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에 북채를 들고 북가락을 연주하며 다양한 춤사위를 표현하는 예술적 양식의 춤
진도북춤은 세습무가(世襲巫家)의 자손으로 가(歌)·무(舞)·악(樂)에 능통한 전통예인(傳統藝人) 박병천(朴秉千, 1933~2007)에 의해 예술적 양식으로 다듬어진 춤이다. 화려한 북가락과 춤사위를 바탕으로 양손에 북채를 들고 자유자재로 장단을 구사하며 다채로운 춤사위와 신명으로 춤을 이끌어간다. 강렬한 북가락과 함께 다양하고 유연한 장구가락을 동시에 갖고 있어 역동적인 힘과 섬세함이 어우러져 독특한 흥과 멋을 함축하고 있는 춤이다.
진도북춤의 유래는 모내기를 할때 치는 북이라는 뜻인 모북(모방구, 못방구)과 농악 판굿의 개인놀이인 설북놀이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진도에서는 모내기를 할 때 줄이 틀린 모폭이나 떠있는 모를 지적하는 신호용 악기로 북이 사용되었고 모북을 칠 때 북수는 큰 삿갓을 쓰고 양손의 북채를 갈라쥐고 북을 치며 들노래 맞추어 흥을 돋우며 모내기를 지휘하는 역할을 하였다. 특히 진도에서는 모내기 할 때 장고는 따라붙지 않더라도 꽹과리, 징, 북은 필수적인 타악기로서 구성되어 모방고굿, 농작굿, 길군악 등에 이르면 춤사위가 곁들어져 북춤놀이 북춤굿이 되곤하였다. 섬지역인 진도에서는 장구가 비싼 물품중에 하나이었고 제작하기 수월한 북이 장구를 대신하여 다양한 가락을 연주하기 위해 양손에 북채를 들고 가락을 연주하며 춤을 추는 문화가 형성되었다. 또한 진도의 신청농악, 소포농악 등에서 연행되던 판굿의 개인놀이를 할 때 북놀이의 설북주자가 개인기를 발휘하여 독창적이고 즉흥적인 북가락과 춤사위를 발휘하였다. 진도북춤은 이러한 북놀이의 문화를 바탕으로 세습무가에서 태어나 우리 고유의 전통예술을 전수, 육성하여 창악, 기악, 춤, 무악, 농악 등을 전수하던 신청(神廳)의 학습을 통해 가·무·악에 통달하였고 진도의 민속예술을 발굴하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린 예인(藝人) 박병천에 의해 향토적 색채와 더불어 다양한 가락과 춤사위, 공간활용, 음양(陰陽)의 원리, 전통적 춤의 어법과 미의식 등을 담아내며 예술적인 춤으로 정착되었다.
○ 춤의 구성 박병천의 진도북춤은 양손에 북채를 쥐고 장구와 같이 다양한 가락을 연주하고 다채로운 춤사위를 구사하며 춤을 진행한다. 장단의 변화에 따라 입장부분- 굿거리부분- 자진모리부분- 동살풀이부분- 호성부분- 마무리 굿거리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 짜임새 양손에 북채를 갈라쥐고 채편과 북편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잔자락을 다양하게 구사하면서 때로는 북테를 치며 흥을 고조시킨다. 느린가락에서 빠른 가락으로 옮겨지고 맺고 얼렀다 푸는 것이 기본형식으로서 느린 가락에서 빨라지는 가락은 북의 힘차고 역동적인 느낌이 들고 맺고 얼렀다 푸는 가락은 흥을 유발하고 몰아치는 가락과 춤사위는 신명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1. 입장 자진모리 장단에 북가락과 춤사위를 구사하며 춤판에 입장하여 춤의 시작을 알리는 도입부에 해당한다. 북가락과 춤사위가 합일되어 표현됨으로써 흥과 신명을 일으키며 즉흥적인 요소가 강하다. 2. 굿거리 굿거리 장단에 맞추어 북을 치며 춤사위를 표현하고 굿거리1조와 굿거리2조로 구성되어 있다. 1조와 2조의 마무리에는 북가락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어 단락을 맺어주는 효과를 준다. 굿거리는 춤사위를 중심으로 가락을 엮어나가는데 굿거리에 추어지는 춤사위는 9대째 이어오고 있는 세습무가(世襲巫家)에서 전승된 굿거리 춤사위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섬세한 호흡과 발디딤, 유연한 동작과 정재된 멋이 담겨 있다. 3. 자진모리 자진모리 장단에 맞추어 북가락을 중심으로 춤사위를 엮어가며 음·양의 짝을 이루며 춤사위가 진행된다. 첫부분은 외꼭지 장단으로 맺고 두번째는 품앗이꼭지 장단으로 맺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모북의 노동의 동작들이 춤사위에 나타나며 춤과 가락이 일체된 형상으로 춤을 진행하여 흥을 고조시킨다. 빠른 장단에 의해 춤사위가 진행되지만 강유(剛柔)와 대삼소삼(大衫小衫), 직선과 곡선, 음ㆍ양의 조화를 통해 점층적으로 흥을 몰아가는 방식으로 맺고 어르고 풀어낸다. 4. 