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임실군 강진군 필봉면에서 전승되는 농악
전라북도 임실군 강진군 필봉면에서 정월 대보름 등의 각종 세시명절에 거행하는 농악이다.
임실필봉농악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이 지역은 백제의 영토로서 임실군이 완산주에 속했던 사실로 미루어, 임실필봉농악의 역사는 매우 오래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필봉농악이 유명해진 것은 1920년대에 전라남도 강진 출신의 박학삼(朴學三, 본명 박판봉, 1884-1963)이라는 유명한 상쇠가 필봉에 정착하면서부터이다. 박학삼의 제자 중에는 후에 국가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로 지정된 양순용(梁順龍, 1941~1995)이 있다. 양순용은 20대에 인근 마을을 돌아다니는 걸궁패(걸립패)의 상쇠로 활동하다가 필봉농악단을 구성하여 1979년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장원을 하고 1984년에는 〈전국민속경연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으면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게 된다. 현재 임실필봉농악은 양순용의 아들이자 예능보유자인 양진성(1966~)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다. 임실필봉농악은 호남좌도농악에 속하고 1987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전승되고 있다.
○ 연행 시기 및 용도
임실군 필봉마을에는 예전부터 〈당산굿〉이나 〈뜰밟이(마당밟이)〉와 같은 마을굿이 전승되었다. 정월 대보름에 마을 입구의 당산나무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당산굿을 거행하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집안을 축원하는 마당밟이를 거행했다. 저녁에는 마을의 광장에서 판굿을 거행했다. 최근에는 5월 단오에 〈단오맞이굿〉을 거행하고, 8월 중순에 〈마을굿축제〉를 거행한다.
○ 농악패 편성
농악패의 편성은 쇠 4명, 징 3명, 장구 7~8명, 북 1~2명, 소고 8~12명이 기본이다. 여기에 날라리(태평소)와 나발 각 1명, 기수(용기, 농기, 영기 둘), 그리고 잡색(대포수, 양반, 조리중, 각시, 화동, 창부, 농구, 무동) 등으로 구성된다.
○ 복색
치배의 복색은 흰 바지저고리에 남색 조끼를 입고 삼색띠(가사)를 두르고, 머리에는 흰 고깔을 쓰는 것이 기본이다. 쇠잽이들은 흰 바지저고리 위에 색동(까치동) 반소매 동리가 달리 쇠옷을 입고, 등에는 삼색 드림을 하고 허리에는 청색 드림을 두른다. 머리에는 부들상모를 쓰는데, 이는 전립이라고도 한다. 전립 위에 나무를 깎아 만든 징자를 달고 징자 꼭대기에 실과 철사로 연결한 적자를 달고, 적자 끝에는 흰 두루미털로 만든 부포를 단다. 소고는 머리에 고깔을 쓰는 고깔소고와 채상을 쓰는 채상소고로 구분되는데, 채상소고는 전립 위에 징자를 달고 그 위에 물채를 달며 물채 끝에는 긴 한지를 달아 〈채상놀이〉를 한다.
○ 음악적 특징
임실필봉농악의 가락은 어름굿(단순가락), 갠지갠(3소박 4박), 된삼채(빠른 3소박 4박), 질굿(3소박 4박), 오채질굿(혼소박 혼합박), 일채(3소박 6박), 두마치(3소박 4박), 이채(2소박 4박), 삼채(조금 빠른 3소박 4박), 사채(3소박 4박), 육채(3소박 4박), 칠채(3소박 4박) 휘모리(빠른 3소박 4박), 호허굿(혼소박 4박), 자진호허굿(3소박 4박), 풍류굿(3소박 4박), 영산굿(3소박 4박), 열두마치(3소박 4박), 돌굿(3소박 4박), 등지기가락(3소박 4박) 등이 있다. 3소박 4박 가락 중에는 3소박 둘을 2소박의 2+2+2형으로 치는 가락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 대보름굿
대보름굿은 〈기굿(굿을 시작하면서 치배들을 모으는 굿)〉, 〈당산굿(당산나무 앞에서 거행하는 굿)〉, 〈샘굿(마을의 공동우물을 축원하는 굿)〉, 〈마당밟이(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집안을 축원하는 굿)〉로 구성된다.
