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타령, 散念佛, 헌천수
○ 역사적 변천 과정, 연행 시기 및 장소
삼현육각 음악은 20세기 이전까지 구전으로 전승되었기 때문에 명확한 변천사를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부터는 악보와 유성기 음반을 통해 그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에 적어도 조선 말기에 연주되었던 악곡의 성격을 확인하는 것은 가능하다.
현행 대풍류 반염불 동일한 골격선율이 나타나는 악보에는 이왕직아악부 오선악보 〈헌천수〉가 있다. 이는 피리, 대금, 해금의 악보로 남아있어 삼현육각 편성으로 연주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유성기 음반에는 삼현육각 편성보다는 단소, 양금으로 연주한 것이 많다. 일제강점기까지는 ‘긴’이나 ‘반’이라는 용어를 통해 속도의 차이를 따로 표시하지 않았다.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여 〈염불〉의 성격을 분리한 것은 민속음악의 대가 지영희인데, 그것은 이 음악을 교육용 악보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템포의 구분이 필요하다 판단했기 때문인 것 같다. 본래 삼현육각 음악은 기능음악이기 때문에 작곡자가 분명한 것도 아니고, 악곡명이 제대로 존재하지도 않았다.
본래 연주자에 따라 가변적인 연주양상을 보이던 악곡이나, 현재는 민속음악의 대가 지영희가 1960년대 악보로 정리한 〈대풍류무용곡〉 선율을 기준으로 전승되고 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주요 악곡 중 하나로 연주되고 있으며, 승무 반주음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 용도
삼현육각 반염불은 본래 춤 반주에 사용된 음악이다. 20세기 후반에는 《대풍류》의 구성악곡으로 관악합주형태로 연주되기도 한다.
○ 음악적 특징
반염불은 레(re)-미(mi)-솔(sol)-라(la)-도(do)-레'(re')-미'(mi')로 진행된다. 기본적으로는 솔(요성)-라-도-레(요성)-미가 주요 구성음이나 합주를 이끌어나가는 피리의 최저음이 솔이 아닌 레부터 시작되고, 이 음이 사용되기 때문에 보통 레선법의 음악으로 분석된다. 〈긴염불〉과 동일한 여섯 장단의 골격선율로 연주되나 속도가 다르다. 〈긴염불〉이 느린 빠르기로 진행되면서 골격선율 사이에 많은 시김새가 첨가되어 연주되고, 불규칙한 박으로 진행된다면 반염불은 골격선율의 진행이 보다 명확하게 나타난다. 이렇듯 동일한 선율의 속도를 바꾸어 새로운 곡을 만들어나가는 방식은 춤 반주 음악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 악기편성
삼현육각 편성으로 연주하기도 하고, 단소 · 생황 · 양금과 같이 음량이 작은 악기로 연주하기도 한다.
이 악곡은 현장에 맞게 즉흥적 대응을 해나갔던 삼현육각 음악인의 음악생성 형태를 파악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보형, 「무형문화재 음악조사보고서4-삼현육각」,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 1984. 서한범, 「긴염불과 반염불의 비교연구」, 『한국전통음악학』 1, 2000. 임혜정, 「삼현영산회상 염불도드리와 긴염불에 관한 연구」, 『한국음반학』 8, 1998. 송미란, 「반염불에 관한 연구」, 단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8. 진윤경, 「삼현육각 <염불>에 관한 음악적 고찰」, 『국악원논문집』 37, 2018.
진윤경(秦潤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