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개의 진언을 통틀어 지칭하는 용어
사다라니는 〈무량위덕자재광명승묘력변식진언(無量威德自在光明勝妙力變食眞言)〉·〈시감로수진언(施甘露水眞言)〉·〈일자수륜관진언(一字水輪觀眞言)〉·〈유해진언(乳海眞言)〉총 네 개의 진언을 가리킨다. 공양물의 양(量)과 질(質)의 변화를 통해 불·보살님과 신중님뿐만 아니라 일체 영가들이 부족함 없이 공양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진언이 사다라니이다.
『불설구발염구아귀다라니경』에 의하면, 아귀로부터 삼 일 후 수명이 다하면 아귀도에 태어날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된 아난에게 세존은 다라니를 수지하도록 일러주었다. 전생에 바라문이었던 시절에 세존은 ‘무량위덕자재광명수승묘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음식을 보시하였고, 아귀들을 고통에서 벗어나 천상세계에 태어나게 했다고 한다. 바로 ‘무량위덕자재광명수승묘력’이 사다라니의 첫 번째 다라니 〈무량위덕자재광명승묘력변식진언〉이다.
○ 역사적 변천 과정
사다라니은 『불설구발염구아귀다라니경(佛說救拔焰口餓鬼陀羅尼經)』, 『불설구면연아귀다라니신주경(佛說救面然餓鬼陁羅尼神呪經)』, 『시제아귀음식급수법병수인(施諸餓鬼飮食及水法幷手印)』등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불설구발염구아귀다라니경』과 『불설구면연아귀다라니신주경에는 〈시감로수진언〉·〈일자수륜관진언〉·〈유해진언〉은 보이지 않고, 3종의 다라니는 『시제아귀음식급수법』에서 확인된다. 이 중〈유해진언〉은 〈보시일체아귀인진언(普施一切餓鬼印真言)〉으로 기록되어 있다. 불교의식집 문헌으로는 『진언권공(眞言勸供』(1496) 및 『권공제반문(勸供諸般文)』(1574)· 『영산대회작법절차(靈山大會作法節次)(1634)·『오종범음집(五種梵音集)』(1661)·『제반문(諸般文)』(1694)·『산보범음집(刪補梵音集)』(1713)·『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刪補集)』(1721)·『작법귀감(作法龜鑑)』(1729)·『석문의범(釋門儀範)』(1931) 등이 있다.
현재 《사다라니》는 경제, 완제, 영제, 중제 등이 전승되고 있으며, 중제와 완제의 음악은 경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편 사다라니에 수반되는 바라무는 경제가 오밀조밀하고 섬세한 동작인데 비해 영제는 동작이 크고 선이 굵어 남성적인 느낌을 준다.
○ 의미, 연행
사다라니의 첫 곡은 〈무량위덕자재광명승묘력변식진언〉이고, 이를 줄여 〈변식진언(變食眞言)〉이라고도 하는데, ‘변식진언’은 무량한 덕과 자유자재한 광명 그리고 묘한 힘으로 음식을 변하게 하는 진언이다. 두 번째 〈시감로수진언〉은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 감로수를 베푸는 진언이다. 세 번째 〈일자수륜관진언〉은 감로제호(甘露醍醐)가 쏟아지는 것을 관하는 진언이며, 네 번째 〈유해진언〉은 〈일자수륜관진언〉이 원동력이 되어 감로제호가 모자람 없이 충분히 베풀어질 수 있도록 관하는 진언이다. 따라서 사다라니는 현상계의 한정된 공양물을 변화시킨다는 의미로 홑소리는 권공의식절차에서, 염불은 시식절차에서 설행된다.
현행 재(齋)의식에서 부르는 사다라니는 홑소리와 염불 두 가지의 범패 유형이 있다. 사다라니는 제목과 진언으로 이루어졌으며, 한 곡씩 독립적으로 불리지 않고 네 개의 다라니를 순차적으로 이어 마치 하나의 곡처럼 엮어 부른다. 상·중단에서 봉행되는 사다라니는 바라무와 반주악기가 수반되고, 하단에서는 작법이 없이 염불로 부른다.
홑소리 사다라니의 빠르기와 박자는 1박(점사분음표) 기준 약 70~90의 3소박 불규칙박자로 제목부분은 70정도의 박으로 느린 듯 시작하지만 진언이 시작되면 90정도의 비교적 빠른 속도이다. 가사붙임새와 선율은 주로 일자일음과 일자수음으로 이루어졌으며 주로 일자수음형의 선율로 부른다.
