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게착복춤(茶偈着服舞)
불교의식에서 상단의 삼보(三寶)1 와 중단의 성현을 소청하여 헌좌(獻座)하고 차(茶)를 올릴 때 추는 춤
1)부처, 부처의 가르침,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는 승려
다게착복춤의 유래는 문헌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14세기에 간행된 『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水陸無遮平等齋儀撮要)』,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天地冥陽水陸齋義纂要)』와 15세기에 간행된 『진언권공(眞言勸供)』을 비롯한 이후 모든 의례문에 〈다게〉가 나오지만 춤의 연행에 대한 내용은 없다. 16세기와 17세기에 제작된 감로탱화의 왼쪽에 범패승(梵唄僧)이 꽹과리, 징, 북 등을 연주하는 모습이 확인되지만 착복춤의 복식을 갖춘 도상은 보이지 않는다. 다게착복춤의 무복(舞服)을 갖춘 모습은 18세기에 제작된 고성 운흥사(雲興寺) 감로탱화(1730)에서 확인되고, 춤을 추는 도상은 흥천사 감로탱(1939) 등에서 확인된다. 이로써 착복춤이 추어진 시기는 18세기 이후로 추측할 수 있으나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다.
○ 내용
다게착복춤은 소례(所禮, 예배를 받는 대상)를 자리에 모시고 〈다게〉를 연행할 때 추는 춤이다. 착복춤의 복식을 갖추고 추는 이 춤은 소청의식의 마지막 절차에서 연행되는데, 일반적인 소청절차는 ‘거불→소청진언→유치→청사→향화청→가영→고아게→헌좌진언→다게’의 절차이다. 〈다게〉는 ‘상단다게, 중단다게, 증명다게’로 구분한다. 상단은 ‘아금청정수(我今淸淨水) 변위감로다(變爲甘露茶) 봉헌삼보전(奉獻三寶前) 원수애납수(願垂哀納受)’이고, 중단은 ‘청정명다약(淸淨茗茶藥) 능제병혼침(能除病昏沈) 유기옹호중(唯冀擁護衆) 원수애납수(願垂哀納受)’이며, 증명은 ‘금장감로다(今將甘露茶) 봉헌증명전(奉獻證明前) 감찰건간심(鑑察虔懇心) 원수애납수(願垂哀納受)’이다.
다게착복춤은 지역에 따라 경제·완제·영제로 구분된다. 경제·완제는 일자사위, 꽃 모으기, 전진사위, 좌우 회전하기, 굴신 등의 비교적 간단한 춤사위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가장 먼저 배우는 착복춤이며, 이와 유사한 춤사위로 〈도량게착복춤〉, 〈오공양착복춤〉 등이 추어진다. 영제의 춤사위 명칭은 경제·완제와 유사하다. 하지만 춤사위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데, 특히 전진사위에서 사선으로 나아가 방형(方形; 사각형)의 형태를 보이는 것이 특이하다. 영제는 경제·완제와 달리 〈도량게착복춤〉, 〈오공양착복춤〉 등의 춤사위도 각각 다르다.
○ 구성
다게착복춤은 〈다게〉를 범패로 부를 때 대무(對舞) 형태로 추어지며 전승 지역과 계보에 따라 춤사위가 다르게 나타난다. 경제·완제의 1구는 ‘제자리→전진사위(1)→자리바꿈→전진사위(2)→제자리’의 구성이다.
제자리는 꽃을 모은 상태에서 일자사위를 한다. 전진사위(1)은 ‘두 걸음 나아가기→교차할 때 꽃 모으기→일자사위’를 하고 다시 ‘두 걸음 나아가기→두 걸음으로 좌로 90도 회전하기’로 자리바꿈을 완성한다. 이어서 ‘좌로 180도 회전하기→굴신→우로 180도 회전하기→굴신→꽃 모으기→일자사위→좌로 180도 회전하기→굴신→꽃 모으기→일자사위’까지는 느린 춤사위이고, ‘우로 180도 회전→꽃 모으기→일자사위→좌로 90도 회전→꽃 모으기’는 비교적 빠른 춤사위이다. 이와 같은 춤사위는 ‘전진사위(2)→제자리’에서도 같은 양상이고, 1구의 춤사위는 4구까지 반복적으로 추어진다.
