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이나 발목을 굽히거나 펴며 리듬을 생성하는 한국춤의 하지(下肢) 춤사위
굴신은 보법(步法)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춤의 하지 춤사위의 하나이다. 무릎이나 발목을 굽히거나 펴는 운동을 통해 리듬을 생성하여 춤의 정조(正調; 바른 움직임)를 구성한다.
『삼국지(三國志)』「위지동이전(魏志東夷傳)」 마한조(馬韓條)에는 고대 한민족 제천의식(祭天儀式)에서 사용한 가무(歌舞) 기록이 다음과 같이 전해진다. “구기상수(但起相隨) 답지저앙(踏地低昂) 수족상응(手足相應) 절주유사이탁무(節奏有似î鐸舞)” 즉 모두 일어나 서로 따르며 땅을 밟고 몸을 수그렸다 치켜들었다 하고, 손과 발이 서로 잘 어울려 들었는데 그 절주(節奏)의 가락이 탁무(錢舞)와 비슷하다는 기록이다. 기록의 내용은 한국인의 춤사위를 가늠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특히 ‘답지저앙’에서 답지(踏地)는 땅에 받을 디디는 하체 움직임인 디딤새를 말하는 것이며, 저앙(低掃)은 몸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몸의 상태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굴신과 관련된 하체 춤사위가 고대부터 형성되었다는 역사적 근거를 제시한다.
○ 내용
굴신은 한국춤을 연행할 때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하지 춤사위이다. 운동학적 관점에서 굴신은 굴곡(屈曲; 무릎이나 발목을 굽히는 동작)과 신전(伸展; 무릎이나 발목을 펴는 동작)을 모두 포함하며, 팔이나 다리를 굽히거나 펼치는 운동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국춤에서 굴신은 무릎과 발목을 연동하여 발생하는 하지의 춤사위로 한정된다.
굴신은 제자리에서 혹은 이동할 때 생성되기도 한다. 굴곡과 신전을 분리하여 연행하기도 하고, 이 둘을 연동하여 연행하기도 한다. 따라서 굴신은 형태[자세]보다는 운동 현상[동작]으로 이해할 수 있고, 춤사위의 진행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특히 호흡과 결합하여 맺고ㆍ풀고ㆍ어르는 한국춤의 기법 생성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그리고 굴곡과 신전을 연동하여 반복적으로 연행함으로써 리듬을 고조시켜 춤의 역동성을 발산하기도 한다.
김기화(金起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