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중춤, 묵승무(墨僧舞), 팔목중춤
서울ㆍ경기지역의 산대놀이, 해서지역의 탈춤에서 파계승을 풍자하기 위해 연행된 탈춤
서울ㆍ경기지역과 해서지방에서 연행되어온 춤이다. 탈춤 안에서 여덟 명의 목중이 등장하기 때문에 팔목중이라고도 부른다. 주로 중의 파계행위를 풍자하는 내용을 다루며, 지역에 따라 벽사의 기능과 민중의 이야기가 포함되기도 한다. 크게 춤이 중심이 되는 형식과 재담을 주로 하여 연행하는 놀이의 형식으로 구분된다.
지역에 따라 목중 혹은 먹중이라고 부른다. 목중이라는 명칭은 한몫, 두몫, 세몫 즉 자기가 맡은 배역을 뜻한다는 의미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며, 먹중은 속이 검은 중이라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는 의견이 있다. 탈춤과 산대놀이에는 특히 파계승의 비중이 크며 대부분 목중이 여덟 명이나 등장한다. 여덟 명의 목중이 등장하게 된 유래로 불법을 수호하는 신장(神將)인 팔부중(八部衆)이 반영된 것으로 보는 의견이 있다. 후대에 불교의 세속화 과정에서 여덟 명의 중이라는 명칭과 의식무의 흔적만 남게 되었다. 현재는 불교적인 의미가 많은 부분 퇴색하고 민중적인 성격이 가미되어 탈판에서 흥을 불러일으키거나 노장을 희롱하는 춤으로 연행되고 있다. 현재는 서울ㆍ경기지역의 《송파산대놀이》ㆍ《양주별산대놀이》ㆍ《퇴계원산대놀이》, 해서지역의 《강령탈춤》ㆍ《은율탈춤》ㆍ《봉산탈춤》에서만 목중춤을 연행하고 있다.
목중은 파계승으로 주로 호탕한 성격의 한량으로 묘사된다. 중의 신분으로 불도에는 관심 없고 음주가무를 즐기며 흥에 겨워 풍류소리에 맞추어 한시를 읊거나 춤 자랑을 한다. 해서지방의 탈춤 중 《봉산탈춤》의 경우 목중춤은 파계승에 대한 풍자와 함께 귀신을 쫓아내는 벽사의 기능을 지닌다. 서울ㆍ경기지역 산대놀이의 경우 과장의 내용에 따라 불도를 닦는 중의 모습을 표현하기도 하며 민중을 대변하는 의미를 갖기도 한다. ○ 구조 현재 전승되고 있는 목중춤의 연행구조를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독백 재담과 춤을 중심으로 목중들의 파계행위를 풍자하는 연행, 두 번째는 재담을 중심으로 한 극 중심의 연행이 있다. 첫 번째 춤 중심의 연행은 해서지역 탈춤에서만 볼 수 있는 형식이다. 주로 목중들이 한 명씩 돌아가며 등장하여 스스로 중의 신분을 파계하고 음주가무를 즐기며 놀고 있음을 한시구절을 섞어 소리 혹은 재담으로 풀어낸 후 춤을 춘다. 해서지역의 목중춤은 매우 힘 있고 활발하여 그 지역을 대표하는 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봉산탈춤》의 목중춤은 제2과장 1경 〈팔목중춤〉에서 연행된다. 첫 번째 목중이 달음질하여 등장하여 재담 없이 무대 한가운데 누워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첫 번째 목중의 춤이 마무리되면 둘째 목중이 등장하여 첫 번째 목중을 무대 밖으로 쫒아내고, 스스로 음주가무를 즐기는 파계승임을 한시 구절을 섞어 읊은 후 춤을 춘다. 다시 세 번째 목중이 두 번째 목중을 무대 밖으로 쫓아내고 춤을 추는 연행을 여덟 번째 목중까지 반복하며, 여덟 번째 목중의 춤이 마무리되면 춤을 추고 퇴장한 목중들을 모두 불러내어 다 같이 합동춤을 추고 퇴장한다.
