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大袖), 대의(大衣), 불사장삼
불교에서 스님이 착용하는 소매가 긴 상의와 상의가 연결된 직령교임인 포이다
불교 승복인 장삼의 형태는 두 개의 종파에 따라 조계종의 장삼과 태고종의 장삼으로 나눌 수 있다. 장삼은 불교 복식으로 스님이 착용하는 승복이지만 무속이나 민속극, 연희과정에서 승(僧)을 상징하는 복식으로 연희자가 착용한다.
장삼의 기원은 불교 전래에 따른 종교복식과 여자의 예복으로 나눌 수 있다. 불교에서 승려가 입는 장삼은 인도식 법의(法衣)인 가사에서 변화되고 발전하였다. 장삼은 상의인 편삼(偏衫)과 하의인 니원승(泥洹僧)을 허리에서 연결하여 구성되어 있다. 중국에 불교가 유입되었을 때, 기후 조건과 의복 문화의 차이로 인도의 가사는 중국 복식을 토대로 변형되었는데, 이것이 장삼의 기원 복식인 편삼이다. 편삼은 승기지와 부견의를 꿰매어 붙이고 옷섶을 단 승려가 착용한 옷으로 상반신을 덮고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옆구리에 걸친다. 이러한 편삼은 가사를 착용했을 때 가슴이 드러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속옷으로 입었다. 고려시대는 편삼과 치마[裳]의 착용, 장삼의 착용이 모두 나타나는 시기이다.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을 보면 국사(國師), 삼중화상대사(三重和尙大師)는 긴소매의 편삼과 자색 치마를 착용하였으며, 아사리대덕(阿闍梨大德)은 짧은 소매의 편삼과 황색 치마를 착용하였다. 가사에는 차등이 있으나 편삼에 치마를 착용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장삼에 대한 기록이 나타난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 의하면, 1424년(세종 6) 일본 국왕이 보내온 상부관인(上副官人)에게 면주ㆍ백저포ㆍ채화석ㆍ인삼을 주고, 상관인(上官人)에게는 면주장삼과 가사(袈裟)를 선물로 내렸다고 한다. 여성이 예복으로 착용했던 장삼은 비빈에서 상궁ㆍ내인까지, 보행내인과 본택내인을 제외한 모든 계층에서 입었던 예복의 일종이다. 장삼의 종류는 비빈의 흉배장삼과 겹장삼, 상궁의 아청단장삼, 기행내인의 홍장삼과 황장삼, 시녀의 흑장삼 등 종류가 다양하다. 장삼은 조선시대의 역대 가례 때 상궁에서 기행나인까지 다양한 신분층이 입었던 여성 예복이다. 고려시대에는 기녀가 착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또한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1445년(세종 27) 기록에는, 고려시대 기생은 황색 장삼을 착용하였으나, 이를 본 사신이 잘못되었음을 알고 모두 검정색 장삼으로 고쳐 착용하게 했다는 내용이 있다.
장삼은 종교복식인 승복과 여성의 예복으로 구분되며, 명칭은 동일하지만 형태나 용도가 다르다. 승복으로 착용한 장삼은 초기 형태인 직철의 형태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조계종의 장삼은 소매가 넓은 광수로 소매 안쪽 아래로 트임이 있다. 중국의 직철과 같이 상의와 하의가 연결된 포이다. 현재 포충사에 소장되어있는 조선시대 사명대사가 착용했던 장삼은 무명으로 제작되었다. 상의는 직령교임으로 두루마기 형태이나 하의부분에 8개의 맞주름이 있는 치마의 형태이다. 하지만 현재 태고종의 장삼은 한 폭의 소매로 된 장수이며, 허리에 이음선이 없는 우리나라 고유 복식인 두루마기에 가까운 형태이다. 이러한 장삼은 약간씩 형태를 달리하면서 불교에서 승복으로 착용하는 법의의 일종이다. 무속에서도 불교적인 상징을 갖는 굿거리에서는 현재도 착용하며 굿을 연행하는 무당들은 불사장삼이라고 하며, 연희복식에서도 승려를 상징하는 법복으로 착용된다. 이러한 형태는 불법승을 상징하는 서울굿 무복 장삼의 형태와 유사하여 불교 복식에 근거하여 제석거리에서 장삼을 무복으로 차용했다. 조선시대 서울굿에서 굿거리의 내용과 그림을 통해 착용한 무복을 알 수 있는 자료는 『무당내력(巫堂來歷)』이 있다. 책에 그려진 전통무복인 장삼은 하상의 폭이 넓고 길이가 거의 땅에 닿을 정도로 길다.
장삼은 불교 복식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형태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연희복식이나 무속복식으로 착용하는 장삼은 형태가 차용되는 과정에서 실용성과 상징성이 가미되면서 전승되고 있다. 무속과 불교가 습합되는 과정에서 전통장삼에 불교적 요소와 민간, 신앙적인 요인이 반영되었다. 현대 굿거리의 경우 강신무의 경우 무당은 불사거리, 제석거리, 용신거리에서 장삼을 착용한다. 제석거리, 불사, 용신거리는 수복을 비는 거리로 굿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불교적 색채가 강하게 나타나는 거리이다. 승복과 무복으로서 나타난 장삼은 승복이라는 가시적인 효과를 통해 위엄과 종교의례의 상징성을 강화하고 굿의 주술성을 나타낸다. 착용 역할에 있어도 승복 장삼이나 무복 장삼의 내적 의미는 무당이 무복 장삼을 착용함으로써 신의 역할을 알리는 의미이며, 불교의식이나 연희과정에서 착용되는 장삼 역시 불법승의 상징하는 역할을 한다.
『무당내력』 『선화봉사고려도경』 『조선왕조실록』 김영숙, 『한국복식문화사전』, 미술문화, 1998.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예술사전』, 평사리, 2016. 김은정, 「무복장삼의 고찰」, 『비교민속학』 23, 2003. 김은정, 「승복과 무복으로 착용되는 長衫에 관한 연구」, 『대한가정학회지』 42/2, 2004. 백영자, 「가례도감을 통해 본 법복의 부수복식과 의대에 관한 연구」, 『한국의류학회지』 2/1, 1978. 박춘화, 「한국 승려 장삼에 관한 연구-근현대를 중심으로」, 원광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6.
김은정(金垠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