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풍대(筵風擡), 연풍대(宴豊擡), 연풍돌기
전통춤 전반에서 춤꾼이 몸통을 뒤집어 회전시키는 춤사위를 하면서 춤판을 크게 도는 동작
춤꾼이 몸통을 뒤집어 회전시키거나 맴돌며 판 전체를 원형으로 크게 도는 동작이다. 농악, 교방춤, 탈춤 등에서 연풍대를 한다. 동작의 폭이 크고 원초적이며, 각 춤의 마무리에서 주로 한다. 춤의 절정에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동작이다.
연풍대 동작의 유래는 아직 미상이다. 조선후기 문신 김정중(金正中)이 1791년 중국 사신길에서 용천 기생 계랑(桂娘)의 검무를 보았는데 좌로 돌고 우로 돌면서[左旋右轉] 연풍대(軟風臺)를 잘해서 능히 좌중을 주름잡았다고 했다. 궁중무의 순서를 기록한 『(계사)정재무도홀기(癸巳呈才舞圖笏記)』에서 검기무(劍氣舞) 항목에는 연풍대(筵風擡)가 언급되었으며,1, 조선후기 진주교방 검무의 연풍대(宴豊擡)는 ‘칼을 겨드랑이에 끼고 한번 돌고, 칼 하나를 휘두르며 한 번 돌고, 쌍칼을 휘두르며 한 번 돌고, 칼을 찌르며 한 번 돈다[挾劍一回, 揮一劍一回, 揮雙劍一回, 刺劍一回]’고 했다. 2 또한 현행 농악의 개인놀이에서 놀음을 마무리할 때 악기를 치며 팽이처럼 돌면서 판을 크게 도는 동작을 연풍대라고 한다. 그리고 《봉산탈춤》의 2과장 〈팔먹중춤〉 중 뭇동춤의 후반에서 앉았다가 뛰어오르며 연풍대를 하기도 한다. 이점으로 미루어 연풍대의 연원은 깊을 것으로 보며, 춤의 마무리에서 절정으로 끌어올리는 동작으로서 여러 전통춤에서 추어지고 있다.
1) 『정재무도홀기』, 국립국악원 소장
2) 挾劍一回, 揮一劍一回, 揮雙劍一回, 刺劍一回. 정현석 편저 성무경 역주, 『교방가요』, 보고사, 2002, 191쪽.
〈농악〉에서 연풍대는 장구잽이가 장고를 빠른 장단으로 치며 스스로 맴돌면서 시계방향으로 판을 원형으로 크게 돌거나,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돈다.
또는 소고잽이가 빠르게 소고를 치거나, 소고를 어깨에 메고 상모를 돌리며 왼쪽으로 맴돌면서 판을 원의 형태로 크게 도는 동작이다. 〈검무〉에서 연풍대는 여러 동작이 있다. 양쪽 허리에 칼을 끼고 맴돌며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거나, 칼을 앞에서 좌우로 놀리면서 맴돌며 원형으로 크게 돌거나, 오른손으로 칼을 앞쪽으로 찌른 후 양팔을 위로 들어 칼을 놀리며 원형으로 돈다. 〈승무〉에서 연풍대는 첫 박에서 몸을 원의 바깥쪽으로 향하며 오른팔을 오른쪽으로 천천히 뿌리며 몸을 뒤로 조금 젖히고, 오른발을 오른쪽 회전방향으로 딛는다. 다음은 몸을 원의 안쪽으로 향하며, 왼손을 뿌리면서 왼발을 오른발 앞으로 딛는다. 《봉산탈춤》에서 연풍대는 첫 박에 양팔을 가슴 앞으로 겹치며 뛰어앉고, 두 번째 박에 팔을 벌리며 솟구치듯 일어나고, 세 번째 박에서 왼 다리를 들며 왼 팔로 외사위를 하고, 네 번째 박에 왼 발로 짚으며 오른팔을 어깨에 맨다.
〈승무〉는 굿거리장단에서, 〈검무〉는 자진타령장단에서, 〈농악〉은 이채 장단에서, 《봉산탈춤》은 자진타령장단에서 연풍대 동작을 한다. 모두 피리 두 대, 대금 한 대, 해금 한 대, 장구 한 대, 북 한 대의 삼현육각으로 반주한다.
〈농악〉의 쇠춤과 설장구, 북춤, 소고춤에서 연풍대 복식은 흰 바지저고리, 조끼, 삼색띠를 매며, 무구는 쇠, 장고, 북, 소고이다. 〈검무〉에서 연풍대 복식은 치마저고리에 쾌자를 입고 가슴에 띠를 묶고 전립을 쓰며, 무구는 칼 두 자루이다. <승무>에서 연풍대 복식은 치마저고리나 바지저고리 위에 장삼을 입고 붉은 띠를 왼 어깨에서 오른쪽으로 내려 묶고 고깔을 쓴다. 북채 두 개를 무구로 사용한다.《봉산탈춤》에서 먹중이 연풍대 동작을 하므로, 복식은 흰 바지저고리에 색동 더거리를 걸치고 허리띠를 묶으며, 탈을 쓰고, 양 손에 한삼을 낀다.
농악: 국가무형문화재(1966) 진주검무: 국가무형문화재(1967) 봉산탈춤: 국가무형문화재(1967) 서해안배연신굿 및 대동굿: 국가무형문화재(1985) 경기도도당굿: 국가무형문화재(1990) 농악: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2014)
『(계사)정재무도홀기』 김정중, 『연행록』, 1791. 이흥구ㆍ손경순 역, 『정재무도홀기』, 열화당, 2000. 정병호, 『한국춤』, 열화당, 1985. 정현석 편저, 성무경 역주, 『교방가요』, 보고사, 2002.
김영희(金伶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