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춤, 미얄춤, 미얄할미춤, 큰어미춤, 할매춤
탈춤에서 할미가 영감을 찾거나 재회하는 장면, 혹은 첩과 대립하는 장면을 해학적인 몸짓으로 표현한 춤
일부처첩의 삼각관계 속에서 할미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춤이다. 과거 탈판에서는 남성들이 추던 춤이었으나 현재는 대체로 여성이 연행한다. 본산대놀이의 영향을 받은 탈춤에서 연행되며, 마을에서 자생한 마을굿 탈춤인 《하회별신굿탈놀이》에서도 연행된다.
이제신(李濟臣, 1536~1584)의 청강쇄어(淸江瑣語)(1629) 중 「소총(笑叢)」의 기록에 의하면 《하회별신굿탈놀이》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함께 할미광대의 존재가 확인된다. 18세기 중엽 강이천(姜彝天, 1769-1801)의 남성관희자(南城觀戲子)에는 구체적인 연행내용이 수록되어 있어 늦어도 16세기 말 혹은 17세기 초반부터 할미춤이 연행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할미춤은 대부분의 탈춤에서 전승되고 있다. 서울ㆍ경기에서는 《송파산대놀이》, 제11과장 〈샌님ㆍ미얄ㆍ포도부장 놀이 과장〉, 제12과장 〈신할아비ㆍ신할미놀이과장〉, 《양주별산대놀이》, 제8과장 〈신할아비와 미얄할미과장〉, 《퇴계원산대놀이》 제12과장 〈신할아비와 미얄할미놀이〉에서 연행되고, 황해도에서는 《봉산탈춤》 제7과장 〈미얄ㆍ할미영감춤〉, 《은율탈춤》 〈미얄할미ㆍ영감춤〉, 《강령탈춤》 제7과장 〈미얄할미ㆍ미얄영감춤〉, 경상북도에서는 《하회별신굿탈놀이》 제3과장 〈할미ㆍ영감마당〉, 경상남도에서는 《고성오광대》 제5과장 〈제밀주과장〉, 《통영오광대》 제4과장 〈농창탈과장〉, 《가산오광대》 제6과장 〈영감ㆍ할미과장〉, 《동래야류》 제4과장 〈할미ㆍ영감과장〉, 《수영야류》 제3과장 〈영감ㆍ할미놀이〉, 《진주오광대》 제5과장 〈할미놀음〉에서 할미춤이 전해지고 있다. 현재 전승되고 있는 할미춤은 주로 이별을 한 영감을 찾는 장면과 재회하는 장면을 해학적인 몸짓으로 표현한다.
○ 내용 지역별로 큰 줄거리는 유사하지만 세부적인 내용 및 연행에는 차이가 있다. 주로 헤어진 영감과 할미가 서로를 찾다가 재회하게 되며 재회한 두 노부부 앞에 영감이 얻은 젊은 첩이 등장하여 삼각관계가 이루어진다. 해서지역에서는 영감에게 버림받고 할미의 재산을 부당하게 빼앗기고 결국 맞아 죽는다. 산대놀이에서는 영감이 죽으라고 타령을 하자 억울해서 죽으며, 《송파산대놀이》의 경우 첩과의 갈등으로 인해 영감에게 쫓겨나는 장면이 있다. 야류와 오광대에서는 첩의 아이를 두고 다투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 구조 할미춤은 영감과 할미 그리고 첩과의 갈등관계 속에서 표현된 춤이다. 할미춤은 주로 본산대놀이 계통의 탈춤에서 연행되며, 마을굿 탈춤의 경우 《하회별신굿탈놀이》에서 연행된다. 본산대놀이 계통 탈춤 할미ㆍ영감과장의 구조는 크게 여섯 개의 장면으로 구분된다. 크게 ① 영감이 첩을 유혹하는 장면 → ② 할미와 영감이 각각 등장하는 장면 → ③ 영감과 할미가 상봉하는 장면 → ④ 첩으로 인해 갈등이 생기는 장면 → ⑤ 할미 혹은 영감이 사망하는 장면 → ⑥ 할미를 위해 굿을 하는 장면 순으로 전개된다. 각 지역별로 본 여섯 개의 장면들을 소리, 재담, 춤 등 다양한 형태로 풀어 극을 연출한다.
