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원화청(祝願和請), 고사염불(告祀念佛), 탁발염불(托鉢念佛)
죽은 자의 극락왕생이나 효ㆍ인생무상 등 불교 교리를 노래하는 불교음악
오늘날 화청이라 칭하는 것에는 사찰 내에서 범패승에 의해 불리는 것과 사찰 밖에서 걸립 또는 탁발승에 의해 불리는 것이 있다. 사찰 내에서 불리는 것에는 〈축원화청〉과 〈일반화청〉이 있고, 사찰 밖에서 불리는 것에는 〈고사염불〉과 〈탁발염불〉이 있다.
화청의 유래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그러나 화청이 불교 포교의 기능을 가진 것으로 보는 관점에서는 화청의 유래를 신라 시대 원효의 무애가(無㝵歌)에서 찾기도 한다.
○ 역사적 변천 과정
『천지명양수륙재의 범음산보집』 등 조선시대에 간행된 불교의식집에 의하면, 화청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진행하는 재의식에서 행하는 의식 절차의 하나다. 화청이 포함된 재의식에는 《수륙재》, 《시왕각배재》, 《예수재》 등이 있으며 망자가 고해(苦海)를 벗어나 정토에 나길 발원하면서 불ㆍ보살과 일체 성현에게 노래로 청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오늘날 화청은 그 의미가 다소 변화하여 불교의 포교를 위해 만든 불교가사 음악을 통칭해 화청이라 부르기도 한다.
○ 음악적 특징
사찰 내에서 범패승에 의해 불리는 화청에는 〈축원화청〉과 〈일반화청〉이 있다. 3소박 6박자로 된 곡조에 한문으로 된 노랫말을 얹어 부르는 〈축원화청〉은 여러 불ㆍ보살을 고루 청해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데 목적이 있는 재의식 음악이다. 반면, 〈일반화청〉은 4ㆍ4조 자수율 통절형식 가사체를 혼소박으로 된 장단에 얹어 부르며, ‘걸청걸청 지심걸청’이라는 법문으로 시작하는 점이 특징이다. 〈일반화청〉은 〈축원화청〉과 마찬가지로 범패승이 부르지만, 대중에게 권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우리말 가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편, 사찰 밖의 항간에서 걸립 또는 탁발승이 부르는 것은 〈고사염불〉과 〈탁발염불〉이라 하며, 3소박 4박자 또는 불규칙 장단으로 된 곡조에 불규칙 율격으로 된 우리말 가사체 노랫말을 얹어 부른다.
○ 연행 절차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에서 〈축원화청〉은 영산작법(靈山作法)-상단권공(上壇勸供)에서 불린다. 영산작법은 ①시련 ②재대령 ③관욕 ④조전점안 ⑤신중작법 ⑥괘불이운에 이은 영산재의 일곱 번째 절차로, 불보살과 옹호신중 등 일체 유주무주 고혼을 영산도량에 모셔와 공양으로 권공하는 내용이다. 영산작법은 다시 (1)결계의식 (2)소청의식 (3)설법의식 (4)권공의식 (5)회향의식으로 나뉘는데, 〈축원화청〉은 이 중 마지막 의식인 회향의식(回向儀式)에서 〈회심곡〉과 함께 불린다.
- 『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 권상, 제후작법절차 중례작법 중 중단권공 화청 至心乞請 上界敎主 天藏菩薩 侍衛眷屬 三界天主 天人眷屬 日月天子 北極眞君 大星小星 普天列曜 兼及法界 十類大仙 苦行持明 眞仙等衆 今日亡者 某人靈駕 哀憫覆護 速離苦海 生於淨刹 下倣此 지극한 마음으로 청하나이다. 하늘의 교주이신 천장보살과 호위하는 권속들, 삼계의 천주와 천인의 권속들, 일월의 천자와 북극의 진군들, 대성 소성을 비롯한 온 하늘의 별들, 법계의 열 종류의 큰 신선, 고행하면서 밝음을 지니시는 진선님들이시여! 오늘 망자인 모씨 영가를 애련히 여기시어 보살피시고 고통의 바다에 속히 나와 정찰에서 나게 하소서.
(번역: 김순미, 『(국역)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 2011)
- - 송암스님 〈축원화청〉 功德功德 上來所修佛功德 圓滿圓滿 回向三處 聖惠圓滿 淨琉璃光 上德紀重 …(중략)… 以此因綠功德 以此念佛功德 咸脫輪回之煩惱 卽往上品上生 九品蓮臺之發願 然後願 無邊法界 有識含靈 仗此勝綠功德 俱成正學 摩訶般若波羅蜜 摩訶般若波羅蜜 摩訶般若波羅蜜 - - 석봉스님 무진법문(無盡法文) 〈일반화청〉 걸청걸청 지심걸청 시회대중 지심걸청 원아금차 지극정성 대한민국 국운융창 남북통일 국태민안 순국선열 호국영영 왕생극락 발원이요 … (중략) … 걸청걸청 지심걸청 시회대중 지심걸청 만주봉청 가는데는 최대급행이 제일이고 일본동경 가는데는 연락선이 제일이고 극락세계 가는데는 반야용선이 제일이라
재의식에서 불리는 화청은 죽은 자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의식음악으로서 기능하는 특징이 있고, 그 외 화청은 효ㆍ인생무상 등 불교 교리를 노래함으로써 대중의 포교를 위해 활용된다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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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영(鄭美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