《은율탈춤》의 목중춤은 제3과장 〈팔목중춤〉에서 연행된다. 첫 번째 목중이 달음질로 등장하여 얼굴을 가리고 자신이 돌아다닌 여러 지역의 이름들을 열거하는 노정기(路程記) 형식의 대사를 소리조로 읊은 후 춤을 춘다. 첫 번째 목중의 춤이 마무리되면 두 번째 목중이 등장하여 한시구의 대사를 읊은 후 춤을 춘다. 세 번째부터 여덟 번째 먹중까지는 등장하여 무대 위에 있는 목중들에게 “불림 들어간다.”라고 외친 다음 불림 후 바로 춤을 춘다. 모든 목중들은 등장하여 춤을 춘 이후 퇴장하지 않고 남아 연이어서 춤을 춘다. 여덟 번째 목중이 춤을 추고 난 다음 다 같이 뭇동춤을 추고 퇴장한다. 《강령탈춤》의 목중춤은 제3과장 〈목중춤〉에서 연행된다. 첫 번째 목중이 달음질하여 등장한 후 염불장단과 타령장단에 춤을 춘다. 춤이 마무리된 이후 자신을 “육관대사의 제자 성진”이라 소개하고 잠시 염불을 하다가 다시 장단에 추어 다시 한 번 장삼춤을 춘다. 이어 두 번째 먹중이 등장하여 첫 번째 먹중을 쫒아낸 후 〈중타령〉을 부르고 춤을 춘 뒤 퇴장한다. 두 번째 형식인 극 중심의 연행은 2인 이상의 배역이 등장하여 재담을 주고받으며 중의 파계행위를 풀어낸다. 주요 내용은 팔목중놀이, 곤장놀이, 침놀이, 법고놀이 등이며, 사이사이에 배역별로 비정형화된 춤을 자유롭게 연행한다. ○ 주요 춤사위 해서탈춤의 목중춤은 대부분의 순서가 정리된 형태로 연행된다. 《봉산탈춤》과 《은율탈춤》의 경우 한삼을 활용하며, 힘 있고 활발한 춤사위가 특징이다. 《강령탈춤》의 경우 장삼을 사용하며, 장삼을 휘감아 넘기는 부드럽고 섬세한 춤사위로 이루어져있다. 《봉산탈춤》 목중춤은 여덟 명의 목중 모두 빠른 타령장단에 춤을 추며, 첫 번째와 여덟 번째 목중만 춤의 시작 장면에서 느린 타령장단에 춤을 춘다. 여덟 명 모두 각자의 춤을 추며 주요 춤사위로 고개잡이, 외사위, 겹사위, 양사위, 까치걸음 등의 춤사위가 있다. 《은율탈춤》 목중춤은 빠른 타령장단과 자진돔부리 장단에 연행된다. 주요 춤사위로는 나비 걷기, 엎는 사위, 도는 사위, 올림사위, 곱사위, 떡매사위 등이 있다. 《강령탈춤》 목중춤은 첫 번째 목중은 염불장단, 빠른 타령장단, 자즌굿거리 순으로 연행되며, 두 번째 목중은 염불장단, 느린타령장단, 자즌 굿거리장단에 연행된다. 주요 춤사위로 좌우회전, 곱사위, 엇사위, 양사위, 여닫이, 고개잡이, 인사사위 등이 사용된다. 서울ㆍ경기지역에서는 대부분의 배역들이 공용으로 쓰는 타령장단의 깨끼사위와 굿거리장단의 건드렁사위를 활용하여 자유롭게 연행한다.
주로 피리 두 대, 대금, 해금, 장구, 북 각 한 대로 구성되는 삼현육각에 맞추어 춤을 춘다. 해서지역의 《강령탈춤》은 염불장단ㆍ타령장단ㆍ자진굿거리장단, 《봉산탈춤》은 느린타령장단ㆍ타령장단, 《은율탈춤》은 타령장단ㆍ자진돔부리장단에 연행된다. 서울ㆍ경기지역의 《송파산대놀이》, 《양주별산대놀이》, 《퇴계원산대놀이》에서는 타령장단과 굿거리장단을 중심으로 연행된다.
