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군/창꾼, 설명자/해설자, 설명/해설
창극(唱劇)에서 이야기의 등장인물이 아닌 사람이 무대에서 극의 전개를 말과 노래로써 해설하는 사람.
○ 직책명의 의미
도창(導唱)은 한자의 의미로 보면, ‘창을 이끌고 간다’이며, 사전적 의미로는 창극에서 연기자가 아닌 제삼자가 무대 뒤나 옆에서 극의 전개를 창으로 해설하는 일, 또는 그런 사람이다.
○ 역사 변천 과정
20세기 중반까지 창극에서 도창은 보편적으로 쓰이는 용어가 아니었다. 박동실(朴東實, 1897~1968)은 1900년대 초 협률사에서 공연한 〈춘향전〉의 배역을 소개하며 이 가운데 ‘창군’이란 표현을 사용하였는데, 창군은 ‘창 대는 사람’이다. 그리고 창군이 부르는 노래 자체를 ‘방창(傍唱)’이라고 하였다. 박동실은 창군의 방창은 작품의 극적 발전을 이끌고 나가는 인도자의 역할이며, 주인공이 처한 사회적 처지ㆍ주위 환경과 분위기ㆍ극적 정황에 대한 객관적 평가 등과 연결되는 해설자인 동시에 총체적인 예술적 종합자라고 하였다. 위 시기 이의 역할은 원로 명창이 주로 하였고, 작품에서의 비중 또한 매우 높았다.
1920~30년대에는 도창을 ‘설(說)’과 ‘창(唱)’으로도 표기하였다. 1934년 발매된 〈시에론판 춘향전〉의 가사지를 보면 배역 이외에 ‘설’과 ‘창’의 용어 아래 대사가 쓰여 있다. ‘설’은 서술자의 역할을 말로 하는 부분이었고, ‘창’은 서술자의 역할을 노래로 표현하는 부분이었다.
창극에서 도창이라는 용어는 20세기 중반 이후부터 사용되어 1962년 국립국극단(1973년 국립창극단으로 개칭)이 설립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었다. 1957년 10월에 공연된 창극 〈심청전〉은 임방울(林芳蔚, 1904~1961) 도창으로 당시 신문에서 소개되었다. 또한, 1962년 국립국극단 제1회 공연 〈춘향전〉을 보고 이혜구(李惠求, 1909~2010)는 도창이 이번에 처음 시도된 것은 아니지만 그 효과가 좋았다고 하며, 인물의 행동ㆍ시간의 경과ㆍ인물의 마음 등을 설명하는데 이점이 있다고 하였다.
도창은 1968년 국극정립위원회(1970년 창극정립위원회로 개칭)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었다. 이 위원회는 서구식 연극기법에 의해 극이 진행됨에 따라 창극 공연에서 사라진 설명창의 역할을 강조하겠다며 판소리 본연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무대 한 켠에 도창을 마련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때부터 도창은 창극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용어가 되었다.
○ 형태와 역할
도창은 말 혹은 창으로 수행되며, 그 형태는 여러 가지다. 창극의 초기부터 1960~70년대까지는 주로 1인 도창이었고, 1969년 국립창극단의 제14회 〈심청가〉 공연을 필두로 2인 도창이 나타났다. 1980년대 이후에는 등장인물이 도창의 역할을 수행하는 형태로 연기와 해설을 겸하기도 하였다.
창극에서 도창은 해설자의 역할을 한다. 이 해설자는 극의 정황을 제시하고, 등장인물의 개별 사정과 성격, 감추어진 사건 등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또한, 등장인물의 동작과 내면, 작품의 주요 장소 등을 묘사하고, 때론 작가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창극 속의 도창은 창극이 극을 지향하면서도 판소리의 서사성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도창의 존재는 창극의 출발이 판소리임을 드러내며, 서양식 음악극에서 찾기 어려운 극과 서사의 혼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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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소라(宋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