① 영감이 첩을 유혹하는 장면 | ② 할미와 영감이 각각 등장하는 장면 | ③ 영감과 할미가 상봉하는 장면 | ④ 첩으로 인해 갈등이 생기는 장면 | ⑤ 할미 혹은 영감이 사망하는 장면 | ⑥ 할미를 위해 굿을 하는 장면 | ||
해서탈춤 | 봉산 | × | ● | ● | ○ | ○ | ○ |
강령 | ○ | ● | ● | ○ | ○ | ○ | |
은율 | × | ● | ○ | ○ | ○ | ○ | |
산대놀이 | 양주 | × | ● | ○ | × | ○ | ○ |
송파 | × | ● | ○ | ○ | ○ | ○ | |
야류 | 동래 | × | ● | ● | ● | ○ | ○ |
수영 | × | ● | ● | ● | ○ | ○ | |
오광대 | 고성 | × | ● | ○ | ○ | ○ | ○ |
통영 | × | ● | ○ | ○ | ○ | ○ | |
가산 | × | ● | × | ○ | ○ | ○ | |
× 장면이 연행되지 않는 곳 ○ 장면이 연행되는 곳 ● 장면이 연행되며 할미의 춤이 포함되어있는 곳 |
본산대놀이 계통 탈춤인 《송파산대놀이》의 경우 제11과장 〈샌님ㆍ미얄ㆍ포도부장 놀이 과장〉 앞 장면에서 ②, ③, ④의 장면이 활용된다. ④에서 미얄할미와 작은 마누라가 갈등을 일으키며 결국 샌님에 의해 미얄할미가 쫒겨나 퇴장한다. 한편, 마을굿 탈춤인 《하회별신굿탈놀이》 할미마당의 구조는 본산대놀이 계통 탈춤과 달리, 영감 없이 할미광대만 등장한다. 할미광대는 베틀에 앉아 베를 짜며 한평생 고달프게 살아온 신세타령을 〈베틀가〉에 얹어 부른다. 후에 춤을 추면서 구경꾼들에게 걸립을 한 후 퇴장한다.
○ 주요춤사위 할미춤 대목은 크게 ‘엉덩이춤’, ‘할미와 영감의 대무’, ‘할미와 첩의 대립춤’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엉덩이춤’은 주로 ② 할미와 영감이 각각 등장하는 장면과 ③ 영감과 할미가 상봉하는 장면에서 연행된다. 해서지역인 강령과 봉산지역은 빠른 굿거리장단에 등장하여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며 힘차게 뛰어다니는 춤을 춘다. 이는 영감을 애타게 찾는 모습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것이다. 두 지역 모두 할미의 직업이 무당이고, 지팡이와 부채를 가지고 돌거나 방울을 흔들며 추는 무당의 행위가 춤으로 표현된다. 《은율탈춤》 할미의 엉덩이춤은 크게 과장되게 흔들지 않고, 하얀 수건을 들고 손을 좌ㆍ우로 흔드는 동작이 나온다. 반면 서울ㆍ경기지역인 《송파산대놀이》와 《양주별산대놀이》 할미의 엉덩이춤은 가련한 할머니의 움직임으로 지팡이를 짚고 힘없는 몸짓으로 표현된다. 야류ㆍ오광대 할미의 엉덩이춤은 대체로 느린 굿거리장단에 좌ㆍ우로 크게 흔들고, 오줌누기 등의 몸짓이 과장되게 표현된다. 대체로 연희현장에 따라 연희자들이 상황에 맞춰 자유롭게 연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할미와 영감의 대무’는 주로 ③ 영감과 할미가 상봉하는 장면에서 표현되며 《강령탈춤》, 《봉산탈춤》, 《동래야류》, 《수영야류》에서 연행된다. 《강령탈춤》과 《봉산탈춤》의 경우 앞서 할미가 등장하면서 추었던 무당을 표현한 춤사위가 활용되며 서로 마주보고 합동춤을 춘다. 그리고 연이어서 할미가 영감을 눕히고 위로 올라가 성행위하는 모습이 춤으로 표현된다. 《동래야류》의 경우 할미가 누워있는 영감을 위에서 안으며 성행위하는 모습을 춤으로 표현한다. 《수영야류》에서는 할미가 영감을 발견하며, 방뇨하는 등의 모습을 춤으로 표현한다.
