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제례의 초헌례에 연주하는 《보태평》 열한 곡 중 여덟 번째 곡
용광정명은 종묘제례의 초헌례(初獻禮) 절차에 등가(登歌)에서 연주하는 《보태평》의 여덟 번째 곡이다. 본래 〈용광〉과 〈정명〉의 두 곡이었으나, 1626년(인조 4)에 〈중광〉을 첨입함으로써 두 곡을 합쳐 한 곡으로 만든 곡이다.
1626년(인조 4)에 임진왜란을 이겨낸 선조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중광〉을 《보태평》에 첨입했다. 이로 인해 악곡의 수가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하자, 인입(引入)장과 인출(引出)장을 제외한 악곡의 수를 아홉 개로 만들기 위해 〈용광〉과 〈정명〉두 곡을 연결하여 <용광정명> 한 곡으로 만들었다. 〈용광〉은 회례용으로 만든『세종실록』소재 《보태평》의 〈창휘(昌徽)〉를 축소한 것이고, 〈정명〉은 『세종실록』 《보태평》의 〈정명(貞明)〉을 축소한 것이다.
○ 악곡의 소속과 용도
〈용광정명〉은 종묘제례의 초헌례 절차에 등가에서 연주하는《보태평》의 여덟 번째 곡이다.
○ 제목, 선율, 악장의 출처
〈용광〉은 악장의 ‘혁재용광(赫哉龍光)’에서 〈정명〉은 악장의 ‘의여정명(猗歟貞明)’에서 따왔다. 일제강점기에는〈열광정명(烈光貞明)〉으로 개칭하기도 했다. 〈용광〉의 선율은 회례용으로 만든 『세종실록』소재 《보태평》〈창휘(昌徽)〉의 1행~4행, 9행, 10행을 발췌한 것이고, 〈정명〉은 『세종실록』 악보 《보태평》의 〈정명(貞明)〉의 1행~4행, 13행~20행을 발췌한 것이다(1행=16정간 기준). 〈용광〉은 태종이 위태롭고 의심스러운 때를 당하여 명나라에 들어가 사실을 보고하니, 천자가 융숭한 예로 대우하였다는 내용이고, 《용비어천가》 제94장과 관련이 있다. 〈정명〉은 정도전(鄭道傳, 1342~1398)의 반란에 원경왕후(元敬王后, 1365~1420)가 꾀를 도와서 평정한 것에 관한 내용으로, 《용비어천가》 제109장에 관련 내용이 보인다.
○ 악조, 박법, 장단
용광정명은 황(黃:C4)·태(太:D4)·중(仲:F4)·임(林:G4)·남(南:A4)
의 황종 평조이고, 네 글자마다 박을 한 번 친다[四字一拍]. 박 열둘이 한 곡을 이루었으나[十二拍一聲] 현재는 박 넷이 한 곡을 이루는[四拍一聲] 형식으로 변화되었다. 현행 종묘제례악의 장구점은 『세조실록』 악보의 장구점을 현행 리듬에 적용한 것인데, 국악전집 제18집 『종묘제례악』에 수록된 〈용광정명〉의 장구점은 『세조실록』 악보에 비해 장구점의 위치가 변화되거나, 사라진 변화가 각각 한 번씩 나타난다.
천자방제(天子方懠) 천자가 바야흐로 성을 내시니 방인우황(邦人憂惶) 나라 사람들이 걱정하고 두려워 하였네. 성고입주(聖考入奏) 태종[聖考]께서 들어가 아뢰니, 충성이창(忠誠以彰) 충성이 크게 빛나도다. 미우천자(媚于天子) 천자에게 잘 보였으니, 혁재용광(赫哉龍光) 빛나도다! 왕의 공덕[龍光]이여 사제성모(思齊聖母) 어지신 원경왕후[聖母]는 극배건강(克配乾剛) 하늘 같은 남편의 좋은 짝이로다. 감정궐란(戡定厥亂) 그 난리를 평정하시매 찬모윤장(贊謀允臧) 돕고 꾀하신 것이 진실로 아름답도다 의여정명(猗歟貞明) 아름답도다! 곧고 밝음이여! 계우무강(啓佑無疆) 끝없는 〈복을〉 열어 주셨도다.
출처: 이세필 편저, 윤호진 역주, 『역주악원고사』, 국립국악원, 2006.
『대악후보』 『대한예전』 『보태화지악』 『세조실록』 『세종실록』 『속악가사』 『속악원보』 『시용무보』 『악원고사』 『악장요람』 『악학궤범』 『조선악개요』 『종묘악장』 『종묘의궤』 『춘관통고』
『세종실록』, 국립국악원, 1986. 김종수, 『역주 증보문헌비고』, 국립국악원, 1994. 이세필 편저, 윤호진 역주, 『역주 악원고사』, 국립국악원, 2006. 송지원ㆍ이숙희ㆍ김영숙, 『종묘제례악』, 민속원, 2008. 장사훈, 『증보 한국음악사』, 세광음악출판사, 1986. 사단법인 국가무형문화재 종묘제례악보존회, 『종묘제례악』, 은하출판사, 2018. 조성욱, 「종묘제례악의 장고점 변천의 연구」, 한양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5.
이숙희(李淑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