송암스님이 부른 〈변식다라니〉의 제목부분 음역은 솔(sol)~미(mi′)이며, 창자에 따라 솔(sol)~솔(sol′)의 음역까지 활용하기도 한다. 제목의 음계는 솔(sol)-라(la)-도(do)-레(re)-미(mi)이고 종지음은 솔(sol)이며 음조직은 경토리이다. 진언부분의 음역은 레(re)-레(re′)이고 음계는 솔(sol)-라(la)-도(do)-레(re)-미(mi)와 레(re)-미(mi)-라(la)-시(si),도(do)-레(re)가 혼재된 양상이며, 종지는 미(mi)이다. 세 번의 진언 중 2~3번의 진언이 후자의 음계를 사용함으로서 수심가토리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변식진언〉의 제목은 경토리이고, 진언의 첫 부분은 경토리 영향을 받았으나 뒷부분은 수심가토리로 바뀐다.
한편 용암스님이 부른 〈변식다라니〉의 채보에 의하면, 제목의 음계는 레(re)-미(mi)-라(la)-시(si)이고, 종지음이 레(re)이다. 진언의 음계는 레(re)-미(mi)-라(la)-도(do)-레(re)이고, 종지음은 도(do)이며, 선율은 상·하행시 레(re)-미(mi)-라(la)/ 라(la)-미(mi)-레(re)와 같이 솔(sol)을 생략하고 미(mi)를 경과음으로 쓰는 특징이 있다. 제목과 진언이 모두 수심가토리이다. 따라서 경제 〈변식진언〉은 가창자에 따라 음의 활용양상이 조금씩 다르며, 토리에 영향을 미친다.
3종의 〈시감로수진언〉·〈일자수륜관진언〉·〈유해진언〉의 제목부분 음역은 라(la)~미(mi′)이고 음계는 라(la)-도(do)-레(re)-미(mi)이며 종지음은 라(la)이다. 〈변식진언〉에 비해 선율이 짧아 음조직을 결정짓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시감로수진언〉의 진언부분 음역은 레(re)~미(mi′), 〈일자수륜관진언〉은 레(re)-레(re′), 〈유해진언〉은 레(re)-도(do′)로 점차 음역이 좁아지며 세 종의 진언부분 음계는 레(re)-미(mi)-라(la)-도(do)-레(re)이다. 각 진언의 종지음은 동시녹음 된 연구 자료의 태징 소리 때문에 명확하지 않으나 선율진행이 하행시 주로 세 번째 음을 생략하고 요성은 라(la)인 것으로 보아 음조직은 수심가토리이다.
염불 사다라니는 1박(사분음표) 기준 약 180~200bpm의 상당이 빠른 속도로 촘촘히 낭송한다. 가사붙임새와 선율은 일자일음과 일자수음으로 이루어졌고 대부분 일자일이음형의 선율이며, ‘옴’이나 ‘훔’과 같은 특정어나 종지의 기능을 가진 글자는 일음이박의 선율로 부른다. 음역은 미(mi)-도(do′)이고 음계는 미(mi)-솔(sol)-라(la)-도(do)이며 종지음은 라(la)로 음조직은 메나리토리이다.
사다라니의 악기편성은 홑소리의 반주악기로 북과 징 그리고 태평소가 일반적이지만 규모가 큰 재의 경우 나각 또는 바라 등이 동원되기도 한다. 반면 염불은 징 또는 목탁을 활용한다. 홑소리의 징과 북은 악곡 전반에 걸쳐 연주되며 주로 박을 짚는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염불은 징을 부분적으로 사용한다. 염불는 〈선밀게〉 전에 징을 여덟 차례 치고 1차례 막는데, 리듬은 다음과 같다.
〈변식진언〉까지는 태징 가락이 없으며, 〈시감로수진언〉·〈일자수륜관진언〉·〈유해진언〉의 제목부분은 첫음절에 태징을 막고 끝음절에 태징을 치는 규칙성을 보인다. 특히 〈일자수륜관진언〉의 제목 첫음절에 징을 막은 후, 가락이 없다가 ‘진언’부터 ‘옴밤밤밤’까지 1박 단위로 징을 계속 치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 때 ‘옴밤밤밤’은 1음 2박이며 징은 한 박 단위로 친다.
사다라니는 현실의 유한(有限)한 공양물을 ‘진언’이라는 도구를 통해 불ㆍ보살과 배고픈 중생에게 충분히 베풀어질 수 있도록 질과 양을 변화시키는 것이므로, 천도와 공양을 주목적으로 하는 재(齋)의식에서 빠질 수 없는 절차이다. 한편 사다라니는 현행 재의식에서 4개 진언이 모두 설행되지만, 최초 기록인 진언권공(眞言勸供)에는 상단 ‘진언권공’에〈무량위덕자재광명승묘력변식진언〉만 기록되어 있다.
『진언권공』(眞言勸供)』(1496) 김응기(법현), 『영산재 연구』, 운주사, 2001. 손인애, 「 경제 ‘사다라니’ 연구」,『한국음악사학보』44, 2010 심상현, 『불교의식각론』, 한국불교출판사, 2000. 차형석, 「‘사다라니’의 음악적 연구」, 『한국음악연구』48, 2010.
차형석(車炯錫)