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석 피리시나위가락과 이충선 피리시나위가락을 바탕으로 정재국에 의해 형성된 피리산조
19세기 말 가야금을 시작으로 각 악기의 산조가 생성되었으나 피리는 운용하는 음역이 좁아 극적인 산조의 긴장감 및 악상의 대비를 표현하기에 다소 까다로운 점이 있어 다른 악기의 산조에 비해 비교적 늦게 형성되었다. 1885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난 오진석(吳鎭錫, 1885~?)은 당시 유행하던 가야금 산조가락을 기반으로 피리시나위가락을 만들었고 이를 이생강(李生鋼, 1937~)이 채보해 두었다가, 정재국(鄭在國, 1942~)에게 전해져 오진석 피리가락과 이충선(李忠善, 1901~1989) 피리가락을 근간으로 구성된 정재국 피리산조가 형성되어 전승되고 있다.
○ 음악적 특징 정재국류 피리산조 장단은 진양,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의 구성으로 진양에서 자진모리로 갈수록 장단의 빠르기가 빨라진다. 진양은 37장단, 중모리 24장단, 중중모리 49장단, 자진모리 106장단이다. 정재국류 피리산조는 계면, 우조, 평조 모두 출현하지만 주로 계면길이 주를 이루며, 그 중에서도 C본청 계면길과 F본청 계면길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정재국류 피리산조는 전조(길은 변하지 않고, 본청의 높이만 변화하는 것)와 변조(길이 바뀌는 것)의 가락 흐름이 보이는데, 전조는 C본청 계면길에서 F본청 계면길, F본청 계면길에서 C본청 계면길, F본청 계면길에서 B♭본청 계면길의 변화이고, 변조는 자진모리에서만 나타나며 C본청 계면길에서 E♭우조길, E♭우조길에서 C본청 계면길, F본청 계면길에서 B♭본청 평조길, B♭본청 우조길에서 B♭본청 우조길을 거쳐 C본청 계면길의 변화이다.
정재국류 피리산조는 오늘날까지 전승되는 네 가지 류의 피리산조 중 하나이다. 오진석과 이충선의 피리시나위가락을 기반으로 진양,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장단 구성의 약 20여 분에 이르는 정재국류 피리산조 가락이 전승되고 있다. 정재국은 1993년 국가지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기능보유자로 지정되면서 피리 정악 전승의 중심에 있지만 이생강으로 부터 오진석 가락을 전해받고, 이충선으로부터 피리시나위를 사사받아 정재국류 피리산조로 완성하였다. 정악에서 나타나는 서침표와 같은 시김새가 산조가락에 등장하여 다른 피리산조에 비해 전체적으로 꿋꿋하고 우직한 성음 표현이 특징적이다.
김성진, 「정재국류 피리산조의 선율구조에 관한 연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학위논문, 2002. 김성진, 『피리산조연구1』, 민속원, 2014. 임규수, 「이충선류 피리산조에 관한 연구-김기수, 정재국, 서한범, 박문규 악보의 변천과정을 중심으로-」, 한양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21. 정재국, 『정재국류 피리산조』, 은하출판사, 1995. 최명화, 「피리산조의 음악적 특징 연구 -이충선‧정재국‧박범훈‧서용석류를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2.
안은경(安銀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