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용향악보』에 23번째 수록된 조선 전기의 가요

『시용향악보』에 유일하게 수록된 1행은 16정간의 28행 길이의 평조 악곡이다.

『시용향악보』에만 유일하게 가사와 악보가 전한다.

○ 구성요소 및 원리
구천의 사설은 〈군마대왕〉, 〈별대왕〉과 함께 아무 뜻이 없는 구음(口音)으로만 되어 있으며, 구천 제목은 ‘구천현녀(九天玄女)’를 줄인 말로서 이는 중국 고대의 민속적인 신명(神名)으로, 이것이 도교(道敎)의 신이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무속과 결합한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음악적으로는 궁중 내연(內宴) 때 연주된 무가로 간주되기도 했으며, 민요 〈아리랑〉과의 관련성도 제시된 바 있고 궁중 나례 때 불린 노래로도 해석되었다. 『시용향악보』에 수록된 구천의 원문과 해석을 제시하면 다음 〈표 1〉과 같다.

구천은 평조이고 1행은 16정간의 28행 길이의 긴 곡으로 종지형은 하오(下五)로 종지하는 순차적 하강 종지형이다. 구천의 장단은 2행 단위로 ‘고(8)요(8)/편(8)쌍(8)’이 반복되는데, 이와 같은 장고형은 〈쌍화곡〉, 〈상저가〉, 〈군마대왕〉, 〈별대왕〉과 동일하다.

구천의 악보를 가로정간보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구천은 타 악보에는 보이지 않는 희소한 노래로 『시용향악보』라는 관찬악보에 수록되어 현재까지 전승되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시용향악보』

김학성, 『한국 고시가의 거시적 연구』, 집문당, 1997. 문숙희,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 복원악보집』, 학고방, 2012. 박병채, 『고려(高麗) 가요(歌謠)의 어석연구(語釋硏究)』, 이우출판사, 1978. 윤아영, 『왕실의 연말문화, 나례: 유교 제도화 과정과 왕실의 연말 문화』, 국학자료원, 2022. 이혜구 역, 『한국음악학학술총서 제5집: 신역 악학궤범』, 국립국악원, 2000. 최철, 『고려국어가요의 해석』, 연세대학교 출판부, 1996. 김동욱, 「시용향악보가사(時用鄕樂譜歌詞)의 배경적 연구(背景的 硏究)」, 『진단학보』 17, 1955. 윤아영,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 향악곡(鄕樂曲)의 궁(宮)」, 서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1. 윤아영, 「『시용향악보』 간행 배경 재고(再考)」, 『동양음악』 43, 2018. 윤아영, 「조선시대 현수(絃首)의 신분과 음악 활동에 관한 연구」, 『역사민속학』 53, 2017. 임재해, 「시용향악보 소재 무가류시가연구」, 『한민족어문학』 9, 1982. 하태석, 「무가계(巫歌系) 고려속요(高麗俗謠)의 성격 연구」, 『어문논집』 43, 2001.

윤아영(尹娥英)

• 시용향악보
• 나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