‘할미와 첩의 대립춤’은 ④ 첩으로 인해 갈등이 생기는 장면에서 연행된다. 《수영야류》와 《동래야류》에서 연행되며 첩과 영감이 사이좋게 춤을 출 때, 이를 할미가 방해하며 첩을 밀쳐버리고 대신 자신이 영감과 함께 춤을 추려는 모습이 굿거리장단의 춤에 해학적으로 표현된다. 이외에 다른 지역의 탈춤에서는 할미와 첩이 양 어깨를 잡고 다투는 것을 일체 장단에 맞춰 간략한 몸짓으로 표현한다.
서울ㆍ경기지역에서는 주로 피리 두 대, 대금, 해금, 장구, 북 각 한 대로 구성되는 삼현육각에 맞추어 춤을 춘다. 황해도 지역에서는 삼현육각을 기본으로 하되 꽹과리 및 바라가 함께 추가되어 연주된다. 황해도의 경우 반주음악이 장면의 상황에 맞도록 연출되어있으며, 할미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주로 자진굿거리장단에 연주된다. 야류ㆍ오광대는 꽹과리, 징, 장구, 북, 각 한 대로 구성되는 사물악기와 태평소에 맞춰 춤을 춘다. 느린 굿거리장단에 연행되어 춤을 춘다.
할미의 탈은 주로 검정색이며 지역에 따라 갈색, 노란색 등으로 표현되며 탈의 형상을 토대로 할미의 고달픈 삶이 표현된다. 할미의 의상은 주로 하얀색, 회색, 검정색으로 대부분 상의가 짧고 치마를 허리에 걸쳐 배가 드러나게 입는다. 무구로는 황해도 탈춤에서는 작은 방울이 달린 지팡이와 부채, 서울ㆍ경기지역의 산대놀이에서는 지팡이, 경상북도 탈놀이에서는 하얀 두건을 머리에 쓰고, 베틀을 사용한다. 경상남도 야류와 오광대에서는 담뱃대ㆍ요강ㆍ물레가 공통적으로 사용되며, 《고성오광대》을 제외하고 모두 지팡이가 사용된다.
할미춤은 재담, 소리, 춤이 함께 어우러져 할미의 힘겹고 불합리한 삶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춤이다. 대부분 미를 추구하는 다른 여성 춤과 다르게 움직임이 매우 거칠고 투박하며 과장된 몸짓으로 관객과 웃음으로 소통하는 해학적인 춤이다. 특히 남성중심사회였던 과거에 여성이 받는 차별과 불합리한 삶을 표현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고성오광대: 국가무형문화재(1964) 양주별산대놀이: 국가무형문화재(1964) 통영오광대: 국가무형문화재(1964) 동래야류: 국가무형문화재(1967) 봉산탈춤: 국가무형문화재(1967) 강령탈춤: 국가무형문화재(1970) 수영야류: 국가무형문화재(1971) 송파산대놀이: 국가무형문화재(1973) 은율탈춤: 국가무형문화재(1978) 가산오광대: 국가무형문화재(1980) 하회별신굿탈놀이: 국가무형문화재(1980) 진주오광대: 경상남도 무형문화재(2003) 퇴계원산대놀이: 경기도 무형문화재(2010) 한국의 탈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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