동살풀이 동살풀이 장단에 맞추어 다양한 보법의 춤사위가 나타난다. 동살풀이 1부와 동살풀이 2부로 나뉘는데 발차기, 갈둥말둥, 어깨춤 등 익살스럽고 놀이적인 요소를 담아내는 춤사위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와 2부의 마무리를 빠른 휘모리 장단인 다스름장단으로 맺음으로 신명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5. 호성(虎聲) 호성은 ‘호랑이 성음’이라는 뜻으로 북가락을 치며 호성을 표현한다. 동살풀이 장단으로 신명을 고조시켜 다스름장단으로 맺은후 긴장감을 주며 호성가락을 연주한다. 6. 마무리 굿거리 굿거리 장단으로 춤을 맺는 부분으로 굿거리 부분의 춤사위를 바탕으로 하여 춤을 진행시키다 맺음가락으로 춤을 맺는다. ○ 주요 춤사위 겨누기 사위, 바람막이 사위, 외바람막이 사위, 원형바꾸기 사위, 꽃봉오리 사위, 반꽃봉오리 사위, 가위치기사위, 게걸음사위, 북채돌려잡기사위, 갈둥말둥사위, 옆으로 발차기 사위, 새끼꼬기 사위, 품앗이 사위, 열십자사위, 가위치기사위, 발춤사위, 여물썰기발 사위, 우물푸기사위, 맷돌갈기 사위 등 세습무가(世襲巫家)에서 전승된 춤사위와 노동에서 유래된 춤사위, 놀이에서 유래된 춤사위, 발동작을 표현하는 춤사위 등이 있다. 무대공간을 운용함에 있어 앞뒤, 좌우, 상하 등의 방향을 고루 활용하며 춤을 진행한다. 공간구성에 있어서도 원형, 태극선, 갈지자, 사선 등 다양한 이동반경을 보여준다.
반주악기는 농악의 악기 구성인 꽹과리, 장구, 북, 징의 타악기와 선율악기인 태평소로 구성되어 있고 태평소가 시나위를 연주하고 구음(口音)으로 시나위 가락을 곁들이기도 한다. 장단은 굿거리 장단, 자진모리 장단, 동살풀이 장단, 휘모리 장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 복식 진도북춤의 복식은 남성의 복식과 여성의 복식이 다르게 나타난다. 남성은 흰 저고리와 흰바지를 착용한다. 여성은 흰색 혹은 미색 저고리와 흰색 혹은 붉은색, 감물색 치마를 착용하거나 치마, 저고리 위에 쾌자를 착용하고 삼색띠를 매기도 하는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버선이나 흰색 미투리를 착용한다. ○ 무구 북은 대부분 소나무로 만들고 가죽은 소가죽을 사용하고 북채는 박달나무, 탱자나무, 흑단과 같은 단단한 나무를 사용하여 만든다. 북채는 왼쪽북채가 오른쪽북채보다 짧으며 손잡이 부분이 얇고 북채끝을 둥굴게 제작하여 양손으로 북가락을 연주하기 적합하게 변화시켰다. 북끈은 2개로 흰색으로 제작하여 하나는 왼쪽어깨에 메고 북을 가슴 아래에 두고 하나는 허리에 메어 북을 고정시킨다.
진도북춤은 북연주와 춤이 결합된 독특한 예술형식을 띠고 있으며 장단을 차츰 빠르게 몰아가며 흥과 신명을 일으키고 무자(舞者)의 내면의 멋을 느낄수 있는 구조를 지니며 즉흥성의 발현을 통해 관객에게 신명과 신바람을 일으켜 집단적으로 예술체험을 경험할수 있도록 한다. 진도북춤은 가락을 치는데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춤사위를 통해 몸을 움직이는 원리와 구성, 호흡 등이 함께 어우어진다. 변화무쌍하고 역동적인 변화를 추구함으로써 흥과 신명을 이끌어내면서도 때로는 무겁고 느리며 정적인 섬세함까지 지향하는 춤으로 전통적인 춤의 어법과 음양, 가락의 대삼ㆍ소삼, 강유등의 전통춤의 표현을 담고 있다. 또한 춤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고 장단별 춤사위 및 가락을 통해 공간의 확산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진도북춤은 가·무·악 일체의 학습을 해온 전통예인 박병천이 진도지역의 모북이나 농악속에 나타난 가락에 춤사위를 확장시키고 전통적 미의식과 장단기법 등을 가미하여 놀이 중심의 진도북놀이를 다채로운 북가락과 춤사위 및 구성양식을 체계화하고 다양한 공간활용을 통해 예술적인 양식의 북춤으로 승화시킨 춤이다. 진도북춤은 놀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예술적양식과 미의식을 지닌 전통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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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林守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