1. 앞굿
1) 어름굿; 굿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하는 절차.
2) 내드림굿/굿머리가락; 어름굿 – 휘모리 – 된삼채 – 두마치 - 갠지갱 – 맺이 - 휘모리
3) 외마치질굿; 질굿 – 갠지갱 - 맺이 – 휘모리
4) 오채질굿; 오채질굿 – 갠지갱 - 맺이 – 휘모리
5) 채굿; 일채굿부터 칠채굿까지로 구성.
일채굿: 일채 – 두마치 – 갠지갱 – 휘모리
이채굿: 이채 – 두마치 – 갠지갱 – 휘모리
삼채굿: 삼채 – 갠지갱 – 휘모리
사채굿: 사채 – 두마치 – 갠지갱 – 휘모리
육채굿: 육채 – 두마치 – 갠지갱 – 휘모리
칠채굿: 칠채 – 두마치 – 갠지갱 - 휘모리
6) 호허굿; 진다드래기호허굿 – 호허굿 – 되드래미호허굿(돌호허굿) - 자진호허굿 – 중삼채 – 맺이 – 휘모리(싸잽이)
7) 풍류굿; 느린풍류 – 반풍류 – 갠지갱 – 맺이 - 휘모리
8) 방울진굿; 어름굿 – 휘모리 – 된삼채 – 갠지갱 – 맺이 – 싸잽이 (휘모리 – 짝드름 – 휘모리)
9) 가진영산굿;
미지기영산; 반풍류 – 빠른갠지갱 – 휘모리 – 어르기 – 짝드름 – 반풍류 – 빠른갠지갱 – 휘모리
가진영산굿; 어르기 – 가진영산 – 다드래기영산 – 다드래기영산휘모리 – 싸잽이 – 반풍류 – 갠지갱 – 휘모리
2. 뒷굿
1) 재능기영산/군영놀이; 재능기영산 – 다드래기영산 – 휘모리
2) 노래굿; 진다드래기 – 열두마치 – 인사굿 - “세상은 금삼척이요” - 어름굿 – 갠지갱 - 싸잽이 – 인사굿 - “생애는 주일배라” - 어름굿 – 싸잽이 - 노래 – 반풍류 - 갠지갱 – 휘모리
3) 둘굿/춤굿; 느린돌굿 – 빠른돌굿 – 갠지갱 - 맺이 - 휘모리
4) 수박치기; 어름굿 – 수박치기일채 – 어름굿 – 수박치기이채 – 어름굿 – 수박치기삼채 – 어름굿 - 휘모리
5) 등지기굿; 어름굿 – 등지기굿 – 어름굿 – 반풍류 – 갠지갱 – - 맺이 - 휘모리
6) 도둑잽이굿
① 어름굿 – 반풍류
② 어름굿 – 휘모리 – 된삼채 – 두마치 – 갠지갱 - 맺이 – 휘모리
③ 방울진굿가락 (휘모리 – 된삼채 – 두마치 - 갠지갱 - 맺이 – 휘모리)
④ 반풍류- 갠지갱 - 맺이 – 휘모리
⑤ 인사굿
7) 탈머리굿; 반풍류 – 탈머리 – 싸잽이 (휘모리 – 짝드름 – 휘모리)
오채질굿은 호남우도농악의 특징적인 가락이다. 호남좌도농악 중에서는 임실필봉농악에서만 오채질굿을 연주한다. 임실필봉농악에 오채질굿이 있는 것은 임실필봉의 호남우도농악권과 호남좌도농악권의 점이지대 특징을 보여준다.
국가무형문화재(1988)
국립문화재연구소, 『임실필봉농악』, 국립문화재연구소, 1999. 이보형 외, 『중요무형문화재조사보고서 – 필봉농악』, 문화재관리국, 1980. 이용식, 『호남좌도농악의 역사와 이론』, 전남대학교출판부, 2015. 정병호, 『농악』, 열화당, 1986.
이용식(李庸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