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심게착복춤(運心偈着服舞), 운심게춤(運心偈舞)
불교의식에서 상단의 삼보(三寶)와 중단의 성현에게 공양할 때 추는 춤
운심게착복춤은 7언 4구로 된 〈운심게〉를 범패(梵唄)로 부르며 공양을 찬탄하는 춤이다. 재회(齋會)에서 증명과 가피(加被)1를 구하기 위해 소청한 상단의 삼보2 와 중단의 성현을 자리에 모시고, 자비를 베푼 은혜에 보답하고자 시주의 선근(善根)으로 마련한 음식물을 공양하는 절차에서 연행된다.
1) 부처나 보살이 자비(慈悲)를 베풀어 중생(衆生)을 이롭게 함
2) 부처, 부처의 가르침,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는 승려
이 춤의 유래는 유래는 문헌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고성 운흥사(雲興寺) 감로탱화(1730)와 선암사 서부도전 감로탱화(1736) 등 18세기 이후에 제작된 감로탱화에서 〈착복춤〉의 복식을 갖춘 도상이 확인된다. 또한 14세기 간행의 『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水陸無遮平等齋儀撮要)』를 비롯한 많은 의례문에서 〈운심게〉가 나오지만 춤에 대한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감로탱화의 도상에 의하면 18세기 이전에 〈착복춤〉이 추어진 것으로 추측되지만 운심게착복춤이 추어진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다.
○ 내용
〈운심게〉는 상단과 중단에 공양을 기원하는 7언 4구의 게(偈)와 진언으로 구성된다. 상단의 〈운심게〉는 ‘원차향공변법계(願此香供遍法界) 보공무진삼보해(普供無盡三寶海) 자비수공증선근(慈悲受供增善根) 영법주세보불은(令法住世報佛恩)’이고 이를 범패로 부르며 춤을 추는 것이 운심게착복춤이다. 이외에도 각단의 〈운심게〉가 있어, 해당 단의 〈운심게〉를 범패로 부르면 이에 맞추어 춤을 춘다.
○ 구성
경제ㆍ완제에서 이 춤은 전(前)과 후(後)로 나뉜다. 1구에서 4구의 ‘보(報)’까지는 평염불로 하고, 태징을 반주하면 전 착복춤이 대무(對舞)로 추어진다. 태징 반주는 7소박, 내림쇠, 3소박의 세 가지이다.
전 착복춤은 태징의 7소박이 43회 반주된다. 반주 33회까지 구성은 ‘제자리→전진사위→교차→전진사위→자리바꿈’이다. 제자리의 춤사위는 ‘일자사위→요신(搖身; 몸을 흔드는 동작)→꽃 모으기→꽃 치기→일자사위’이고, 전진사위로 교차할 때 ‘꽃 모으기→꽃 치기→일자사위’이며, 다시 전진사위로 자리바꿈이 완성되면 ‘꽃 모으기→꽃 치기→일자사위→좌로 180도 회전하기’가 반복된다. 34회와 35회의 두 번 반주는 마주 보고 앉는다. 36회에서 43회까지는 앉은 자세에서 ‘요신→내림쇠→세 번 치기→일자사위’가 추어진다.
후 착복춤은 범패승(梵唄僧)이 ‘유원제불 애강도량 수차공양(唯願諸佛 哀降道場 受此供養)'을 범패로 부를 때 ‘일자사위→꽃 모으기→일자사위→전진사위→좌로 180도 회전하기’를 반복하여 춘다.
영제의 춤도 전과 후로 구분할 수 있다. 전 착복춤은 〈운심공양진언〉과 〈사구게(四句偈)〉의 1구와 2구의 ‘보공무진’까지와 4구의 ‘보불은’을 범패로 부를 때 기립 자세에서 대무로 추어진다. 〈운심공양진언〉을 범패로 부를 때 ‘요신→일자사위→우로 회전하기’로 정면을 향하여 꿇어앉아 합장하고 일어서며 마주 본다. 1구의 춤사위는 ‘요신→회전하기→등지기→마주보기’이 구성이다. 1구의 춤 구성은 제자리에서 추어진다. 요신은 일자사위와 굴신 후에 추어지며 이어서 회전하기로 등지기, 마주보기 등의 방향 전환이 이루어진다.
2구는 ‘회전하기(1)→꿇어앉기→좌우 쓸기→일어서기→회전하기(2)’의 구성이다. 2구도 제자리에서 추어진다. 회전하기(1)은 270도 회전으로 정면을 향하고, 꿇어앉아 좌우 쓸기를 하고 일어선다. 회전하기(2)는 270도 회전하여 마주 보는 춤사위이다. 4구는 ‘일자사위→굴신→요신→좌우 360도 회전하기’를 2회 춘다.
