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띠, 농악띠
농악복식에서 양어깨와 허리에 두르는 세 가지 색상의 대(帶)
삼색대는 농악복식을 장식하는 구성품으로 적색ㆍ청색ㆍ황색 또는 적색ㆍ녹색ㆍ황색의 긴 직사각형 모양의 대를 양 어깨와 허리에 둘러 묶는다. 삼색대의 색상과 착용방법은 지역적으로 차이가 나타난다.
삼색대는 농악대의 겉옷 위에 두르는 삼색(三色)의 대로, 축원(祝願)이나 걸립(乞粒) 및 연예(演藝) 농악에서 사용하여 의례적ㆍ연희적인 의미를 지닌 복식요소이다. 대에 관한 기록은 『통전(通典)』에서 고구려 궁중음악의 악공들에 대하여 자색 비단 대[紫羅帶]를 띠었다는 내용이 있으며, 이로써 서민들이 연행했던 놀이에 이미 대를 두르는 행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풍속화에서도 어깨에 대를 두른 모습을 찾을 수 있는데, 김홍도(金弘道, 1745~?)의 〈안능신영도(安陵新迎圖)〉에서 오른쪽 어깨에 홍색대를 두른 모습, 작가미상인 18세기 <동래부사접왜사도(東來府使接倭使圖)>에서도 가마를 매고 가는 가마꾼들이 오른쪽 어깨에 홍색대를 두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그림에서 홍색대를 착용한 사람들은 조선시대 군졸에 속한 사람으로 여기에서 군졸복식과 농악복식이 일정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 1820~1898)이 경복궁 중건 노역대(勞役隊)나 위안(慰安)행사에 참가한 농악대에게 여러 가지 상을 내린 것에서도 대원군으로부터 삼색대를 하사 받았다는 기록이 보이며, 대원군이 경복궁을 다시 세우기 전부터 농악대에서 삼색대를 둘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삼색대는 농악복식에 시각적 화려함을 더해주는 중요한 장식요소이다. 농악복식은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백색 바지와 백색 저고리 차림의 민복(民服)에 청색의 조끼나 흑색의 더그레를 입고 그 위에 적색ㆍ청색ㆍ황색 또는 적색ㆍ녹색ㆍ황색의 삼색대를 두른다. 삼색대는 농악복식의 가장 겉에 추가하는 장식품으로써 농악대의 지역성을 나타내는 표식일 뿐만 아니라 농악을 연행할 때 움직임에 따라 율동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다.
삼색대는 기본적으로 적색대를 오른쪽 어깨에서 왼쪽 허리로 둘러 옆허리에 나비모양 매듭을 지은 다음, 땅에 끌리지 않을 정도의 길이로 늘어뜨린다. 다음으로 청색대를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허리로 둘러 옆허리에 나비모양 매듭을 짓고 길게 늘어뜨린다. 마지막으로 황색대를 허리에서 수평으로 한 바퀴 둘러 허리 뒤 중심에 적색대와 청색대를 모아 함께 매듭을 지은 다음 같은 방식으로 늘어뜨린다. 삼색대를 두르는 색상과 모양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착용 방법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징, 장구, 북, 치배들은 보통 두 가지 색상의 대를 양 어깨에 걸어 대각선으로 해서 뒤로 묶고, 나머지 대를 허리 뒤에서 같이 묶어 삼색대를 가지런히 정리한다. 앞에서는 X자형으로 보이고, 허리 뒤에서는 새 꼬리처럼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모양이다.
반면 상쇠는 상의 뒤편에 삼색대를 삼각구도나 일자구도로 지어 매다는데 이를 삼색드림이라 한다. 삼색드림은 청색ㆍ홍색ㆍ황색대를 등에 붙이는 것으로, 가운데에 황색대, 좌측에 청색대, 우측에 홍색천을 부착한다. 이 때 가운데 황색대가 좌우의 청색대, 홍색대보다 한 치 올라가게 하여 세 꼭지점이 삼각형을 이루도록 한다. 삼색드림에는 뒤편에 두 가지 색대만 다는 경우, 삼색대를 일렬로 다는 경우 등 다양한 부착방법이 있다.
삼색대의 재질은 물명주, 나일론, 네프(슬라브) 등 광택이 있는 합성섬유 직물을 사용하고, 고급 원단으로 명주를 사용하기도 한다.
현대의 삼색대 제작방법은 원단을 식서방향으로 길게 반으로 접어 직사각형 형태로 봉제한 다음 창구멍으로 뒤집고 상침을 해준다. 이 때 삼색대의 안쪽에 심지나 부직포를 넣기도 하고, 어깨 부분에만 부직포를 넣어 삼색대의 착용감을 높여주는 효과를 낸다. 길이는 380cm부터 430cm 까지 다양하며, 폭은 10cm가 일반적이지만 40cm 정도로 폭을 넓게 만들어 세 번 접어 쓰는 경우도 있다. 보통은 긴 직사각형의 삼색대이지만 끝부분에 삼각처리를 해서 제작하기도 한다.
삼색대는 현대의 농악복식에서 필수적인 구성요소로 평상복인 민복 차림에 삼색대를 두름으로써 비일상적인 의례 체계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농악복식의 기본 바탕인 백색의 민복에 양의 색인 적색ㆍ청색ㆍ황색의 삼색대를 사용함으로써 음양(陰陽)의 조화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음양과 천지인(天地人) 부문(部門)으로 농악복식에 보이는 색은 음양과 삼재의 색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복색에서 강조되는 황색은 천지인 삼재론에서 천지의 기운을 조화하는 사람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삼색대의 청색과 적색은 벽사의 의미가 강한 색상을 사용하여 농사의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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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유리(馬兪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