《강령탈춤》의 목중은 하얀색 민복 위에 회색장삼을 입고 허리에는 붉은색 띠를 두른다. 바지에는 행전을 하고, 좌청(左靑) 우홍(右紅)의 윗대님을 맨다. 머리에는 송낙을 쓰고, 얼굴은 붉은색 바탕에 양쪽 볼과 턱에 금색 혹이 있다. 《봉산탈춤》의 목중은 색동 소매에 홍ㆍ청ㆍ황ㆍ자주색의 연한 것과 진한 것의 8색 비단 상의 더거리를 입고 각색 큰 띠를 매고 상하가 다른 연한 색 바지를 입는다. 팔 끝에는 약 1미터 정도 되는 하얀색 한삼이 달려 있다. 그 중 첫 번째 목중은 붉은 색 더거리에 큰 방울을 무릎 밑에 달고 등 뒤에는 버드나무 가지를 꽂는다. 여덟 번째 목중은 좌청(左靑) 우홍(右紅)의 더거리를 입는다. 얼굴바탕은 붉은 색으로 위에 흑백반점이 무수히 있으며, 탈 테두리에 종이가 달려있다. 양쪽 볼과 턱, 이마에 금색 혹이 있다. 《은율탈춤》의 목중은 색동 소매에 원색 더거리를 입으며 좌청(左靑) 우홍(右紅)의 윗대님을 맨다. 1미터 정도 되는 한삼을 따로 손에 든다. 머리에는 고깔을 쓰고, 얼굴바탕은 붉은색으로 양쪽 볼과 이마에 금색 혹이 있다. 《양주별산대놀이》의 목중은 용장삼을 입고, 붉은 띠에 회색 행전을 두른다. 얼굴바탕은 주홍색이고 눈은 흰색이며 약간 처졌다. 눈꼬리에 붉은 점이 있다. 이마에 여러 개의 주름이 있으며, 양쪽 뺨에 붉은색 큰 점이 있다. 《송파산대놀이》의 목중은 녹색, 붉은색, 노란색, 파란색의 더거리를 입으며, 붉은색 띠에 하얀색 행전을 두른다. 얼굴바탕은 갈색이며 입 모양은 각 탈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다. 머리에 하얀색 탈보 위에 붉은 색 띠를 두른다.
목중춤은 파계승을 풍자함과 동시에 지역에 따라 벽사의 의미를 두거나 민중적인 성격이 가미된 예술성이 뛰어난 춤이다. 목중의 독무와 여덟 명의 목중이 함께 등장하여 추는 합동춤으로 구분된다. 춤을 추기 전에 연행되는 소리와 음률이 있는 재담은 해서지역 목중춤의 특징이다. 해서지역은 높이 뛰어오르며 한삼을 힘 있게 뿌리며 추는 사위가 많아 지역을 대표할 만큼 힘 있고 활발한 춤이다. 서울ㆍ경기지역의 목중춤은 주로 섬세한 움직임으로 장단과 춤사위가 딱 맞아 떨어지며, 사위의 명칭이 장단별로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다. 또한 각 사위별로 연극적인 표현이 재담 사이사이에 연행되어 극의 진행을 돕는다.
양주별산대놀이: 국가무형문화재(1964) 봉산탈춤: 국가무형문화재(1967) 강령탈춤: 국가무형문화재(1970) 송파산대놀이: 국가무형문화재(1973) 은율탈춤: 국가무형문화재(1978) 퇴계원산대놀이: 경기도 무형문화재(2010) 한국의 탈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2022)
김영석, 『탈: 강령탈춤』, 은하출판사, 1986. 김형근ㆍ허용호, 「탈춤의 종류와 양상」, 『탈춤』, 그래픽코리아, 2019. 박전열, 『봉산탈춤』, 화산문화사, 2001. 서연호, 『황해도탈놀이』, 열화당, 1988. 양종승, 『강령탈춤 자료집』, 민속원, 2004. 전경욱, 『은율탈춤』, 국립문화재연구소, 2003. 정형호, 『강령탈춤』, 화산문화, 2002. 정형호, 『양주별산대놀이』, 화산문화사, 2000. ○ 영상자료 양주별산대놀이, 『유튜브』, 「ArtsKoreaTV.com」, 2022. https://www.youtube.com/watch?v=7A1BeQEgmaI&t=9571s 은율탈춤 : 제3과장 팔목중춤, 『유튜브』, 「ArtsKoreaTV.com」, 2020. https://www.youtube.com/watch?v=T7wUJoer3jk [강령탈춤 보존회 2021정기공연] 제 3과장 목중춤, 『유튜브』, 「하늘하늘」, 2022. https://www.youtube.com/watch?v=So_JMgBbjHg
박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