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이름, 12율명
한 옥타브 내에 들어가는 열두 개 율(律)의 이름
12율의 이름을 율명이라 한다. 각각 한자(漢字) 두 자(字)로 되어 있으며, 황종(黃鍾), 대려(大呂), 태주(太蔟), 협종(夾鍾), 고선(姑洗), 중려(仲呂), 유빈(蕤賓), 임종(林鍾), 이칙(夷則), 남려(南呂), 무역(無射), 응종(應鍾)이 이에 해당한다. 율명을 악보에 적을 때는 주로 첫 자만 따서 적는다.
율명에 대한 유래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례(周禮)』에서부터 그 내용이 언급되었다는 것을 볼 때, 그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다. 이외에도 12율에 대한 내용이 제시되어 있는 중국의 문헌은 『주례(周禮)』, 『국어(國語)』)』, 『여씨춘추(呂氏春秋)』, 『회남자(淮南子)』, 『사기(史記)』, 『한서(漢書)』, 『통전(通典)』, 『악서(樂書)』, 『율려신서(律呂新書)』 등에서 12율에 대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악학궤범(樂學軌範)』, 『율려추보(律呂推步)』,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등에 12율의 내용이 언급되어 있다.
○ 역사적 변천 과정 12율 각각의 이름은, 황종(黃鍾), 대려(大呂), 태주(太蔟), 협종(夾鍾), 고선(姑洗), 중려(仲呂), 유빈(蕤賓), 임종(林鍾), 이칙(夷則), 남려(南呂), 무역(無射), 응종(應鍾)이다. 모두 두 글자로 되어 있는데, 악보에 적을 때는 주로 黃ㆍ大ㆍ太ㆍ夾ㆍ姑ㆍ仲ㆍ蕤ㆍ林ㆍ夷ㆍ南ㆍ無ㆍ應으로 첫 글자만 적는다. 이 율명을 사용하여 기록한 악보를 율자보(律字譜)라 한다. 음역을 논할 때, 기준이 되는 음역을 ‘중성’이라고 하며, 중성보다 한 옥타브 높은 음들을 ‘청성(淸聲)’, 중성보다 한 옥타브 낮은 음들을 ‘배성(倍聲)’ 또는 ‘탁성(濁聲)’이라고 한다. 청성의 경우 해당 음이름에 삼수 변(氵), 배성 또는 탁성의 경우 사람인 변(亻)을 덧붙여 표기한다. 중성보다 두 옥타브 높은 ‘중청성(重淸聲)’을 표현할 때는 수(氵)자를 두 개 붙여 ‘수’로 표기하고, 중성보다 두 옥타브 낮은 ‘배탁성’을 표현할 때도 인(亻)자를 두 개 겹쳐 줄인 ‘彳’자로 표기한다. 낮은 음역을 나타내는 방법은 시대별로 다소 달랐다. 세종대왕 때에는 붉은 글씨[朱書]로 표기했으며 『악학궤범』에는 특정 표시 없이 ‘탁궁(濁宮)’, ‘탁중탁(濁中濁)’이라는 용어로 제시하였다. 따라서 중성에 사람인 변을 덧붙여 낮은 음역을 표기하는 방법은 현대식 방법이다.
중국의 제례악인 아악에서 12율은 삼분손익법으로 산출한다. 즉 기준이 되는 황종율관(黃鍾律管)을 기준으로 삼아 각각 1/3을 빼고[三分損一] 더하는[三分益一] 방식이다. 삼분손일(三分損一)에 의해 만들어진 여섯 음을 육려(六呂)라 하고, 삼분익일(三分益一)에 의해 만들어진 여섯 음을 육률(六律)이라 한다. 같은 율명을 쓰더라도, 음악의 계통에 따라 실제 음높이는 달라질 수 있다. 오늘날 거문고나 향피리 등의 향악기가 편성되는 향악(鄕樂)의 황종(黃鍾)의 음높이는 서양음악의 ‘내림 마(E♭)’ 정도에 맞추고, 아악(雅樂)과 당악(唐樂) 등 편종ㆍ편경이 편성되거나 당피리가 주선율을 연주하는 음악의 황종(黃鍾) 음높이는 서양음악의 ‘다(C)’ 정도에 맞춘다.
○ 교육적 활용
율명은 2009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제시되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이어졌으며 이로 인해 교과서 정간보 내 음역 표시가 정확하게 제시되기 시작하였다. 교육과정에 율명이 언급되기 이전에는 율명을 한글로 기입하였다. 즉, 높은 음역 즉 청성에는 한글 상단에 점(•)을 찍어 황태중임남과 같이 표하여 마치 ‘스타카토’처럼 오인되기도 했다. 현재 이와 같은 오류가 대부분 수정되어 한자로 표기되고 있다. 율명을 기입할 때는 정확한 음역 변화를 나타내고 본질에 맞도록 한자로 기입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고, 수준에 따라 독음을 한글과 병기하기도 한다.
율명은 중국의 고대 기보 방식에 연원을 둔다. 단순한 음의 배열이라기보다 동아시아의 공통적인 사고체계이자 세계관인 음양(陰陽)이 중심이 되어 12달(十二月), 12지(十二支), 12절기(十二節氣) 등의 원리와 비교하여 설명된다. 다시 말해, 12율명은 자연과 우주의 질서와 원리를 담은 것으로 해석되어 왔다.
장사훈, 『최신 국악총론』, 세광음악출판사, 1991. 김영숙, 「12율의 의미와 도설 연구」, 경북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9. 황준연ㆍ성기련, 「음악교과서 국악 기보체계의 올바른 방향 모색」, 『국악교육연구』 4/2, 2011.
정미영(鄭美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