장으로 더욱 강화되며, 많은 실학자들에 의해 한국적인 악률이 전개될 수 있었다.
김수현, 『조선시대 악률론과 『시악화성』』, 민속원, 2012. 송방송, 『한겨레음악대사전』, 보고사, 2012. 조희영, 「『악학궤범』 악률론의 역학적 분석-황종을 중심으로」, 『민족문화연구』 74, 2017. 중국예술연구원음악연구소 중국음악사전 편집부, 『중국음악사전 증정판(增訂版)』, 인민음악출판사, 2016. 진응시, 「중국 고대 악률학 개술」, 『동양예술』 14, 2009.
남상숙(南相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