후 착복춤은 범패승이 ‘유원제불 애강도량 수차공양(唯願諸佛 哀降道場 受此供養)’을 3회 범패로 부를 때 추어지며, 1회와 2회의 구성은 ‘제자리→전진사위→교차→전진사위→자리바꿈’이고, 3회는 제자리에서 ‘요신→꿇어앉기→좌우 쓸기→일어서기→우로 180도 회전하기→요신→좌로 180도 회전하기→굴신→좌로 360도 회전하기’로 추어진다.
○ 주요 춤사위
〈기립 자세〉
두 손을 좌우로 크게 펼치는 일자사위, 앞으로 나아가 정면에서 좌로 90도 돌아서는 전진사위와 사선으로 내딛으며 나아가 좌우로 방향을 전환하는 사선 전진사위, 좌우로 90도, 180도, 360도로 방향을 전환하는 회전하기, 무릎을 구부렸다 펴며 뒤꿈치를 붙여 올리는 돋움새 동작의 굴신, 가슴 앞에 모으거나 단전으로 꽃을 모아 돌리고 꽃을 ∞ 모양으로 흔들며 앞으로 모으는 꽃 모으기, 몸은 사선으로 흔들고 꽃은 ∞ 모양을 그리는 요신, 꽃을 든 손으로 소매를 털 듯이 치는 꽃 치기 등이다.
〈앉은 자세〉
몸은 좌우로 흔들며 뒤로 젖히고 손은 ∞ 모양을 그리는 요신, 양손을 앞으로 모으며 아래에서 위로 원을 그리듯 다시 펼치는 꽃 모으기, 몸이 바닥에 닿을 정도 숙이는 엎드리기, 두 손의 꽃을 좌우로 바닥을 쓸 듯이 흔드는 좌우 쓸기 등이다.
운심게착복춤은 범패와 함께 태징으로만 반주한다. 경제ㆍ완제는 태징으로 ‘다당 다당 탕 탕 닥(○○ ○○ ●●●)’을 43회 반주하고, 내림쇠(○○○○○○○○)와 3소박 ‘탕 탕 탕(● ● ● )’은 각 1회 반주한다. ‘유원제불 애강도량 수차공양’을 범패로 부를 때 추어지는 춤의 반주는 춤사위를 맺을 때 ‘탕(● )’을 반주하고, 범패의 끝 소절에서 ‘탕-탕탕 탕-탕탕 탕-탕탕 다당 다당 탕-탕-다당-탕 탕탕 – 닥(●-●● ●-●● ●-●● ○○ ○○ ●-●-○○ -● ●● - ●)’을 반주한다. 영제는 사구게를 범패로 부를 때 춤을 추기 때문에 춤사위를 맺을 때 ‘탕(●)’으로 반주하고, 마무리할 때는 내림쇠(○○○○○○○○●●●)로 한다.
평상복인 회색 법복 위에 백색 장삼과 홍색 가사를 입는다. 경제·완제는 중가사(中袈裟)에 적색, 청색, 녹색, 황색의 대령(帶領, 폭 20㎝, 길이는 장삼 끝과 같이함)을 붙이고, 머리에는 연꽃과 범자(梵字)가 새겨진 낙관(樂冠)을 쓰며, 손에는 작약과 목단의 무화(舞花)를 들거나 꽃 없이 소매 끝을 잡고 춤을 추기도 한다. 영제는 반가사(半袈裟)에 적색, 청색, 녹색, 황색의 대령을 앞과 뒤에 붙이고, 대령을 어깨 위에 묶어서 가사를 입는다. 머리에는 상부에 관세음보살이 새겨지고 문양이 없는 낙관을 쓰며, 손에는 작약과 목단을 들거나 양손에 연꽃을 들고 춤을 추고, 요즘은 경제와 같은 낙관을 쓰기도 한다.
운심게착복춤은 ‘운심게’를 범패로 부를 때 춘다. 이 게의 위치를 『석문의범』 소수 상단공양 절차는 ‘정법계진언→공양게→진언권공(표백문·변재삼보·사다라니)→운심게주→보공양진언→출생공양진언→정식진언→보회향진언→원성취진언→보궐진언→예참→정근→축원’이다. 이 절차 중 운심게주의 연행에 대하여 『작법귀감』에서는 “위의 네 가지 주문을 각각 3ㆍ7편씩 하고, 다시 운심게주를 하는 것은 옥상옥(屋上屋)을 면할 수 없다. 이 두 가지는 가지(加持)3를 기원하는 것이 같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종합해 보면, 진언권공과 운심게주는 택일하여 연행해야 한다는 것이고, 곧 〈사다라니바라춤〉에 이어 운심게착복춤을 연행하는 것은 옥상옥이라는 것이다.
3) 가'는 '가피(加被)', '지'는 '섭지(攝持)'를 의미하며, 대자대비한 불보살의 가호를 받아 중생이 깨달음의 경지로 들어가는 것을 말함
〈의례문〉 안진호, 『석문의범』, 법륜사, 1983, 『작법구감』, (『한의총』 3) 『천지명양술륙재의촬요』, (『한의총』 1) 〈단행본〉 통도사성보박물관, 『감로』, 성보문화재연구원, 2005.
(원명)최명철(崔命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