영제의 1구는 제자리에서 ‘일자사위→굴신→요신→좌로 360도 회전하기→꽃 모으기→일자사위→우로 360도 회전하기→꽃 모으기→일자사위’이고, 2구는 ‘요신(搖身; 몸을 흔드는 동작)→좌로 360도 회전하기→꽃 모으기→일자사위’이다. 3구는 ‘요신→전진사위→굴신→요신→우로 360도 회전하기→꽃 모으기→일자사위→요신→전진사위→굴신→좌로 360도 회전하기→꽃 모으기→일자사위’이다. 4구는 ‘요신→좌로 360도 회전하기→꽃 모으기→일자사위→요신→전진사위→굴신→꽃 모으며 절하기’이다. 4구는 이 춤사위로 2회 더 추게 된다. 다만 2회는 ‘좌로 회전하기’를 ‘우로 회전하기’로, 3회는 ‘전진사위’를 ‘우로 360도 회전하기’로 춘다. 이 춤은 4회의 전진사위로 방형(方形; 사각형)으로 추어진다.
영제에서는 〈다게〉를 범패로 부르며 춤을 추고, 이어서 ‘유원삼보 애강도량 수차공양’을 범패로 3회 부르며 춤추기도 한다. 이때 구성은 ‘제자리→전진사위→자리바꿈→전진사위→제자리’이며 범패승의 재량에 따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 주요 춤사위 이 춤은 기립 자세에서 추어지며, 두 손을 좌우로 크게 펼치는 일자사위, 앞으로 나아가 자리바꿈을 하는 전진사위는 교차하며 진행된다. 이 때 춤사위의 변화도 함께 나타난다. 다만 영제의 다게 춤사위에서 전진사위는 왼쪽 사선으로 3보 나아간다. 좌우로 90도, 180도, 360도 방향 전환을 하는 회전하기, 일자사위에서 무릎을 구부렸다 펴며 뒤꿈치를 붙여 올리는 돋움새 동작의 굴신, 가슴 앞이나 단전으로 꽃을 모아 상하로 2회 돌리는 꽃 모으기 등이 특징이다.
평상복인 회색 법복 위에 백색 장삼과 홍색 가사를 입는다. 경제·완제는 중가사(中袈裟)에 적색, 청색, 녹색, 황색의 대령(帶領, 폭 20㎝, 길이는 장삼 끝과 같이함)을 붙이고, 머리에는 연꽃과 범자(梵字)가 새겨진 낙관(樂冠)을 쓰며, 손에는 작약과 목단의 무화(舞花)를 들거나 꽃 없이 소매 끝을 잡고 춤을 추기도 한다. 영제는 반가사(半袈裟)에 적색, 청색, 녹색, 황색의 대령을 앞과 뒤에 붙이고, 대령을 어깨 위에 묶어서 가사를 입는다. 머리에는 상부에 관세음보살이 새겨지고 문양이 없는 낙관을 쓰며, 손에는 작약과 목단을 들거나 양손에 연꽃을 들고 춤을 추고, 요즘은 경제와 같은 낙관을 쓰기도 한다.
다게착복춤은 다른 춤보다 비교적 춤사위가 간단하여 착복춤을 전승할 때 가장 먼저 배우는 춤이다. 경제·완제는 〈도량게착복춤〉, 〈오공양착복춤〉과 춤사위가 유사하지만 영제는 각각 다른 춤사위로 추어진다. 이 춤은 상단과 중단의 〈다게〉에서 추어지고 하단에서는 추지 않는다.
다게착복춤은 〈다게작법〉이라 부르기도 한다. 작법은 불교의 모든 불사를 일컫는 말이므로 ‘무복(舞服)을 입고 추는 춤’이라는 의미에 맞게 ‘착복춤’으로 통일된 명칭 사용이 필요하다.
(원명)최명철(崔命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