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출신 박범훈(朴範薰, 1948~ )에 의해 형성된 피리산조
박범훈은 스승인 지영희(池瑛熙, 1909~1980 )의 영향을 받아 경기남부지역의 무속음악을 바탕으로 피리산조를 만들었다. 기존의 가락을 조(調) 별로 분리하여 피리연주에 가능한 가락 형태를 분석하였고, 피리 주법 및 음역에 알맞도록 새로운 가락을 구성하였다. 남도계면조 가락뿐 아니라 경기 이남 지방의 시나위 가락을 참고하여 피리만이 연주할 수 있는 경기시나위조의 가락을 완성하였다.
박범훈류 피리산조는 지영희의 피리시나위 가락이 박범훈에 의해 산조의 틀로 재편성된 것이다. 지영희의 피리시나위 가락은 진양, 중모리, 중중모리 겸 살풀이, 잦모리 장단의 구성이지만, 박범훈류 피리산조는 진양,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장단으로 정리하였다. 1986년 『피리산조연구』로 발표하였고, 1987년 4월 10일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박인기(박인기 朴仁基, 1948~)피리 독주회에서 초연되었다.
○ 음악적 특징 박범훈류 피리산조의 장단은 진양,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의 구성으로 진양은 44장단, 중모리 28장단, 중중모리 92장단, 자진모리 144장단이다. 진양 가락은 우조와 계면조를 중심으로 구성되었고, 중모리는 밝고 명랑한 우조가락이 주를 이룬다. 중중모리에는 지영희가 정리한 경기 이남지방의 경기시나위 가락을 도입하여 다양한 전조와 엇박, 엇붙임 형식으로 가락이 구성되었고, 자진모리는 우조와 계면조를 중심으로 뻐꾸기 울음을 흉내 낸 가락이 첨가된 특징이 보인다. 더름치기, 목치기, 혀치기, 비청과 같은 피리의 독특한 연주법이 가락의 시김새를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의 역할을 한다.
박범훈류 피리산조는 지영희의 경기시나위 가락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피리 산조로서, 박범훈의 작곡이 수반되어 다양한 음악적 특징과 토리를 만들어내었다. 다른 피리산조와 달리 경기시나위 가락이 바탕 됨에 따라 평조나 우조의 가락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박범훈, 『피리산조연구』, 세광음악출판사, 1985. 김성준, 「박범훈 피리산조 창작에 대한 음악적 연구: 지영희 경기시나위와 산조를 중심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학위논문, 2011. 박주희, 「피리산조의 음조직에 관한 연구」, 계명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1. 최명화, 「피리산조의 음악적 특징 연구 –이충선‧정재국‧박범훈‧서용석류를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2.
안은경(安銀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