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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산 전용선이 만든 단소산조
추산 전용선(秋山 全用先, 1890~1965)은 단소·대금·퉁소·양금·피리·해금·거문고·가야금 등 거의 모든 악기를 잘 다루었으며, 신소(神簫) 또는 소선(簫仙)으로 불릴 만큼 단소연주에 있어 신비할 정도의 기량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그동안 산조에 적합하지 않게 여겨졌던 단소의 한계를 극복하여 단소산조를 창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생애 추산은 그의 호(號)이며 용선이 본명인 것으로 보이나, 홍련·홍용으로 불리기도 하였다고 한다. 전용선의 생몰연대와 출생지는 기록된 자료들마다 제각각으로 되어 있으며 황미연에 의해 정읍시청의 공식기록이 밝혀졌다. 기록에 따르면 전용선은 1890년 2월 15일 전북 정읍군 입암면 천원리 474번지에 출생하여 1965년 11월 3일 전북 전주시 태평동 36번지에서 사망한 것으로 되어있다. 또한 본인이 2020년 우연한 기회에 전용선의 손자인 전성진(1955~) 씨를 만나 전용선이 1890년 출생하여 1965년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 ○ 전승 전용선은 17세 때에 단소에 입문하였으며 그의 삼촌뻘 되는 전계문(全桂文, 1872~1940)으로부터 풍류를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계문에게 배운 전용선의 풍류는 진종하→강낙승으로 전수된 이리 풍류회와 김무규→이철호→임세원 등으로 이어지는 구례 풍류회, 그리고 편재준→김환철→김문선으로 전수된 초산 풍류와 김문선에서 다시 김용련으로 이어지는 샘깊은 소리회에도 전승되고 있다. 전용선은 많은 제자들을 길러 냈는데 각 악기의 제자로 단소 김무규, 가야금 조계순, 대금 김환철, 양금 이기열 등이 있다. 1956년도에 이리 풍류 율객의 초청받아 이리에서 세 차례에 걸쳐 진종하와 진양수에게 단소 풍류를 가르치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대금 명인 편재준에게도 풍류를 가르쳤다고 전해지며 거문고 명인 신쾌동(申快童, 1910~1977)도 전용선으로부터 단소 풍류와 산조 가락을 배운 것으로 전한다. 이처럼 전용선은 풍류에 많은 애착을 두고 전승하여 이리 풍류, 구례 풍류 등 호남 풍류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전용선의 이름을 널리 알려지게 한 것은 신비에 가까운 단소산조 연주이다. 현존하는 인물로는 이생강(李生剛, 1937~ )이 그로부터 단소산조를 배웠다고 한다. 이생강의 증언에 의하면 그는 22살 되던 해에 1957년 부산 금정사에서 유담 스님이 주지로 있을 때 전용선을 처음 만났다. 당시 전용선의 풍모에서는 범상치 않은 예술가적 기운이 서려 있어 감히 가르침을 청하지는 못했다. 당시 이생강은 오로지 대금 연습에만 매진하였던 시기이기도 하였다. 전용선은 산조를 불 때마다 조금씩 가락을 다르게 연주하였고, 이생강은 그 가락들을 대금으로 선율을 옮겨 연주하였다. 전용선이 연주하는 단소 음악에 매료된 이생강은 1958년 경월 스님이 금정사의 주지로 왔을 때야 비로소 전용선에게 단소산조를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전용선으로부터 단소산조를 배운 이생강은 1990년 제8회 이생강 대금 산조 및 관악기 시나위 발표회(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전용선의 가락을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한 단소산조를 연주하였다. 이생강의 제자 이용구(李鎔九)는 1994년 이용구 대금발표회(북촌창우극장)에서 전용선이 남긴 단소산조 음원들을 13분으로 구성하여 복원연주 하였으며 2016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22분으로 재구성 연주하였다. 이후 이항윤, 권용미, 최여영, 강행복, 배병민, 이오훈, 박지선, 임준형 등 극히 적은 연주자들이 공연무대에서 전추산류 단소산조를 연주하여 끊어져 가는 명맥을 겨우 잇고 있다.
○ 음악적 특징 전추산류 단소산조는 주로 계면조로 이루어져 있다. 단소는 음역이 넓지 않아 산조를 연주할 때 다른 악기와 같은 다양한 음악적 표현은 한계를 보인다. 추산 전용선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빈번한 전조를 택했다. 또한 다른 관악기의 산조가 하나의 정해진 본청으로 시작하여 중간에 전조를 하더라도 반드시 본청으로 되돌아오는 반면 단소산조는 청을 전조하여 다른 본청으로 다음 장단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보면 진양조(G본청 계면조→C본청 계면조), 중모리(C본청 계면조→G본청 계면조→C본청 계면조), 중중모리(C본청 계면조→G본청 계면조), 자진모리(G본청 계면조→C본청 계면조), 푸는 중모리 (C본청 계면조)로 진행한다. 이처럼 전추산류 단소산조는 C본청 계면조와 G본청 계면조가 서로 넘나들며 본청과 변청을 구분 짓지 않고 두 가지 청을 모두 본청으로 사용한다.
○ 악기편성 전추산류 단소산조는 단소 독주와 장구 반주로 이루어져 있다.
단소는 취구가 작고 지공의 개수가 적어 산조의 필수라 할 수 있는 농음들의 구사가 어렵다. 이러한 단소의 한계를 극복하여 만든 것이 바로 단소산조이며 단소의 음악적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전추산류 단소산조는 가락의 짜임새가 매우 화려하고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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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李鎔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